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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장원 강원도 인제군보건소장

텅빈충만, 상선약수 2012. 10. 29. 11:47

 

‘가족 같은 사람들’이 빚어내는 소박한 정성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서로가 단합된 힘과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마음,

부지런하면 행복하게 잘살 수 있다”

 

▶“모두 한 마음으로 통하는 情”

 

소슬 바람이 불고, 단풍이 무르익기 시작했다. 아직은 제 철이 아니라서 그런지 단풍이 오붓조붓 피어난 늦가을. 권 장원 소장은 변함없이 조용하게 웃었다. 햇살처럼. 너무 평화로워 보였다. 그 '호사'에 살짝 시샘이 일었다. 시절은 어지럽고 살림살이는 나날이 힘겨운데, 저렇게 사람 좋은 모습으로 편안해해도 되는 것인지. “보건소 직원이나 주민이 모두 한 마음으로 통하는 情” 때문이라는. 그래서 사업 수행에 보람이 있다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은, 그렇게 분주하지 않으면서도 주민들이 오순도순 정담을 나누는 보건소의 정경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가족 같은”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낯설지 않다. 그저 커피 한잔. 사무실 한쪽 모서리에 있는 소장실을 의식하지 않고 직원들도 자신의 일에 묵묵히 일하고 있을 뿐이었다.

 

▶“보건소는 주민 곁에 있어야”

 

인제군보건소가 지역 특성에 맞춰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맞춤형 방문보건사업과 치매관리사업, 건강검진 사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가족 같은” 정성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만성질환관리 사업이나 다양한 건강증진사업도 여느 농촌지역 보건소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권 소장의 말처럼 ‘찾아가는 사업’을 통한 주민들과의 내밀한 정감이 사업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대부분 노인 분들인데다 사람이 귀해 “손잡고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다정한 인심을 뿌리치지 못해 몇 군데 더 가지 못하더라도 이야기를 들어주는 정성이 보건소와 주민들의 관계를 보다 정밀하게 엮어주는 튼튼한 교량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의료시설이 취약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들과 의료협약을 체결, 환자 이송 및 신속한 진료환경을 구축한 것이나, 각종 재활기구의 무료 대여 사업, 그리고 지난해부터 보건지소에도 물리치료실을 개소하여 각종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등도 결국은 “보건소가 주민 곁에 있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그 만큼 민원의 소지도 불식되고 있다.

 

▶마라톤이 철학이 되는 이유

 

자신이 먼저 건강해야한다는 생각. 금연과 절주, 그리고 마라톤. 평소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성실함, 그런 힘으로 업무를 역동적으로 추진한다. 그래서 마라톤은 권 소장에게서 또 다른 삶의 활력소다. 마라톤은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한계를 경험하게 한다. 끝이 없을 것 같은 길은, 마라토너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드러나게 한다. 장거리의 굴곡진 길을 달리며 몸과 마음이 부정과 긍정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느낀다. 극단적인 한계에서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몸과 마음의 갈등이 극복되는 순간 새로운 세계를 스스로 여는 것이다.

“그 세계는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직접 마라톤을 하면서 체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모든 고통과 고민을 훌훌히 털어 버리고, 이전과는 다른 나와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보게 됩니다.”

매일 5시에 일어나 10-15㎞를 달린다. 1년에 풀코스는 2-3회, 하프는 10번 이상 참가하여 완주한다. “올해 초 허리를 다치지 않았으면 풀코스를 3시간 30분에 완주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올 10월말에 열리는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에 도전한다. 권 소장에게서 마라톤이 철학이 되는 한 이유다.

 

▶“부지런하면 행복할 수 있다”

 

81년 공직에 몸담은 이후 올해로 만 32년이 넘었다. 지난 2005년 1월에 인제군보건소장에 부임하여 오늘에 이르기 까지. 권 소장이 공직에 몸담아 오면서 느꼈던 보람이나 애환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했다. 인간관계의 스타일에도 강함이 있고, 부드러움이 있다. 강한 사람이 돋보이기 때문에 더 좋아 보이고 성과를 내는 것처럼 보인다. 권 소장을 만나면서 부드러우면서도 제 할 일은 다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훨씬 “인간스럽다”는 개인적 취향을 숨길 수가 없었다.

