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정근소장은…
“천상 의사입니다” 이날 자리를 함께 했던 한 정화씨를 비롯해서 만나는 직원들 모두가 기자가 조금은 쑥스러워 할 정도로 이 소장에 대해 한결 같이 “존경한다”는 표현을 많이 했다.
1982년부터 18년 동안 대구의료원에서 봉직해 오면서도 그랬고, 1999년 수성구보건소장으로 부임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평생을 외과 의사로써 어려운 환자 진료에 전념해오고 있는 일상을 함께 해오면서 존경하는 마음이 체화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수성구보건소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혜민사업이나 저소득층 방문보건사업, 간병인 전문교육 및 베이비씨터 전문교육, 생애주기별 웰빙운동교실의 전개 등 모든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배경에는 “내 가족처럼 따뜻하게”라는 이 소장의 신념과 헌신적인 실천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노인들이나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느끼는 가장 큰 고통은 외로움이다. 집안의 어르신으로 크고 작은 일을 치르는데 있어 등대요, 나침반 역할을 했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핵가족 사회의 그늘 속으로 묻히는 것이 현실이다. 혜민사업은 바로 이러한 문제점, 즉 사회와 가족들로부터 소외되어 단절과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이나 또는 경제적 여건이 충족하지 못해 이들을 돌보지 못하는 세대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사회 공동체 실현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이 소장은 자신의 오랜 공직생활과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저소득 정신질환자들에게 입원비를 보조해 줌으로서 지역사회의 안전망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보건소 단위에서는 보기 드물게 PACS를 설치하여 결핵환자를 조기에 발견, 치료대책을 수립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이 소장은 5년 전부터 안저촬영기(Retinoscope)를 설치하여 자신이 직접 진단한 후 PACS로 안과의사와 원격진료를 시행, 노인들의 당뇨 및 고혈압에 의한 망막 손상, 그리고 녹내장의 조기 발견 등 노인 환자의 실명예방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모두가 30년 넘게 임상의사로써 쌓아 온 자신의 축적된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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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로서 주민들, 특히 보건소가 주로 담당하고 있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많이 체험함으로써 오히려 그들로부터 많은 삶의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가난하고 자기 자신의 몸이 불편해도 이웃의 어려운 사람을 먼저 생각해 주고 돕고자 하는 인정이라는 값진 교훈을 선물로 받고 있는 셈이지요.” 이 소장은 매일 새벽 6시30분이면 출근하여 노인 분들을 진료하고 있다. “노인 분들이 일찍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지체할 수가 없어서…”라고 했다.
노인질환에 관심이 많아 7년 전에 노인병 인정의 자격을 취득했으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노인의 복지와 건강에 관계되는 일에 계속 정진하겠다는 결심이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아 공직을 떠나게 되면 여건이 열악한 노인복지와 노인의료 관련 기관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서 “가급적 상대적으로 여건이 열악한,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농촌이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 마지막 농군의 손자’로 자라왔기 때문에 아침형 인간일 수밖에 없다는 이 소장은 멍하게 앉아 있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고 했다.
항상 현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며, 열심히 준비하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는 말 속에는 일에 대한 열정 과 더불어 사람에 대한 사랑이 더 깊고 넓게 자리 잡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바쁘지 않으면 좀이 쑤신다는 보건소장과 함께 일하면서 직원들이 그 만큼 어려울 것 같다는 愚問에 이 소장은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직원들은 “보람 있는 일인데요…”라고 화답했다.
부지런한 소장이 펼치는 특수 사업들이 결과적으로 ‘주민들에게 보다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기꺼이 그 수고로움은 보장받는 것 아니냐는 생각들이다. “내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을 돌보는 일” 에 성심성의를 다하는 사명감, 테니스를 비롯하여 만능 스포츠맨으로, 흘러간 옛 노래와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즐겨 부르는 이 소장의 하루는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아름다운 동행을 꿈꾸는 로맨티스트의 일상 바로 그것이다.
이 소장은 만나면서 그의 관점이 원론적인 생각도 있고 튀는 생각도 있지만, 보건소가 존재해야하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주의를 환기시켜주었다. 그리고 잊고 지내던 원칙을 생각나게 하는 그런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음으로 해서 사람에 대한 그의 따뜻한 시선을 넉넉하게 느낄 수 있었다.
【주요 약력】△1974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77년 군의관 육군 대위 전역 △1982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외과전문의과정 수료 △1982년 3월-1999년 2월 대구의료원 외과과장, 진료부장 △1985년 내무부 장관 표창 △1984년 치안본부장 감사장 △1999년 대한의사협회장 표창 △2001년 감사원장 표창 △2005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2006년 국무총리 표창 △1999년 4월 15일-현재 대구광역시 수성구 보건소장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예방의학) △효성가톨릭 의과대학 외래교수(외과학)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예방의학) △대구광역시 의사회 기획이사, 현 감사 △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동창회 이사, 동 장학재단 총무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