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河 賢星 소장은…
河 賢星소장은 밝은 웃음에 걸맞게 음성이 한 옥타브 높다. 하이 톤으로 쏟아내는 긍정의 철학은 마포구보건소만의 자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향토적이고, 온정적이며, 유대관계가 좋다”고 표현하는데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박 유미 의약과장이나 김 경희 지역보건과장, 박 홍기 보건위생과장 등도 한결 같이 ‘프렌드십’이 넘쳐 보였다.
미국 갤럽연구소에서 ‘직장 내 조직연구 및 리더십 컨설팅 팀’을 맡고 있는 ‘톱 래스’가 지은 『프렌드십』에 따르면 직원들은 경쟁이 아니라 친구 관계가 되어야만 조직이 성공한다고 한다. ‘톱 래스’는 직장 내 절친한 친구를 ‘바이탈 프렌드(vital friends)’라고 불렀다. 내 장점을 언제나 동료들에게 말해주는 ‘옹호형’, 업무가 아닌 일을 부탁해도 들어주는 ‘동반자형’, 재미있는 이야기로 기운을 돋우는 ‘활력소형’등. ‘바이탈 프렌드’가 있는 직원은 일에 재미를 느끼고 성과를 향상시킨다.
河 소장과 마포구보건소의 조직원들 모두가 완벽할 정도의 바이탈 프렌드가 될 수는 없어도 최소한 그러한 것을 지향하고 있음은 실감할 수 있었다. 긍정적 사고와 낙천적 태도, 사랑과 중용, 항상 기뻐하라, 그리고 범사에 감사한다는 말들 속에 베어 있는 진실은 서로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 그대로 이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과 관련한 업무협의가 진취적이다. “큰 흐름에 대해서는 의사를 서로 공유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다.
행복의, 즐거움의, 성공의 조건은 상대방의 관점으로 통찰력을 가져 보라는…. 배려의 미학이 베어 있다. 여유가 있으면 뭘 하느냐는 愚問에 河 소장은 “잠을 잔다”고 했다. 속 상하고, 번거러운 일들은 잠을 자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노는 것과 변화를 좋아하지만 ‘느림의 미학’도 즐긴다고 했다. 그런 반면 河 소장은 서 광원씨의 자기 개발서인 『사장으로 산다는 것』을 소개했다. 책의 주된 관점은 리더의 ‘고독’이다. -결국 일에 파묻히게 되니 고독해지고, 고독하다 보면 단 하나라도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함께 완벽주의에 다가서게 된다. 그래도 여유로워야 한다.
리더가 여유를 잃으면, 부하들은 사기를 잃는다. 속은 타도 웃는다. 사장, 고독한 일인자. 기다리는 고통. 솔선의 어려움, 수범의 고통. 고독한 의사결정- 항상 밝고 따뜻한 생활 이면에 한 단체의 책임자로써 필연적으로 짊어져야 할 책무에서는 전부 자유로울 수는 없는 생활인의 정직한 모습이다. 그것은 어쩌면 나만의 행복만이 아닌 모두의 행복을 추구해야하는 사명감일수도 있을 것이다. 소장실은 화원에 들어 온 듯 수많은 화초의 향기만큼이나 정겹다. 河 소장은 “이런 저런 행사 때 知人들이 보내온 고마움을 오래 간직하려고 가꾸다보니…”라고 했다.
가족 같은 분위기, 모두가 쉽게 얘기할 수는 있지만 조직사회에서 이를 진정으로 실현하기는 말만큼 쉽지 않다. 당신은 직장 내에서 ‘바이탈 프렌드’가 있습니까? 마포구보건소에는 남 다른 따뜻함이 있다. 河 소장이 말하는 “사랑방처럼…”이 대답이다. 남에게 베푼 배려가 행복으로 돌아온다는 진리를 재삼 되새기게 했던 시간이었다.
긍정적 사고와 낙천적 태도 사랑과 중용, 항상 기뻐하라 서로 존중하며 범사에 감사하는ㆍㆍㆍ
-가장 중점을 두고 하는 사업은?
▶‘높은 고혈압 유병율’ 해소와 ‘낮은 운동 실천율’ 향상이 목표다. 개개인에 대한 직접 서비스를 지양하고 동아리나 직장단체를 대상으로 지역자원역량강화를 통한 통합적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유병율이 높으면서 예방효과가 좋은 구강보건사업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정부 보건정책에 대한 견해는?
▶새로운 정책 수립 시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충분한 공감을 얻은 후 제반 여건을 고려하여 시행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시적인 사업을 지양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인력·재정적 뒷받침이 수반된 구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공공의료기관 확충과 의료비 지원을 통한 의료취약계층 해소, 국가 전염병관리체계구축, 국가 암 관리체계구축, 정신보건의 파랑새플랜 2010 등은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보건소에서도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이지만 건강증진사업이 일용직에 의해 시행됨으로 인해 연속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웃소싱이나, 인력 풀의 활용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 만성질환예방사업에 대한 소신이 있다면?
▶만성질환예방사업은 건전한 생활습관 형성에 있다 고 본다. 적절한 운동과 영양, 금연과 절주, 구강관리, 스트레스관리 등의 보건사업을 통해 가능하다. 청·장년기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보건소의 직접 서비스 보다는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역량을 키우는 데 보건사업의 목표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주민 대상의 보건교육과 홍보 강화는 물론 지역의 민간의료기관과 자원을 연계해서 관리 받을 수 있는 조절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만성질환예방과 관리에 있어서 비(非)의료적인 방법으로는 무소유(無所有)의 마음과 정신과적인 방법으로는 스트레스 관리가 도움이 되겠다.
- 보건소의 미래설계는?
▶시설현대화와 보건지소 및 기능별 건강센터(휘트니스센터, 정신보건센터, 알코올상담센터, 치매지원센터) 유치로 의료취약지가 없도록 하는 일이 일차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점진적으로 전문인력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건강생활실천과 생활안전증진을 통한 참 건강관리 실행과 정신장애인 등에 대해 편견 없는 건전한 사고를 갖도록 힘 쓰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역량강화로 사회안전망을 통한 보건복지통합서비스체계를 구축하는 일에 매진할 생각이다.
【주요약력】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졸업(1988) 1988년 종로구보건소 결핵실 진료의사 1993년 송파구보건소 영유아실 진료의사1996년 송파구보건소 보건지도과장 2002년 마포구보건소 의약과장2004년 마포구보건소장 [수상]보건복지부장관상 표창 수상(2001)
황보 승남국장/hbs54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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