권 소장과 마라톤, 그리고 보건소는 더 이상 나무랄 데 없는 적합한 구성이다. 낙천적이고 밝은 마음.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서로가 단합된 힘과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마음”, “부지런히 일하면 행복하게 잘살 수 있다”는 권 소장의 어휘는 쉽고, 소박하다. 이런 평범한 일상들이 속 깊은 잠언으로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오랫동안 쌓아 온 근면함과 성실성 때문일 것이다.

 

▶‘가족 같은…’ 소박한 치유의 언어들

 

정색하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하나둘 고마움을 느끼면서 붙여준 이름이 '따뜻한 보건소'인 셈이다. 시도 때도 없이 불편하면 찾아와 물리치료실에서 하루를 보내는 한 할머니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서러운 마음이 풀리고, 옹이진 고민을 잊는다."고 예찬했다.

“군 단위의 작은 보건소지만 주민을 위하는 데는 최고가 되자”라는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야기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것은 분야별로 이미 최고 수준에 도달한 사업의 성과가 입증해주고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나지막한 山野. 늦가을의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주민과 더 가까운 보건소”라는 정겨움. 아담한 보건소와 ‘가족 같은 사람들’이 빚어내는 이 소박한 치유의 언어들. “참 포근하다”라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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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100세?를 위한 다양한 사업 추진

 

예방 위주 실질적 건강증진사업 모색

지역주민의 평생 건강관리 체계 구축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맞춤형 방문보건사업과 치매관리사업, 건강검진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맞춤형방문보건사업의 일환으로 25인승 버스를 구입,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정기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건강메아리 버스로 명명하여 보건소 검진팀이 마을 경로당을 방문, 진료와 상담, 혈액과 소변검사 등을 일괄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치매사업과 관련해서는 춘천정신병원과 연계하여 정신질환자의 체계적인 관리를 돕고 있으며, 검진 사업의 경우 일반 건강검진 수검율과 생애 전환 건강검진 수검율이 강원도 전체 1위와 군 단위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만성질환 예방관리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청소년기부터 비만, 금연, 영양, 절주, 구강관리 등 올바른 생활습관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전한 생활을 유도할 수 있도록 자기 혈압, 혈당 수치 알기운동과 청소년비만교실, 금연‧절주 교육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노년기 어른들에게는 경로당 및 마을회관을 방문하여 매주 2회 야간에 건강 체조교실, 요가, 국악기공 등으로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으며, 주민건강실천 사업의 일환으로 보건소 내에 건강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5기 지역보건의료계획의 중점과제로 심뇌혈관 예방관리 사업을 선정하였습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하겠지만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원인이 2위를 기록하는 등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우리 지역의 경우 최근 3년 간 고혈압 약품치료율은 증가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고혈압 평생 의사 진단 경험률은 감소 추세를 보여 지속적인 관리가 절실합니다.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차원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협력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건강100세?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제군이 건강장수 郡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 건강수준이나 건강에 대한 인식은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편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관내 65세 이상 어르신 5천2백여명을 대상으로 보건소 및 진료소 별로 담당마을을 지정, 마을 별 운동모임을 결성하는 한편 생활체육 지도자 등 관련 전문가들의 협조를 얻어 운동을 생활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할 계획입니다. 마을단위 산책로 조성, 생활협의회를 통한 운동프로그램 개발, 마을별 노인운동경연대회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건소의 미래 설계는?

 

“예방 위주의 건강증진사업으로 지역주민의 평생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암, 고혈압, 당뇨 등 주요 질병의 관리 체계와 전염병 예방과 감시체계 확립, 그리고 노인 및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 주민의 참여와지지 속에 주민이 믿고 ?가족처럼’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사랑방 같은 보건소를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