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으로 읽는 마음 한 줄

“그 눈물이 꽃이 되고”

텅빈충만, 상선약수 2024. 4. 19. 14:01

  #. 잘 몰라도 괜찮다. 사람이 길인께. 말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듣는 사람이 빛나고, 안다 하는 사람보다 잘 묻는 사람이 귀인이니께. 잘 물어물어 가면은 다아 잘 되니께. 12p

   #. 알사탕이 달고 맛나지야? 그란디 말이다. 산과 들과 바다와 꽃과 나무가 길러준 것들도 다 제맛이 있지야. 알사탕같이 최고로 달고 맛난 것만 입에 달고 살면은 세상의 소소하고 귀한 것들이 다 멀어져 불고, 네 몸이 상하고 무디어져 분단다. 아가, 최고로 단 것에 홀리고 눈멀고 그 하나에만 쏠려가지 말그라. 32~33p

  #.힘 빼! 온몸에 힘을 빼고 텅 비우면 절대로 안 가라앉는다잉. 143~144p. 박노해 눈물꽃 소년.

  성취만큼이나 잃어버린 것 또한 크고 깊어서, 고귀한 인간 정신과 미덕은 땅에 떨어져 내렸고, 희망의 씨알은 유실되고 망각되고 있다. () 지구의 오직 그 장소 그 시간에 내가 겪은 세상과 시대, 내가 만난 인간의 분투와 경이를 기억하고 전승해야”(작가의 말).

  박노해 시인의 눈물꽃 소년은 깊은 성찰을 통해 길어 올린 기억의 유산, “언제부턴가 너무 빨리 잃어버린 원형의 것들, 인간성의 순수를 일깨우며, 오래도록 품어온 희망의 불씨를 이야기에 담아 건넨다.

  무엇이 한 인간을 빚어내는지, 부모와 아이, 스승과 제자, 이웃과 친구는 어떠해야 하는지, 오늘의 나를 만든 순간들은 무엇인지, 지금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소중히 돌아보게 한다.

  네 안의 소년 소녀는 지금 어떤 어른이 되어 있니?’ 소년 평이가 해맑고 명랑한 얼굴로 달려와 젖은 눈동자로 말을 건넨다. “힘든 거 알아. 나도 많이 울었어. 하지만 너에겐 누구도 갖지 못한 미지의 날들이 있고 여정의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어. 그 눈물이 꽃이 되고 그 눈빛이 길이 될 거야.”(작가의 말) 읽고 나면 마음의 힘과 영혼의 키가 훌쩍 자라날 것이다.

  "남 보고 사는 건 끝없는 모자람이제. 그것이 만병의 원인 아니겄냐. 꿈을 딱 정해놓으믄 뜻이 작아져 분다. 큰 뜻을 먼저 세워야제. 그라고 성실하고 꾸준하면 되는 거제."(217p 꿈을 찾아)

  [황보 승남 hbs5484@hanmail.net 이미지=Microsoft Bing, DALL·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