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마음한줄 #보건소저널 #황보승남 6

“사랑해야 할 때 사랑하고…”

#. 살다 보니 단조롭지만 엄살스럽지 않은 권태를 스스로 원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누구나 홀로 감당해야 하는 자기 몫의 외로움이 있듯이, 그것은 고독한 시간의 형태로 찾아왔다. 그때는 아무도 도와줄 수 없었다. 그녀는 혼자가 되지 않으려 하는 것도 고칠 필요가 있는 질병이라고 생각했다. _192쪽 #. 문학은 늘 삶을 노래하지만 삶은 문학으로 영위되는 게 아니었다. 그러자 문학이야말로 삶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깨달아버린 나한테 화가 났고, 알려준 세상을 향해서는 분노가 치밀었다. _248쪽 장은진 작가 네 번째 소설집 「가벼운 점심」.   작품 안에 돋보이는 삶과 죽음, 청년과 노년, 도심과 시골, 부와 가난, 그 이야기가 다시 하나로 묶여 우리 생을 이룬다. 인물 모두..

“그 눈물이 꽃이 되고”

#. 잘 몰라도 괜찮다. 사람이 길인께. 말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듣는 사람이 빛나고, 안다 하는 사람보다 잘 묻는 사람이 귀인이니께. 잘 물어물어 가면은 다아 잘 되니께. 12p #. 알사탕이 달고 맛나지야? 그란디 말이다. 산과 들과 바다와 꽃과 나무가 길러준 것들도 다 제맛이 있지야. 알사탕같이 최고로 달고 맛난 것만 입에 달고 살면은 세상의 소소하고 귀한 것들이 다 멀어져 불고, 네 몸이 상하고 무디어져 분단다. 아가, 최고로 단 것에 홀리고 눈멀고 그 하나에만 쏠려가지 말그라. 32~33p #.힘 빼! 온몸에 힘을 빼고 텅 비우면 절대로 안 가라앉는다잉. 143~144p. 박노해 著 『눈물꽃 소년』. “성취만큼이나 잃어버린 것 또한 크고 깊어서, 고귀한 인간 정신과 미덕은 땅에 떨어져 내렸고, 희..

“삶의 방식에 정답은 없다”

#. 괜찮아! 어떤 것이든 언젠가는 깨지기도 하고, 잃어버리기도 하는 거야. ‘줄곧 거기에 놓여 있는’ 것보다 ‘함께 뭔가를 한’ 것이 더 중요하잖아? _‘메멘과 모리와 작은 접시’ 중에서. #. 눈사람일 때의 내가 하고 싶었던 걸 하게 해 줄 거야. 그러니까 지금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잔뜩 생각해 두자. 누군가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_‘메멘과 모리와 지저분한 눈사람’ 중에서. #. ‘마음속 이미지’와 ‘현실’은 아무래도 어긋나는 거야. 그러니까 사람들은 늘 예상이 빗나가서 깜짝 놀라지. 요컨대 사람은 ‘생각이랑 달라!’ 하고 깜짝 놀라기 위해 사는 거야. _‘메멘과 모리와 시시한 영화’ 중에서. 요시타케 신스케 著 ≪메멘과 모리≫ 사람의 삶은 각양각색이며 살아가는 방식에 정답이 없다. 그런데 살아가..

‘자기 존재’를 중심에 둔 삶

#. 그래서 나는 진정한 행복을 이루려면, 다시 말해 ‘웰빙(wellꠓbeing)’으로 가려면 ‘빙(being)’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 자신에 집중하는 것이다. ‘자기 존재’를 중심에 둔 삶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고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행복하고 건강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25쪽, 중 #. 우리가 변화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에 ‘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거나 더 잘 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무엇을 하든지 자기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 대상은 자기 자신이다. 그렇다고 자기 자신과 싸우란 의미가 아니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기다운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한 변화에 관심을 집중하자는 것이다. -92쪽, 중..

새날의 아름다움, ‘바람’으로의 초대

#. 새날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기 위해, 그리고 신체가 냄새, 소리, 빛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우리는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화면은 화면일 뿐입니다. 빗장을 걸고 집에만 처박혀 산다면 안전을 위해 죽음과도 같은 권태를 대가로 치르는 셈이지요. 먼 곳을 내다볼 수 없는 초저공비행 같은 삶은 감옥 생활, 늘어진 속도의 삶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기도 전에 벌써 피곤한 삶입니다. 그런 유의 정신적 댄디즘은 시간과 세월의 흐름 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끔 주도면밀하게 애를 씁니다. 그러한 삶은 때 이른 노년을 불러들여서 청년을 노인처럼 만듭니다. 파스칼 브뤼크네르 著 《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 〈한국어판 서문|가능성의 문을 되도록 많이 열어놓기를〉. “이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바이러스보다는 무기력이..

“우리 함께 길을 가기로 해요”

#. 슬픈 사람들에겐/ 너무 큰 소리로 말하지 말아요/ 마음의 말을 은은한 빛깔로 만들어/ 눈으로 전하고/ 가끔은 손잡아주고/ 들키지 않게 꾸준히 기도해주어요/ - 「슬픈 사람들에겐」 #. 산다는 게 언제나/ 끝없는 그리움이어서/ 그러나 실은/ 언젠가는 꼭/ 끝나게 될 그리움이어서/ 그래서 눈물이 난 것이라고 - 「바다 일기」 #. 아파도 외로워하진 않으리라/ 아무도 모르게 결심했지요/ 상처를 어루만지는/ 나의 손이 조금은 떨렸을 뿐/ 내 마음엔 오랜만에/ 환한 꽃등 하나 밝혀졌습니다 -「아픈 날의 일기 1」 이해인 수녀가 8년 만에 전하는 신작 시집, 『이해인의 햇빛 일기』. ‘작은 위로가 필요한 아픈 이들을 위하여’라는 부제처럼 가슴 아픈 이들에게 건네는, 진주처럼 영롱한 따뜻한 정성이 은은한 빛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