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다 보니 단조롭지만 엄살스럽지 않은 권태를 스스로 원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누구나 홀로 감당해야 하는 자기 몫의 외로움이 있듯이, 그것은 고독한 시간의 형태로 찾아왔다. 그때는 아무도 도와줄 수 없었다. 그녀는 혼자가 되지 않으려 하는 것도 고칠 필요가 있는 질병이라고 생각했다. _192쪽 #. 문학은 늘 삶을 노래하지만 삶은 문학으로 영위되는 게 아니었다. 그러자 문학이야말로 삶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깨달아버린 나한테 화가 났고, 알려준 세상을 향해서는 분노가 치밀었다. _248쪽 장은진 작가 네 번째 소설집 「가벼운 점심」. 작품 안에 돋보이는 삶과 죽음, 청년과 노년, 도심과 시골, 부와 가난, 그 이야기가 다시 하나로 묶여 우리 생을 이룬다. 인물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