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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보건소 배은경소장

텅빈충만, 상선약수 2011. 2. 24. 13:26

서울 도봉구보건소 배은경소장

2010년 7월 복지시대의 첨병
서울 도봉구 보건소

 

“카페 경험을 바탕으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소중한 자산”
도봉구보건소전경

“돈보다 희망을 키우는 소중한 경험”

서울 도봉구보건소 1층 로비엔 커피 전문점이 있다. ‘블루터치카페’-은은한 커피 향과 감미로운 선율의 유혹은 여느 커피전문점과 다를 바가 없다. 다른 점은 바로 정신장애우 바리스타가 커피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보건소가 정신 장애우들을 위해 직업재활훈련시설을 도입한 것은 이곳이 처음이다. 배 소장은 정신보건센터에서 관리하는 정신장애우 중엔 얼마든지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능력과 의사를 가진 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재활프로그램으로 카페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한다.

“처음엔 예산과 장소가 문제였습니다. 서울시로부터 2년 연속 정신보건사업 최우수구로 선정돼 받은 인센티브로 사업비 7000만원을 투자하고, 보건소 로비에 장소를 마련하여 지난해 4월1일 문을 열었습니다.” 블루터치는 정신적 건강을 뜻하는 ‘블루’와 감동을 준다는 ‘터치’의 합성어로 서울시의 정신건강브랜드다. 이곳의 커피는 한잔에 1000원. 커피를 팔아 거둔 수익금은 다른 정신장애우의 재활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

보건소내에 설치된 '블루터치 카페'카페 한쪽에는 수익금 적립현황을 담은 게시판이 있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금도 끊이지 않는다. 1일 평균 10만원 내외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수익금은 카페의 인건비와 재료비 등 카페 운영비로 활용하는 한편 정신 장애우들의 동아리모임을 지원하는 데에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영화와 요가, 볼링, 노래교실 등 회원의 취미활동을 지원해 궁극적으로 직업재활의 의지를 키워주고 있다.

재활훈련 뿐 아니라 직업 알선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통 1기에 4-5명이 재활훈련을 받으며, 최근 4기 훈련이 시작됐다. 지역 기업 및 사업장의 호응도 높아 훈련생의 절반 정도가 취업하고 있다. 장애우들이 제공하는 카페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 주민들이 되레 관심을 갖고 찾는 명소가 되었고, 카페를 통해 정신 장애우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무관심이 불식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바리스타는 3명. 짧게는 10년, 길게는 2, 30년 동안 방황과 은둔의 세계에 갇혀 있었던 이들이지만, 지금은 치료를 받으면서 당당하게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다. 사전에 2주간의 바리스타 전문교육을 받고 모두 4명이 격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6개월간 월급 26만4000원, 시급 4000원의 훈련수당을 받으며 재활의 의지를 살리고 취업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다. “돈보다 희망을 키우는 소중한 경험”이라는 것이 이곳 바리스타들의 한결 같은 소감이다. “카페 경험을 바탕으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라는 자신감은 그래서 한층 소중해 보였다.

“미니보건소서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

“보건소까지 일부러 갈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집 옆에 위치한 주민 센터에 가면 친절한 간호사가 혈압과 혈당을 체크해 주고 건강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상담해 줘서 너무 편리합니다.” 주민 센터에 민원 때문에 가기도 하지만 수시로 방문하여 자신의 건강을 점검하고 있다는 이 순례(여 65세)씨. 도봉구보건소가 올 4월부터 관내 13개 동 주민 센터에 운영하고 있는 『도봉- 건강 이음터』는 그야 말로 주민들의 건강을 이어주는 보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3개 동주민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건강이음터'동별 미니보건소 개념으로 질병예방에 대한 건강관리 의식의 제고는 물론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를 해주고 있다. U-헬스 전용 단말기를 이용하여 혈압, 혈당, 혈관나이, 스트레스, 콜레스테롤 등 개인 건강정보를 측정하는 한편 동 담당 간호사가 실시간 결과를 상담해 준다. 그리고 해당 주민에게 우편발송 및 전화 통보로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보건소 부서 별로 연계하여 환자의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체계를 갖췄다. 예를 들어 건강도시팀은 대사이상증후군, 방문보건팀은 방문보건대상, 재활간호팀은 정신보건 및 치매와 알콜센터 관련 사업을, 그리고 보건소 진료실 및 의료기관은 발견된 만성질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배 소장은 시스템 완료 시점이 되는 10월부터는 원격화상 진료 및 상담, 전문가의 상담이 가능한 홈페이지 개설, 네트워크 및 콘텐츠로 보건소 홈페이지에 누적자료 관리, 홈페이지 본인 사이트에서 자료 확인 및 진료자료의 입력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은 것이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나비효과”

■ 裵 恩 慶 소장은…

「유쾌한 나비효과」

배 은경소장은 최근 린다 카플란 탈러와 로빈 코발이 펴낸 「유쾌한 나비효과」를 틈나는 대로 읽고 있다.

