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유진 소장은…
▶…방문하자마자 첫 말이 “다른 보건소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라고 했다. 사전에 취재 요청을 받았으나 ‘빛나게 하는 일’도 없고 했어 염려스럽다는 것. 그러나 “별거 아니지만…”이라며 소개하는 보건소 사업은 대부분 알뜰하게 실속이 있어 알차고 단단했다.
양천구보건소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이와 여성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 사업이나 어르신 행복 더하기 교실, 인터넷 주치의 상담실 설치, 치매지원센터의 운영, 그리고 친환경적인 방역사업의 전개 등은 거창하고 빛나는 사업은 아닐지라도 곧 바로 주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으로 주민들의 질적이 삶과 직결되고 있었다.
실제 정화조 환풍구에 방충망 환풍기를 설치하여 모기의 출입을 차단하고, 친환경적 방역을 실시하는 등의 사업의 경우도 일견 사소해 보이지만 주민들이 가장 짜증스럽게 생각하는 실생활의 애로사항을 덜어 준다는 점에서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정 소장은 “보건소의 의료서비스는 주민 모두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복지 위주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골고루 양질의 의료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과제”라면서 “주민들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폭넓은 건강교육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 소장은 개인적으로 학교보건사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학교보건사업의 체계 확립이 보건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소신이다. “어린 새싹들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볼 때 훨씬 질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바탕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유수유시설 설치로 언제 어디서나 모유수유가 가능한 인프라 구축이나 엄마와 아기의 행복 만들기 운동에서 시작하여 아토피 없는 으뜸 양천 어린이 사업, 척추측만증 학생들에 대한 지원 사업, 그리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영양 및 금연, 약물사업을 통합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들.
이 모두가 정 소장의 학교보건사업에 대한 열의가 반영된 소산이다. 일례로 보건소에서는 보기 드물게 관내 경찰서와 협력을 통해 흡연 청소년들을 발견하면 금연서약서를 작성토록하고 보건소에 연계하여 자발적으로 금연을 유도케 하여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 소장은 ‘조화(調和)’라는 단어를 가장 좋아 한다. “주어진 조건 하에서 최선을 다 한다.” 이는 재정과 인력이 부족하더라도 여건에 맞는 사업을 발굴, “직원들과 더불어 성실히 한다.”면 나름의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배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자신감에서 비롯한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주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성공할 수 있다.” 주민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여 열심히 찾아서 우선순위를 정해 사업을 실천하면 그 진정성 때문이라도 결실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하고 있는 사업이라도 더 내실을 다져 속살을 채워가고 싶다”는 정 소장의 말은 그래서 한층 믿음이 간다. 서로를 배려하는 말과 친밀성, 결코 서두르지 않고 일 자체에 의식적으로 몰입하는 즐거움, 욕망의 정제된 절제(節制)와 조화(調和)의 미학이다.
▶…정 소장은 병원에서 근무하다 아이 양육 문제로 공직에 발을 딛게 되었다고 한다. 특별한 사명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지만 한 해 한 해 일을 해나가면서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 할 때와는 다른 보람을 느끼게 되었고, 그러면서 보건행정학에 대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공공보건의료에 대한 체계를 세워 가게 되었다고 한다.여러 다양한 사람과 만나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경제적인 수치로 계량화할 수 없는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긍지 등. “일이 재미있다”고 했다.
▶…비즈니스에서의 관계 구축이란 우정이나 로맨틱한 관계를 키워 나가는 것과 같다고 한다. 설사 인간적으로는 싫지만 그야말로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진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모든 접촉은 상황에 맞추어 의미 있는 메시지가 담겨야 한다는 말이다. 조화(調和)’라는 단어를 가장 좋아하는 정 소장이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설득의 기술’이라는 말을 듣고 그렇기 때문에 “일이 재미있는 것”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봤다. 사람과 조직에 대한 성찰은 주어진 조건하에서 업무의 능력을 배가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황보 승남국장/hbs54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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