■정 태식 소장은…
봉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가장 큰 고통은 외로움이다. 함께 사는 삶은 외로움을 이기는 힘이라고 했다. 그것이 곧 봉사의 핵심이다. 정 소장은 만나자 마자 곧 바로 희망케어센터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했다. 사랑의 나눔 운동이라는 표현 속에는 ‘주민과 더불어 함께 하는 실천 운동’에 대한 성취감과 자신감이 충만하고 있었다.
“보건은 복지 분야를 복지는 보건분야를 서로 이해하고 접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결국 “보건과 복지서비스를 민간자원과 효율적으로 연계하는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데 방점이 있다.
이 사업의 성패는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인구 50만의 도시에서 올 1월까지 1,116명의 자원봉사자와 531개의 관내 후원업체가 총 4만3343명의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며 가사, 간병, 집수리 등 16만여 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것은 봉사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획기적으로 제고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가 있다.
특히 범시민 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는 '희망 나눔 1인 1계좌 갖기 운동'은 전통적인 품앗이의 생활화라는 측면에서도 값진 결실인 것이다. 희망케어센터는 봉사의 일상성을 통해 사랑의 고귀한 실천을 조명하는 등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소장은 1996년 한양의대를 졸업하고 곧 바로 공직에 몸을 담게 된 것도 의대 본과 3-4학년 때부터 공공보건분야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칫 전문가 그룹들이 빠지기 쉬운 미시적 관점에서 탈피, 거시적으로 의료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관점, 의사라는 신분이 학문과 아픈 환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를 통해 보건의료를 좀더 폭 넒은 시각으로 조명해 볼 수도 있다는 생각들을 가졌었고, 공중보건의사를 하면서 이러한 자신의 신념을 굳힐 수 있었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소위 돈 안되고, 힘 든 일을 선택하느냐는 주위의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일을 통해 “천직을 찾아 왔구나”하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아픈 환자만 볼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의 역할 등 의료 전체를 조감하는 마인드, 의사 중심이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의료를 보는 역 발상 등 임상에서 느낄 수 없는 희열을 만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소장은 “택지개발에 따른 인구유입으로 주민 수가 60만에 가깝다”며 “분구에 대비하여 보건소를 구별로 설치, 보건소망이 일차적인 조직이 되고 민간 병ㆍ의원이 긴밀히 연계되어 종합적인 관리가 가능해 지도록 하겠다.”고 한다. 이를 통해 남양주시가 희망케어센터와 더불어 비만제로의 건강한 도시, 살기 좋은 도시로 명품화되었으면 한다는 바램이다.
정 소장은 평소 재주 많은 ‘人才’도 필요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는 ‘人災’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있는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人在’는 되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했다. “어려운 이의 손짓이 없더라도 먼저 찾아가는 따뜻한 마음과 내가 먼저 실천하는 의사, 솔선 수범하는 리더이자, 남양주시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소의 CEO이고 싶다”.
우연히 민원인을 만났을 때 도움을 받았던 그 상황을 얘기하며 반갑게 인사를 해 줄 때 “시민에게 정성을 다하면 그 인연은 10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구나”라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정 소장은 차분한 인상과는 달리 각종 운동에도 남다른 정열을 쏟고 있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윤 경란 의무과장은 “공으로 하는 운동은 못하는 게 없다”고 했다.
현재 남양주시청 공무원 야구팀 단장을 맡아 각종 대회를 석권하는 등 경기도 내에서는 당할 팀이 없다“는 설명이다. 정 소장은 ”야구는 팀웍이 무엇 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했다. 당구는 500점 이상, 볼링도 한 때는 에버러지가 190에 가까울 정도의 매니아였다. 정 소장의 이 같은 일상은 보건소장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자세, 그리고 이를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나누는 따뜻함에 있다.
봉사는 인간 생활의 변화와 다양화에 따라 점점 더 필요하게 되고 확산되어 갈 것이다. 정 소장이 말하는 환자 중심이나 민원인 중심이라든지, 항상 易地思之의 자세를 잊지 않으려는 스스로의 다짐은 결국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따뜻한 관심이다. 정 소장과 남양주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희망케어 사업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도움의 손(helping hands)을 내밀어 기쁨의 손(glad hands)을 잡는 것이다. 이는 곧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자양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약력】△1966년 경남창원출생 △1996년 2월 한양대학교 의학과 졸업 △1993-1996년 양주군 공중보건의사 △1996년 7월-2001년 8월 남양주시보건소 의무과장을 역임 △2001년 8월-현재 남양주시보건소장 △한양대의대 외래교수 △이화여대의대 외래교수 △경기도 정신보건사업기술지원단 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