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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보건소 김세현소장

텅빈충만, 상선약수 2011. 2. 24. 13:03

광주 북구보건소 김세현소장

광주시 북구 보건소(소장 김 세현)는 “주민에게 다가가는 정감 있고, 친절한 보건소”를 지향하고 있다. 건강한 생활 터 만들기나 취약가구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방문보건사업 추진, 지역 내 한의사회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방 건강 증진 프로그램, 저 출산 지원 정책 등. 대부부의 사업이 “주민들의 특성에 맞는 질병예방과 치료프로그램 개발에 역점을 두겠다.”는 김 소장의 신념이 묻어 있다.

주민 중심의 고혈압·당뇨교실 운영만 보더라도 당뇨식 시식회, 고혈압 저 염식이 조리실습 등 주민들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 위주로 실시되고 있다. 이는 북구보건소가 광주광역시 5개 구 가운데 인구 비중이 34%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영세민 아파트의 집중 배치로 의료취약 계층이 많아 보건소의 필요성이 어느 지역보다 높아 그 만큼 보건소 이용률이 높기 때문이다 .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고령화와 이에 따른 만성질환이나 노인성질환 관리를 위한 교육, 홍보 및 공중보건정책의 강화와 건강증진 사업 전략에 치중하고 있다”는 김 소장의 설명도 결국은 이 같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주민 밀착형 사업으로 맞춤형 방문보건사업과 건강 체험 박람회, 각종 만성질환 운동교실, 한의학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맞춤형 방문간호 사업은 건강문제가 있는 취약가구 및 지역에 직접 찾아 가는 방문건강 관리 서비스, 은빛 보건의 날 행사, 취약 경로당 순회 진료 서비스 및 보건 안마서비스 등 수혜 대상자들의 특성별로 다채롭게 전개되고 있다.

이 밖에도 거동 불편자 재활을 위한 방문 재활서비스, 결혼 이주 여성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온누리안 건강도우미 서비스 등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형 보건·의료서비스를 시의 적절하게 제공하고 있다. 올해 2회 째로 실시한 건강 체험박람회는 지난 5월22일부터 24일까지 북구청광장 일대에서 2만3천여명의 주민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임신과 출산, 건강한 세상이 보여요, 당뇨식 시식회, 금연과 절주, 영양, 구강보건, 한방진료, 건강검진, 손 씻기, 전염병 예방 등 17개의 건강 체험관을 운영하여 건강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체험의 장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운동교실은 12주 프로그램을 개발, 관내 동강대 체육관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보건교육 상담, 체지방 측정, 개인에 맞는 유산소 운동 보급, 식사일기 분석과 식이요법 지도로 건강에 대한 자기 관리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수료 후에도 자조 모임을 결성해 질병에 대한 정보와 친목을 도모하도록 하여 지역사회 건전한 건강문화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시 북구보건소는 지난 6월 보건복지가족부 주관으로 실시한 모자보건사업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된바 있다.

△엄마젖 먹이기 캠페인 △건강한 모유수유 선발대회 △모유수유 순회교육 △모유수유 실천 분위기 등의 사업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북구보건소가 이 같이 모자보건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저소득층 가정의 임산부와 영유아들이 적절한 식품 제공은 물론 영양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유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자 건강증진 사업의 중요성이 그 만큼 높다는 것이 김 소장의 관점이다. 북구보건소는 지난 10월 ‘제3회 임산부의 날’을 맞아 임산부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여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임산부 50명을 대상으로 태교 및 영양관리 교실 운영하는 한편 보건소 1층 로비에서는 임신출산 관련 비디오를 상영하고, 임산부들이 알아야 할 영양과 수유에 대한 정보를 담은 모유수유 판넬을 설치해 예비 엄마들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모유수유의 중요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건강한 모유수유 선발대회’를 매년 실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저 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저소득층 가정의 임산부와 영유아의 영양상태 개선을 위해 ‘보충영양관리사업’을 실시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 밖에도 지난해에는 미숙아 및 만 2개월부터 18개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신체 성장 및 영역별 발달에 대한 스크리닝 사업을 실시하여 주민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받은바 있다.

영유아 성장발달 스크리닝이란 영유아 성장발달정도를 연령(개월 수)별로 측정하여 단계별로 성장발달 촉진과 이상 유무를 발견하고 성장과 발달이 영유아의 연령에 적합한지를 관리하며 고위험 대상아에 대해서는 의료기관과 연계하여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 金 世現 소장은…

▶…또 다시 겨울이다. 계절의 변화와 함께 찾아 온 경제 한파 또한 매섭게 불어와 따뜻한 위로가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KTX로 광주에 내려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게 느껴졌다. 기차 안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고 얼마 가지 않으니 광주다. 남쪽이라서 그런지 서울 보다는 훨씬 따뜻했다. 좋은 징조다.

