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으로 읽는 마음 한 줄

“사랑해야 할 때 사랑하고…”

텅빈충만, 상선약수 2024. 5. 21. 10:28


#. 살다 보니 단조롭지만 엄살스럽지 않은 권태를 스스로 원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누구나 홀로 감당해야 하는 자기 몫의 외로움이 있듯이, 그것은 고독한 시간의 형태로 찾아왔다. 그때는 아무도 도와줄 수 없었다. 그녀는 혼자가 되지 않으려 하는 것도 고칠 필요가 있는 질병이라고 생각했다. _192

 #. 문학은 늘 삶을 노래하지만 삶은 문학으로 영위되는 게 아니었다. 그러자 문학이야말로 삶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깨달아버린 나한테 화가 났고, 알려준 세상을 향해서는 분노가 치밀었다. _248쪽

<장은진 작가 네 번째 소설집 가벼운 점심.

  작품 안에 돋보이는 삶과 죽음, 청년과 노년, 도심과 시골, 부와 가난, 그 이야기가 다시 하나로 묶여 우리 생을 이룬다. 인물 모두가 고독한 삶을 경험해나갈 때 모두의 인생은 그랬던 것이며 살면서 때만 놓치지 않으면 된다고 위로한다, “사랑해야 할 때 사랑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 때 빌고, 슬퍼해야 할 때 슬퍼하는방식으로 살라고 외는 소설은 미쁘다.

  열심히 우는 사람이 혼자이듯이, 이들이 저마다의 시간 속에서 들여다보았을 사람과 사랑을, 오랜 자리를 생각하면 너무 고마워서 열심히 울 것 같은 마음이 된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성장하고 그리워하며 권태로워지는 과정에 살고 있다는 것을 절로 깨닫게 될 것이다.

  해마다 찾아오는 봄이 같은 봄으로 기억되지 않으니까요. 각각의 계절에 필요한 이야기는 아니더라도 그 계절에 문득 생각나는 이야기였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계절은 아름답고, 계절 안에 삶이 있듯이 이야기도 그 안에 있습니다.”작가의 말에서처럼, 결국, 사랑이란 우리 삶의 전부이자 새로운 시작이라고 다독이고 싶다.

  [황보 승남 hbs5484@hanmail.net 이미지=Microsoft Bing, DALL·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