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명도 원장은…
![](http://www.ihospitals.co.kr/bogunso/gshcenter/gshcenter6.jpg)
인터뷰가 끝날 즈음 좋아하는 단어가 무엇이냐는 느닷없는 질문에 박 원장은 잠시 머뭇했다. 그러자 이날 자리를 함께 했던 방문보건담당 윤 혜숙씨가 곧 바로 “관심”이라고 대신 대답해 주었다. “특별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애정을 갖고, 열심히 연구하다 보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발생하더라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박 원장은 그것을 ‘관심’이라고 말했다.
자기 일을 사랑하고, 맡은 바 직분에 충실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끊임없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되듯, 사람들을 대할 때도 그런 ‘관심’을 가지면 된다. 마음을 얻기 위해 일부러 듣기 좋은 말을 많이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관찰하고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으면 된다. 이것이 ‘관심’의 시작이다.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만 그 사람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알고 배려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의 이러한 생각은 보건의료원 사업의 면면에서도 잘 들어나고 있다.
곡성군보건의료원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건강 팔팔 마을 만들기 사업이나 찾아 가는 보건소 운영, 그리고 무료 개안시술 사업과 기생충 질환 관리 사업 등. 거창한 구호도 없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주민들의 실제 생활에 꼭 필요하거나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사업들이다.
“이러한 사업들을 수행하면서 자원 봉사자들인 건강관리자는 물론 주민들과 더불어 한층 가깝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 위해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일이고, 소중한 사람과 더 많이 웃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의료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만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자기 일을 사랑하고,
맡은 바 직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사람에 대한 '따뜻한 관심' 잊지 않아
- 찾아 가는 보건소 운영은 현재 복지부가 추진 중인 단골의사제도와 유사한 것으로 보이는데.
“본질적으로는 단골의사제도의 모형이 될 것으로 본다. 맞춤형 방문건강관리 사업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보면 된다. 보건의료원을 중심으로 8개 보건지소와 15개 보건진료소 등 25개 팀 60명의 전문가들이 오전에는 내소 환자를 진료하고, 오후에는 마을 단위 경로당을 찾아 보건의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향후 계획은?
“주민 생활불편 및 생활안정을 위한 생활 밀착형 시책으로 현재 경로당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부서별 사업과 연계하는 한편 지역사회 자원을 적절히 활용하여 사업의 효율성을 배가 시킬 계획이다”
- 건강팔팔마을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건강지도자 등 자원 봉사자들을 적극 활용함으로서 본인의 건강증진은 물론 바람직한 공동체 문화의 형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생활 터의 주체가 개인이 아닌 이미 형성된 생활공동체로 서비스를 공급하기 때문에 사업의 효율성을 배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 사업을 수행하는데 어떤 문제점이 있나.
“건강팔팔마을이 분산되어 있어 접근성이 떨어져 행정력의 소모가 크고, 아직 정형화 된 서비스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이 애로 사항으로 드러나고 있다. 외적 요인으로는 고령화로 인식이 부족하고, 농번기에는 참여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앞으로 건강마일리지제도 도입 등 지속적인 참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과 마을별 동아리 모임을 보다 활성화하여 참여도를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 무료 개안시술의 성과도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곡성군 심청 축제 시 심청 공양미 삼 백석 모으기 행사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노년기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점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가 높다. 2001년부터 시작 된 이 사업은 지금까지 2억6천여만원의 성금을 모금하여 950여명의 시력 장애 노인에게 새 빛을 심어 주었다. 올해는 약 130명에 무료 시술을 할 계획이다.”
- 섬진강과 보성강 유역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으로 기생충질환 관리 사업에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1999년도부터 지역 특수사업으로 간흡충 등 토착 기생충 구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감염율을 8%이하로 떨어뜨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는 10년전에 비해 감염율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2010년까지 중기 목표로 감염율을 7%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올해도 예년처럼 질병관리본부와 연계하여 무료 검사를 확대하는 한편 민물고기 생식 금지 등 보건교육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사소한 ‘관심’의 힘이 얼마나 큰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관심’은 사람의 마음을 활기차게 만들고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또한 마음의 문을 꽉 닫고 있던 사람도 따뜻한 ‘관심'으로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게 할 수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과 이해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처음 출발은 아주 사소한 것이었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기쁨이자 감동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관심’이다.
박 원장은 최근 인도 영화 ‘블랙’을 보았다고 했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한 소녀와 소녀가 장애를 이겨낼 수 있도록 헌신하는 선생님의 아름다운 관계를 그린 영화로 10점 만점에 평점이 9.7을 받을 정도로 예술성 높은 작품이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주인공이 “누군가를 위해 산다는 것이 수많은 행복을 준다는 것”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박 원장이 수행하고 있는 보건의료원의 업무와 이 일에 대한 지극한 관심, 그리고 봉사는 따로 떼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박 원장은 1989년 전남의대를 졸업한 후 1994년 장성군 보건의료원 진료부장, 1996년 구례군 보건의료원장을 거쳐 2004년 5월부터 곡성군 보건의료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