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나이 들고 크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나무가 되는 것이 아니듯 사람도 언행이나 그가 하고 있는 행위에 따라 평판이 달라진다. 허 소장을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6월이다.
연제구보건소장을 맡고 있던 그는 그 때 “탈진 안 되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면서 주2-3회 10-20㎞의 마라톤을 정기적으로 완주한다고 했다. 지금도 주민들과 더불어 꾸준히 달리고 있다. “내 길이다”싶어 공직생활에 발을 디딘 이후 “한 번도 후회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일한 만큼 평가 받을 수 있어 흥미롭고 “점점 더 재미를 느낀다.”는 것. 공직에 몸담고 있다고 해서 누구나 똑 같은 평판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기 직분에 얼마만큼 성실하게 일하느냐의 여부가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허 소장은 한결 같다. 공인으로서는 물론 인간으로서, 타고난 낙천성을 밑천으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면서 곳곳에 보람을 만들어 뿌리고 또한 그 보람을 더불어 건져 올리는 일에 열심이다. 부산진구보건소 직원들의 흡연율은 25% 정도가 된다. ‘건강을 지키는 곳’, 보건소 전 지역이 금연구역이다.
허 소장은 “건강을 지켜주는 주는 사람이 우선해서 실천해야 상대방도 믿음을 갖게 된다.”는 신념이다. 5월 새로운 조례가 제정되면 운동장은 물론 버스 정류장 등 금연구역 지정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금연 전도사를 자처하는 그는 술도 소주 2잔이 정량이다. 허 소장이 이렇듯 금연과 음주 청정지역 확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기본과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직을 시작했던 1994년 경남 창원시보건소 재직 당시 열악했던 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NGO를 결성하여 음주문화 바로 세우기 문화를 사회적 운동으로 확산시키는데 기여했던 것이나, 연제구보건소 근무 당시 열성적으로 추진했던 야간 금연교실의 운영도 모두 이러한 삶의 한 형태이다. 고객 중심이라고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더라도 보건소 사업의 초점은 지역 주민들이 실제 도움이 되는 방안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일한 만큼 평가 받을 수 있는 기쁨
한 번도 후회해 본적이 없어
"흥미롭고 점점 더 재미를 느낀다"
- 한방 건강증진 HUB보건소 사업의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의 다른 지역보다 노인인구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중풍, 치매 등 만성퇴행성질환이 증가하고 있어 한방 의료수요가 높다. 한방건강증진 개념을 지역 중심의 공공보건사업에 적용해 개인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기공체질교실, 사상체질 건강교실, 여고생 월경통 탈출교실, 성인여성 뱃살 탈출교실, 통증 완화를 위한 카네시오 테이핑 교실 등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내용 중심으로 실시하고 있다”
- 노인 무료의치 보철사업, 불소 겔 도포 등 노인 구강보건사업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2002년부터 매년 30명에서 90여명 에게 관내 치과의원의 협력을 받아 노인무료 의치 보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의치 시술 장착 대상자에 대해선 별도의 교육 및 계속 관리를 통해 시술자들의 만족도를 70%이상 달성하고 있다. 노인 불소 겔 스켈링 사업은 의치보철사업 및 독감접종, 방문 강호사업 등 타 사업과 연계를 구축하여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무관심하거나 통증이 없어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노인 시설 내 집단 구강 건강 교육을 통해 정기적인 의치 보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주기적인 치과 내원 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 서면 메디컬 스트리트 사업이 다른 지역의 의료관광사업과 어떤 점이 다른가.
“서면 롯데호텔 주변은 의료기관이 총 110개가 넘어 세계적인 의료기관 밀집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롯데호텔을 중심으로 성형외과가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성형의 거리를 형성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현재 일본인을 중심으로 성형 및 피부 미용기관에 월 평균 100여명의 방문객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수한 의료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쇼핑 관광코스 등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부산진구는 내년까지 병원 밀집지역의 도로 시설물, 가로등, 간판 등을 종합적으로 정비하여 의료관광의 일번지로 활성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 지정, 해외 홍보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메디컬 스트리트 활성화 협의회를 구성하여 의료법 개정에 부합한 관광 패키지 개발, 비너스 조형물 조성, 해외 자매결연 시와의 연계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
- 일부 의료관광의 장미 빛 환상에 대한 문제 제기도 없지 않다.
“의료관광 사업을 잘못하면 낭패 본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철저한 사업성 검토가 우선 되어야 한다. 의료관광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해외 마케팅 능력 한계 및 의료관광에 대한 기초 자료와 전문성이 미흡한 점 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료 수준에 대한 해외 인지도를 높이고, 시설 및 전문 인력 등 인프라 구축에 대한 사전 검토도 필요하다. 의료관광이 성공하려면 정책적인 뒷받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의료사고에 대한 법률적 검토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부산진구의 경우 이러한 문제점을 세밀하게 분석, 미국병원협회 인정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설정 등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허 소장은 기본을 중시하며 변화를 강조한다. 요즘 읽는 책도 美 대통령 오바마의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이다. 자기 자신과 세상, 그리고 생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신념을 회복해가는 한 인간의 솔직한 모습. 가슴 뭉클한 감동과 더불어 그 어느 것에도 꺾이지 않는 강인한 의지와 도전하는 삶에의 용기.
“내 스스로를 콘트롤 할 수 있어야 남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는 그의 말이 잊고 지내던 원칙을 생각나게 하는 것은 그러한 진정성 때문일 것이다. 1시간여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긍정적인 사람만이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진실을 새삼 되새기게 하는 일정이었다.
황보 승남국장/hbs548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