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으로 읽는 마음 한 줄

“기억할수록 따스한 빛으로써”

텅빈충만, 상선약수 2024. 2. 21. 14:59

 #. 나는 내 이름이 안녕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누가 나를 불러줄 때마다 안녕이라고 해준다면 내가 정말 안녕할 수 있을까 봐./그렇다면 나는 울지 않고 응, 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_144~145, 3안녕이라는 이름중에서

  #. 네게는 찰나였을 뿐인데/나는 여생을 연신 콜록대며/너를 앓는 일이 잦았다./ _193쪽, 3부 「환절기」

  #. 나의 여름이 모든 색을 잃고 흑백이 되어도 좋습니다./내가 세상의 꽃들과 들풀, 숲의 색을 모두 훔쳐올 테니/전부 그대의 것 하십시오./그러니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_80쪽, 2부 「도둑이 든 여름」 서덕준 시선집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는 사랑에 대한 뜨거운 찬가이자 청춘의 내밀한 기록이다. <중략> 사랑의 모든 계절이 파노라마처럼 생생히 펼쳐진다. 요동치고 침잠하기를 숨 가쁘게 반복하는 그의 시어를 곱씹다 보면 무뎌진 감각이 되살아나며 잊고 지냈던 마음의 풍경들이 서서히 짙어진다.” 출판사의 서평에서처럼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부푼 행복을, 사랑할 것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다정한 온기를 선물한다.

  쉼 없이 요동치고 한없이 가라앉는 마음, 가슴속 짓무른 상처를 사려 깊은 손길로 어루만져주는 사랑이 있는 한 우리 삶은 그리 힘들지 않을 것이다.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부모나 가족, 그리고 이웃 등 삶의 모든 여정에서 마주치는 관계를 사랑으로 치환한다고 해도 나눌수록 화창하고, 만날수록 다정하고, 기억할수록 따스한 빛으로써따뜻해 질 것이다.

  [황보 승남 hbs5484@hanmail.net 사진 pixab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