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 카터 체임버스는 갑작스레 찾아온 병으로 입원한 어느 날, 대학 시절 철학교수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 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버킷 리스트’를 만들라고 했던 일을 떠올린다. 한편 재벌 사업가인 에드워드 콜은 돈 안 되는 ‘리스트’에 관심이 없다.
돈을 벌고 사업체를 늘리기에 바쁜 그는 인수 합병이나 고급 커피 외에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에드워드와 카터는 같은 병실을 쓰게 된다.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지만, 서로에게서 중요한 두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돌아보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 또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싶던 일을 해야겠다는 것- 영화 「버킷 리스트(Bucket List)」의 줄거리다.
함 진경 소장은 연세의대에서 영상의학과를 전공하고, 6년여 동안 춘천의료원에서 영상의학과장을 역임하다 2001년 하남시보건소장을 맡으면서 공직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러면서 세운 스스로에 대한 원칙이 “남을 배려하고,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임상의사로 진료 현장에서 환자를 접하다가 보건소에서 들어오면서 보다 많은 사람에게, 그리고 상대적으로 의료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담당하는 보건행정의 일선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너무 소중하다고 했다.
함 소장에 있어서 영화 「버킷 리스트」는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공직 생활, 특히 보건소 업무와 연관하여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을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고 했다. 우정과 사랑,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에 관한 상념, 여러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궁극적으로 인간 조건에 대한 성찰 등.
▶“원칙을 지키며, 항상 최선을 다 하자”
-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뛰쳐나간 두 사람은 ‘리스트’를 행동으로 옮긴다. 타지 마할에서 세렝게티까지,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허름한 문신 집까지, 구형 스포츠카에서 프로펠러 비행기까지, 함께 만든 리스트를 들고 열정적인 모험을 시작한다. 광대하고 아름다운 세상 속에서, 그들은 목록을 지워나가기도 하고 더해 가기도 하면서 어느 누구나 풀어가야 하는 어려운 문제들과 씨름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 그들은 진정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웃음, 통찰, 감동까지도...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고 최선을 다해 그 목표를 추구하는 일은 나이가 몇이든 어떻게 살고 있든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입니다. 누구나 ‘버킷 리스트’가 있을 수 있고, 누구나 사랑 받고 싶듯이 누구나 이루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린 종종 일상에 갇혀서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되며, 서글프지만 살면서 꿈을 좇기란 쉽지 않는 것 아닙니까?” 죽음이 사람의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 “이 영화를 보면서 새삼 보건소에서 일한다는 보람을 더욱 진하게 느꼈습니다.
환자를 보는 눈이 변하게 된 거죠. 환자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마음, 열심히 일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함 소장이 보건소 운영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가치로 두고 있는 사항, ‘주민과 더불어,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자’라는 것도 결국은 “삶의 질을 높이자”라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심뇌혈관질환 안전도시 체계구축 및 고혈압 당뇨병 등록관리 사업, 맞춤형 방문보건사업, 아토피 천식 예방관리사업 등도 궁극적으로는 함 소장의 보건소 운영에 대한 믿음, 즉 행복한 건강 도시 만들기라는 목표를 실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환자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마음
맡은바 주어진 책무에 열심히 일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
▶주민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 운영
광명시보건소는 올 7월1일부터 보건소에서만 관리하던 환자를 지역사회 중심의 체계적인 관리 구축을 위해 광명시의사회 및 약사회 등과 협력하여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광명시의 경우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에 의한 사망이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높기 때문에 심뇌혈관질환의 선행질환에 대한 예방 및 관리가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지역 병의원에서 고혈압, 당뇨환자를 등록하면 병의원에서 일차적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권유하게 되고, 광명시 고혈압 당뇨병 등록 관리센터에서 이차적으로 진료일자 안내, 질환교육으로 체계적인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장기치료 누락자 및 기피자의 경우에는 등록 관리센터에서 주지적으로 연락하여 치료를 권유하고, 90일 이상 미 치료자는 보건소 방문보건사업으로 연계되어 방문간호사가 직접 방문, 미 치료 사유 파악 및 치료를 촉구하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보건소에서 고혈압, 당뇨병 환자 진료비 및 약제비를 지원하여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지역사회 심뇌혈관질환 안전도시 체계 구축을 위해 의사회 등 관계 기관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그 입장에서 생각하라”
“만성질환 예방관리는 1개 보건소에서 32만명 광명시민 전부를 관리할 수는 없습니다. 지역사회가 전체가 고민하고 참여할 수 있는 만성질환 예방 관리체계, 특별히 광명시의 주요 사망원인이 되고 있는 심장질환 예방사업을 위해 건강도시 테마사업으로 심뇌혈관질환 안전도시 구축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기존의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금연, 운동, 비만예방관리 사업 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조기 발견 및 교육, 응급이송체계 구축, 자동제세동기(EMS) 설치 등 모든 보건사업의 구심점이 되는 사업을 연계하여 효율성을 높여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5년 뒤에는 심뇌혈관 질환에 의한 합병증 발생 및 사망률 감소 등 건강지표가 개선될 수 있도록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보건사업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함 소장은 모든 시민이 살고 싶은 행복한 건강도시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성과나 성공이 아니라 성공을 낼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것은 이타심에서 비롯된다는 관점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일을 해 보지 않으면 상대방의 상황을 인식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함 소장은 재직하는 동안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보건의료시스템과 도로, 교통, 공원, 녹지, 환경 등의 물리적인 건강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여 시민 스스로가 건강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시민 건강의 질을 높이고, 건강 불평등을 해소함으로서 진정한 건강도시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주어진 책무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었는가?
어떤 名醫도 전설적인 컨설턴트도 한 가지 증상만 듣고 문제점을 진단해 내는 사람은 없다. 증상과 원인,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구분해 내는 디테일에 대한 집중이 결국 차이를 만든다. 함 소장이 말하는 원칙이나 최선을 다한다는 것, 그리고 남을 배려한다는 마음도 결국은 이러한 세심한 관심이 빚어내는 작지만 큰 힘이다.
“천국에 들어가려면 두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군. 하나는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 다른 하나는 당신의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가?” ‘버킷 리스트’에 나오는 이 대사는 함 소장이 두고두고 가슴에 새기며, 실천해 나가는 공직생활의 보람이자 삶의 원칙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