“일상 속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훌륭히 완수할 때마다 칭찬을 해주는 것, 매일 각 업무에 5분만 더 투자해 맡은 일을 처리하는 것, 사랑하는 친구와 애인, 배우자 그리고 아이에게 `사랑해`라고 속삭여 주는 것. 이 작은 차이가 일과 인간관계, 인생을 유쾌하게 바꿔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작은 것이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나비효과를 이해함으로써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블루터치 카페」 운영

배 소장은 “한 해 한 가지의 새로운 사업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 같은 것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느끼는 성취감이 더 많은 일을 하게끔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직업 재활훈련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블루터치 카페」 운영이나 올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U-셀프 건강관리 사업」도 이러한 배 소장의 정성이 담겨 있는 알찬 결과물이다.

「블루터치 카페」는 보건소 1층에 카페를 설치, 운영하는 과정에 정신 장애우들을 참여시킴으로써 기존의 일방적인 수혜자가 아닌 주체로서의 역할 변화와 역량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가 있다.

-정신 장애우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라는 점에서 다른 보건소들로부터 벤치마킹이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신 장애우들이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지역사회에 머무를 수 있는 능력의 지표가 되며, 사회적 독립체로서 소위 주류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편의 시설 내에 장애우 현장 직업 재활 훈련기관을 운영함으로써 장애우들에게 직업 재활의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일반인들은 장애우와의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이들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어떠한 성과를 보이고 있나?

“정신 장애우에게도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 정신 장애우에게 백 마디 말보다 더 훌륭한 치료는 일자리를 주는 것이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은 정신 장애우에게도 마찬가지다. 어떤 장애든 일과 직업이 치료이상의 효과를 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신 장애우들을 일단 밖으로 유도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지만 블루터치카페 재활코스를 거친 장애우들에게 일자리를 제안하는 사회분위기를 확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현재 취업 훈련 경험자의 50% 이상이 취업 일선에서 당당하게 근무하고 있다.”

『도봉- 건강 이음터』 설치

배 소장이 ‘함께하는 웰빙 도봉'이라는 기치 하에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도봉- 건강 이음터』의 설치·운영이다.

주민의 접근성이 높은 동 주민 센터 내에 U-헬스 전용 단말기를 이용한 『도봉- 건강 이음터』는 “주민 누구나가 손쉽게 건강을 체크하고, 관리하여 스스로 건강을 지켜 나가는 시스템을 확립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령화 및 만성질환의 급증으로 주민 스스로의 지속적인 건강관리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마침 지난해 도봉구의 정보화 전략계획으로 네트워크 기반이 확립된 것을 계기로 이 사업을 실천하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지난 4월부터 인력이 상주하는 8개 동과 비 상주 동 5개 동 등 관내 총 13개 동에서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 주민 센터 내에 설치함으로서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 찾는 주민들의 이용도가 상당히 높다. 인력 상주 동의 경우 기간제 간호사가 일일이 건강상담은 물론 보건의료 서비스 전반에 관한 상담을 해줌으로서 동별 미니보건소 개념의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가 가능해 졌다. 질병의 예방에 대한 건강관리 의식제고는 물론 보건기관의 온라인 건강 상담으로 보건소의 신뢰성 확보 등의 부가가치도 얻고 있다.”

“마음을 읽고 실천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누구나 제안할 수 있다. 이를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 일을 통해 얻어지는 자긍심이 조직 발전의 기본이다.”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으면 누군가 더 잘하는 사업 형태를 벤치마킹 할 것을 권한다. 그 보다 더 잘하면 훌륭한 우리 사업이 되는 것이다.”

“직장은 즐거워야 한다. 직원들이 즐겁게 출근할 수 있도록 직장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에게 정성으로 친절하고, 자발적인 업무 아이디어도 더 많이 낼 수 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 어쩔 수 없이 부담은 수반되겠지만 그 만큼 보람도 크다. 참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너무 고맙다.”

“개업해서는 못하는 일, 그리고 개인적으로 엄두도 못 낼 업무를 보건소장으로 이룰 수 있다는 성취감이 무엇보다 큰 보람이다.”

“사소한 것이라도 조금의 변화를 주면 전체가 개선될 때가 많다. 창의나 혁신은 엄청난 결과의 산물이 아니라 작은 말 한마디에서도 이룰 수 있다. 유쾌한 나비 효과는 그렇게 만들어 진다.”

배 소장은 일을 통해 보람을 찾고 있다. 사소하지만 특별한 사람과 조직에 대한 성찰은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행하는 것이 힘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했다. 기업이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 한다.”라고 입에 달고 살면서도 고객이 무엇을 좋아 하는지를 파악하는데 소홀하고, 심지어 고객을 무시한다면 여자의 마음을 사기 어려운 남자와 다름없다.

배 소장은 고객의 마음을 읽고, 이를 실천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는 “지금까지 보건소를 방문하여 서비스를 제공받았다면 앞으로는 주민이 앉아서 보다 편안하게 건강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는 말 속에 모든 의미가 축약되어 있다.

배 소장이 말하는 변화와 易地思之는 고식적인 정책에만 집중 할 것이 아니라 주민이 모르던 요구사항을 찾아내 새로운 사업과 방안을 제시하는 블루오션 전략이며, 上善若水는 곧 이러한 인간관계의 성실함을 강조하는 실천전략이다.

황보 승남국장/hbs548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