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으로 읽는 마음 한 줄

덧없는 존재에 대한 러브레터

텅빈충만, 상선약수 2024. 7. 24. 09:06

   #. “이런 기술이 널리 보급된다면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 어쩌면 우리는 현재보다 훨씬 오래 살게 되었을 때 닥칠지 모를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결과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몽유병 환자처럼 미래를 향해 비척비척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노화 연구 분야의 최근 발전과 어마어마한 투자를 생각할 때 우리는 이 연구가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갈지, 인간의 한계에 대해 어떤 선택들을 제시할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16-17)

우리는 왜 죽는가:노화, 수명, 죽음에 관한 새로운 과학벤키 라마크리슈난 , 김영사.

결국 저자는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하면서도, 노화과학에 대해 환멸과 불만의 겨울을 지나고 나면 결국 중요한 진보들을 이룰 것”(344)으로 전망한다. 때문에 노화의 생물학을 설명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노화과학에서 몇 가지 성공이 이루어져 기대수명이 대폭 늘어난 세계가 도래하기 전에 생각해보아야 할 점들에 대해 자문하게 한다.

, 불평등 심화, 인구 과잉, 은퇴 연령 연장 필요, 창조성의 저하, 세대 간 공정함의 문제 등. 바로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나이가 들면 지혜가 생기며 창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다소 자조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솔직한 의견을 들려주는 것도 흥미롭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뿌리 깊은 본능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훨씬 오래 살게 된다고 해서 훨씬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리라고 확신할 수는 없으며, 신기루 같은 수명연장을 좇기보다는 삶의 유한성을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점을 강조한다.

그 유한성이야말로 지상에서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보람 있게 보내겠다는 욕망과 자기 격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339).

우리가 왜 죽어야 하는지를 이해하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을 읽으며 살아 있는 세계 전체에 대한 나의 관점, 무엇보다도 나 자신과 내게 남은 시간에 관한 관점이 바뀌었다”(크리스 반 툴루켄)는 추천사처럼, 삶의 시간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하는 성찰의 도구가 되었으면 한다.

[황보 승남 hbs5484@hanmail.net 이미지=Microsoft Bing, DALL·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