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으로 읽는 마음 한 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텅빈충만, 상선약수 2023. 4. 20. 09:21

#. 우리는 자신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처음 감지하면, 즉 예상과 경험이 일치하지 않으면, 본능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면서 자신의 모델을 조절하지 않으려고 저항한다. 기존 모델을 눈앞 상황에 적용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뇌가 기존 모델로는 부조화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새로움을 수용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의 층위를 생성함으로써 기존 모델을 수정한다. 그 결과 돌연한 깨달음을 경험한다. [4장 불평형] 데이비드 맥레이니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 인터파크도서.

인간의 생각이 형성되고 변화하는 결정적 원리를 과학적으로 탄탄하게 분석한 이 책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비관주의를 뒤흔든다. 저자는 음모론자, 정치 극단주의자, 광신도 등 도무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의 신념이 한순간에 뒤집히는 순간을 포착하고, 심층 인터뷰와 뇌과학, 신경과학, 심리학 등 최신 연구를 망라하여 견고한 믿음에 균열을 내는 가장 효과적인 설득법을 제시한다.

사람들의 완고한 가치관은 물론 사회적 통념이나 규범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러나 인류는 노예제, 여성 차별, 동성 결혼 등에 대한 인식 전환을 통해 스스로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유연한 존재라는 사실을 입증해왔다.

어떤 생각은 바꾸는 데 100년이 걸리기도 하지만 어떤 생각은 한순간에 뒤집히기도 한다. 개인의 사고와 추론에는 한계가 있을지 몰라도 집단은 의견 불일치, 평가, 토론의 과정을 거쳐 결국 진실에 도달하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애초에 생각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했다면 우리 사회에 논증과 토론의 개념이 퇴화되었을 것이고, 진정한 변화를 맞이하기도 불가능 했을 것이다.

음모론자, 정치 극단주의자, 광신도 등 우리 사회를 마비시키는 광기가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책이다.

  [황보 승남 hbs5484@hanmail.net 사진 pixab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