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분명 다른 사람의 눈에 연인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정체는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여자와 날 수 없는 스노보드 선수. 죽음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여행하는 여자와 그 여행에 동반자로 나선 남자라는 기묘한 조합.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었다. 하지만 리이는 옆에 앉은 커플보다도, 안쪽에 앉은 모임에 참석한 여자들보다도 행복하다는 듯 미소 지으며 언제나처럼 말했다. “아, 맛있었다. 잘 먹었습니다!” _77쪽 #. 솔직하게 인정했다. 트라우마를 안게 되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속마음이다. 나조차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한심할 정도로 나약한 감정. 그러나 이상하게도 오늘만큼은 리이에게 내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시한부 인생임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마지막 날까지 즐겁게 식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