▶…꽤 긴 사무실을 지나 한 쪽 모서리에 위치한 소장 실에서 만난 김 세현 소장의 첫 인상은 참으로 선하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자리를 함께한 오 소화선생은 기자에게 목소리를 크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별로” “에이” “자랑할 거 없는데”라는 말로 차분하게 보건소의 사업을 소개하는 말 들 속에는 ‘그저 오셨으니 차나 한잔 하고 가시지요' 라는 진솔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김 소장이 전하는 어눌한 설명을 잘 알아듣지 못해 애 써는 기자가 오히려 민망했다. 미리 부탁한 자료의 내용도 너무 담담하여 걱정이 될 정도였다. 전국 최초이거나 가장 잘한다는 미사여구에 길들여 진 기자의 입장에서는 ‘취재거리'가 문제였기 때문이다. 애써 내세우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보여 주겠다는 솔직함이 오랜만에 마음을 편하게 했다.

▶…정말 쓰기 싫은 표현이지만 김 소장은 ‘전국 최초 장애인 소장'이다. 1982년 광주 북구보건소의 관리의사로 부임하여 2003년 보건소장에 임명되어 환자진료를 시작하면서 같이 근무해왔다는 오 소화 선생이 “불편한 몸인데도 불구하고 내 가족처럼 어려운 환자들을 돌봐 주었다” 면서 “환자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해 왔다”라는 존경심이 결코 과장되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凡人들이 감히 감당할 수 없는 김 소장의 지극한 사랑 때문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학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제 처지를 누구 보다 깊게 인식하고 있으셨던 어머님이 의과대학에 갈 것을 권유하여 진로를 바꾸었죠. 의대 졸업 후 보건소에 첫 발을 내딛을 때는 한 1년 근무하고 도망가려고 했었는데….” 그러나 환자를 보면서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그 당시만 해도 보건소를 찾는 일반 주민들의 의료 서비스 혜택이 미약한 시절이라 너무나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저 앉게 되었다.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보건소에 찾아오는 환자들은 대부분 병의원에 갈 수 없는 형편이어서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고, 우리 어머님도 저런 대우를 받을 것인데 하는 생각에 조금만 더 있자”라고 한 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는 것.

오 소화 선생은 노인 분들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일어나 인사하고, 보건소에서 케어할 수 없는 환자들은 일일이 시내 개원 가에 직접 연락해 환자관리를 부탁했다면서 “건강한 사람도 하기 힘든 일인데 정신력으로 견뎌 오신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보건소 내에서는‘의지의 한국인'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조금은 진부한 표현이겠지만 그 밖에 딱히 김 소장을 나타내는데 적당한 말도 없을 것 같았다.

▶…김 소장은 소장으로서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겸손해 하면서도 청년시절 하고 싶어 했던 문학과 연관된 얘기를 나누자 금방 눈빛이 달라졌다. A.J 크로닌의 ‘성채'에서부터 차 동엽 신부의 ‘무지개 원리', 정 채봉 시인의 성인동화전집,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백만 불짜리 습관'에 이르기 까지 그침이 없다. 이 책들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그것은 김 소장의 생활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희망과 용기로 집약된다. “시련은 극복할 만큼 주어진다.”는 신념이다.

김 소장은 정 채봉시인의 전집을 직원들이 읽어 보기를 권했다며 “마음을 움직이고 믿음을 주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래 믿고 간절히 바라면 기적도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생활인 김 세현을 지탱해 온 뿌리이리라.

▶…김 소장은 만나 얘기하는 얼마 안되는 순간 불현듯 법정스님을 떠올렸다. 법정스님은 얼마 전 모 일간 신문의 인터뷰에서 “지난 겨울 크게 앓고 나니 철들었다”면서 “차 마시고, 책 읽는 것이 모두 고마운 일, 행복도 불행도 모두 순간일 뿐…인생 도 지나가면 돈이 아니라 德 만 남는다.”고 했다.

2004년 수상한 대통령 포상금 전액을 장애인 단체에 기부하는 한편 장학금은 물론 각종 사회단체에 수시로 기부금을 기탁하는 등 어려운 이웃에 대한 봉사를 생활화하고 있는 김 소장과 그를 돕고 있는 직원들의 정성은 곧 ‘德'이다.

▶…김 소장은 퇴직 후 순회 의료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질병의 90% 이상이 마음에서 온다.”, “환자 분들의 마음부터 감싸 안아라”는 김 소장의 말을 들으면서 이미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던 행로다.

▶…목소리와 눈빛이 참으로 정겹다. 잘 다듬어진 억양보다 훨씬 정열적인 음색이다. 얼굴에 흐르는 온화한 미소는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바꾸었다. 푸근하고, 넉넉한 그의 웃음이 마주하는 이의 아픈 마음과 몸도 편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명의의 큰 德目일 것이다. 그의 넉넉함은 그가 속한 조직과 모든 구성원들을 풍요롭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황보 승남국장/hbs548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