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빌리 엘리어트>
작은 한 조각의 꿈마저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사람들. 계급, 성, 인종의 벽에 갇혀 결국은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사람들. 이런 절망과 분노가 샘솟는 한 탄광마을에서 아름다운 발레리노로 성장하고픈 빌리. 어쩌면 빌리는 아내를 잃고 일하는 터전에서도 떠나야 할지 모르는 아버지와 노동운동의 좌절을 맛보고 울분에 차 있는 형의 꿈을 실현해주어야 하는 욕망의 대리체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부분마저 눈감아 주고 싶은, 영화 <빌리 엘리어트>다.“빌리가 발레를 하는 동안 모든 사람은 잠시 현실을 도피할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빌리의 아버지와 형은 곤봉과 계란세례가 맞서는 진창을 떠올리지 않아도 되고, 빌리의 가장 절친한 친구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 혐오하지 않을 수 있으며, 빌리를 발레로 인도했던 강사는 한 줄기 삶의 활력소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죠.”강 소장은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곧 바로 <빌리 엘리어트>를 소개했다.
“빌리가 하늘을 나르며 해방을 그리고 있듯이, 그 탈출구가 봉쇄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삶을 생각하게 하고, 과거, 미래,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간극의 끝없는 깊이를 보여주고는 다리를 놓는 영화라는 얘기다. “현재란 선물이다”라는 본인의 생활철학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현재란 선물이다”
“뚜렷한 목표나 목적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편견을 가지거나 나름의 고집을 많이 부린 것은 아닌지 스스로 뒤돌아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모든 일에서 ‘현재란 선물이다??라는 것을 명심하고 나 보다는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해 나갈려는 마음입니다.”
1979년 의대를 졸업하고, “공직이 좋아 보여” 곧 바로 공직에 몸담았다가 수련과정을 마치고 전문의자격을 취득, 3년 남짓 병원에 취업하여 마취과장을 지냈다. 그리고 10여년 가까이 개원을 했고, “돈 버는 일에 적성이 맞지 않아” 다시 공직에 돌아 왔다.
사실 공직에 대한 뚜렷한 목표는 없었으나 “사업을 수행하면서 이뤄내는 작은 정성에 대한 보답에 너무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직원들의 발전하는 모습이 너무 좋다”라는 말 속에서 비춰지는 보건소 사업에 대한 열정만은 숨길 수 없는 듯 했다. 인터뷰 중간에 관계자를 불러 일일이 업무를 챙기고, 혹시 간과한 부문이 없는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변화를 일으키려면 조직 내부의 세세한 의견까지도 수용해야 한다는 자세다. 조직 구성원들의 생각이 언제나 합리적이거나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생각을 듣는다는 것은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변화를 불러 오는 작업에 동참했다는 생각을 하게 하여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신념이다.
○…치매관리 서비스 체계적 제공
강 소장은 올해 치매지원센터와 정신보건센터를 한 곳에 수용해서 업무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치매지원센터는 그 동안 면적이 협소하여 필수 시설 및 프로그램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에서 보건소의 역할을 증대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치매는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 견디기 힘든 심리적 고통과 신체적, 경제적 부담을 줍니다. 그러나 치매 문제로 인한 고통과 부담은 한 개인이나 가족의 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치매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치매관리 사업을 통해 기존의 시설수용 중심의 치매환자 관리에서 벗어나, 치매 예방 교육, 조기검진 및 치료 지원, 다양한 등록관리 및 재활 프로그램 제공, 치매 종합정보시스템의 구축 등 치매관리 서비스를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제공하여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강 소장은 이와 더불어 내년엔 지역 주민들의 수요도가 높은 한방진료 분야를 설치하는 한편 지역 의료기관에 공공의료 역할을 이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를 통해 취약계층에게 보다 폭넓은 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자기 자신의 평가에 둔다면
더욱 진실한 행복 경험할 수 있을 것“
○…만성질환 통합관리 바람직
“만성질환을 그저 보건소에서 신체적 질환으로만 접근하려는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접근을 통한 근본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의료서비스는 복지 서비스와 함께 제공되어야 효과적이라는 생각이다. “보건의료서비스 측면에서 볼 때 지금까지는 보건소에서 예방과 질병관리 사업을 개별적으로 실시해왔으나 앞으로는 서비스 수요자를 중심으로 통합관리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관점이다.
○…“정겨움이 구성원의 힘”
강 소장은 윤 동주의 ‘별 헤는 밤??을 좋아 한다면서 역사 서적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다고 했다. 춘추전국시대 등을 읽으면서 사적인 차원이 아니라 공적인 면에서 ??정치??에 대한 개념도 새롭게 정리되었었다고 했다. 직원들이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 그것이 결국은 보건소 사업에 보탬이 된다면 ??정치??를 긍정의 힘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자연 속에서 개인이란 아주 미미한 존재고, 시간으로 보면 과거와 미래를 이어가기 위한 순간적인 생명일 뿐입니다. 보건소장 직을 수행하면서 그런 사실을 좀 더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이뤄 놓은 성과에 대해 구체적인 보상을 하지 못했을 경우 그런 냉정함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보상이나 가치를 자기 자신의 평가에 둔다면 더욱 만족스럽고 진실한 행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 나오는 5단계 리더는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가 아니다. 오히려 말이 적고, 남의 말을 경청하고 목소리도 조용하다. 하지만, 목표에 대해서는 불굴의 의지를 갖고 집요하게 추구한다. 마치 덕장과 같다.
이날 취재를 마치고 강 소장과 함께 대사증후군 통합 관리 시스템 실시 현장을 둘러보면서 만나는 직원들과 오순도순 얘기하는 모습이 마치 오누이 같았다. 그런 정겨움이 구성원의 힘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보았다.
![](http://www.cdpnews.co.kr/bogunso/201003/201003_4.jpg)
▶“직원들의 발전에 보람을 느낍니다.”= 강 소장은 보건소를 둘러보면서 만나는 직원들과 오순도순 얘기하는 모습이 마치 오누이 같았다. 그런 정겨움이 구성원의 힘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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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 승남국장/hbs548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