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택근 소장은…
#1. “나무보다 숲다루는 보건사업”
황 택근 소장이 공직에 몸을 담게 된 사연은 1991년 양평군에서 외과의원을 개원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일선에서 진료 뿐 아니라 보건소와 한양대학병원 예방의학교실과 공동으로 렙토스피라, 유행성출혈열, 쯔쯔가무쉬 등의 열성질환 역학 연구에 동참하면서 공공보건사업에 대한 애정을 키웠던 것. 이에 앞서 공중보건의사로 3년간 의료취약지역 병원에 근무하면서 야간 응급환자 진료나 의료 취약 계층의 열악한 환경에 남다른 정성을 쏟았던 것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환자 개개인을 살피는 임상의사도 보람 있는 일이지만 나무보다는 숲을 다루는 보건사업이 새롭고, 흥미로웠습니다.”
1999년 12월 서울 성북구보건소 결핵관리의사로 공직에 발을 딛게 되고, 보건소 사업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위해 고려대학교 보건대학원에 입학, 보건소 결핵관리 사업에 대한 연구 논문으로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강남구보건소 의약과장으로 재직하면서는 정보기술을 보건의료에 접목한 취약계층 대상의 원격 영상진료 시범사업을 기획하여 2003년 4월 전국 최초로 실행했다.
#2. “창의성과 열정 발휘”
구로구의 비전은 “소통·배려·화합으로 함께 누리는 새 건강 구로”이다.
“급변하는 새로운 지식정보화 사회로 무한경쟁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보건소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그 변화란 내부로부터 외부로의 개혁이며, 일방적인 지시 통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보건소 직원들이 창의성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황 소장은 모든 직원들과 더불어 이러한 조직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구민, 보건소 직원, 지역사회 모두가 만족하는 최고의 보건소를 만들 어 나갈 수 있다는 신념이다.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양질의 보건의료 서비스를 통해 의료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지역보건의료계획을 내실화하여 질병 예방은 물론 건강 증진을 통해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하는 진정한 지역보건정책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보건정보체계의 구축으로 지역보건의료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는 실천전략도 “의료 및 보건영역에서의 민간부문과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겠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지털 모기방역시스템 구축 사례가 UN MDGs에서 초청 사례로 발표되는 등 성과가 높다.
“지난해 12월 태국 방콕 유엔컨퍼런스센터에서 19개국 60여명의 전문가와 관련 정책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유엔 밀레니엄개발계획(MDGs) 달성을 위한 아시아 태평양지역 회담에 참가하여 IT기술을 활용한 행정서비스 사례로 발표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의료-보건시설 및 IT 기술력이 부족한 남아시아, 동남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에게 구로구의 IT기술을 활용한 행정서비스를 소개함으로써 이들 국가에 대한 기술 전수의 교두보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보건소 직원의 창의적 사고,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 그리고 기관장과 구청장의 ICT에 대한 이해가 성공요인의 바탕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포집율이 향상된 모기포집기(버젼2)와 태양 판을 이용함으로써 전기가 없는 곳에서도 운용이 가능한 측정기 개발에 노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모기발생량 공개시스템의 고도화로 모기발생 예보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구로”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내년부터 저소득층 영아를 대상으로 출생 후 1년 동안 지출되는 의료비를 지원함으로서 자녀 양육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고, 국가 필수 예방접종 비용을 전액 지원하여 영유아의 건강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출생 후 의료비 지원 사업은 일부 보건소에서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 보건소에서는 1년 동안의 의료비 중 보인부담금을 전액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적절한 질병 치료로 합병증을 예방하여 건강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한편 출산 장려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사증후군 사업을 중점 과제로 선정했다.
“구로구의 10대 死因 가운데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흡연, 음주 운동 등 만성질환의 위험 요인인 건강행태도 서울시의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1단계로 지역보건의료계획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그 동안 단계별로 지역사회 현황분석, 우선순위 선정, 중점과제(안) 도출을 거쳐, 지난 10월 지역보건심의위원회서 중점과제를 최종 확정한바 있다.
9085 뱃살 탈출운동, 금연, 절주, 운동, 영양 등 건강생활실천 운동을 확산시킴으로서 건강행태 지표가 크게 개선되었다. 실제 남자 흡연율은 47.7%서 45.4%, 성인 고위험 음주율은 19.9%서 19.5%로 감소했으며, 성인 걷기 및 중강도 이상 운동 실천율은 70.1%서 75%, 성인 적정체중 인구 비율은 74.5%서 75%로 증가했다.”
-어린이 아토피 피부염 관리 사업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2009년도 서울시 시정연구논문으로 건강행정과 한 영곤 건강도시팀장과 함께 ‘어린이집 유아 아토피 피부염의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발표한바 있다. 이러한 연구 자료를 토대로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아토피 관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유아의 아토피 피부염 관리를 위해서는 학부모와 어린이집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한 전문교육과 더불어 급식개선, 그리고 실내 공기 질의 관리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90% 이상 아토피 피부염의 호전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3. “주민 주체 보건사업 전개”
구로구보건소의 취재는 올 연초에 계획되었다. 2008년부터 개발한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한 방역 시스템과 특허 출원 중인 디지털 모기발생 계측 장치를 지난해 말 방콕에서 열린 유엔 밀레니엄개발계획(MDGs)에 발표하여 큰 관심을 받았던 것이 직접적인 동기였다. 이 시스템은 스펀지 등 TV에도 소개되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황 택근소장이 “구청의 적극적인 지원과 직원들과 함께 이뤄낸 성과"라며 완곡하게 거절하여 인터뷰가 미뤄졌다. 그러다 지난 달 양평군보건소 진 난숙소장의 취재과정에서 진 소장이 적극적으로 추천한 것을 빌미로 차나 한잔 마시자는 기자의 강압(?)에 의해 성사됐다.
황 소장은 “개인적으로 공원도 있고, 장소도 넓어 지역 주민과 더불어 보건사업을 논의하고, 동별로 각종 건강경진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조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여 명실상부 주민이 주체가 되는 보건사업을 전개하고 싶다.”고 했다. 아직 공개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건강관리서비스제도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이 같은 사업 구상을 착실하게 준비 중에 있음을 비췄다.
이날 황 소장이 가장 즐겨 사용한 단어는 IT와 직원들의 창의력, 그리고 화합이었다.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첫 주문이 표지에 자신의 얼굴이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하는 사진이 실렸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성실하고 친절 하라”는 것, “친절과 청렴은 동일 어”라는 말 속에는 직원들이 만족하고, 신나고 즐거운 친절한 보건소, 지역사회 유관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최고의 보건소가 되겠다는 신념이 배어 있다.
황 소장은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영화 ‘미션’을 몇 번이나 봤다. “산을 옮길 강한 믿음이 있다 해도, 사랑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영화 속의 대사처럼 황 소장은 시종일관 차분하게 자신의 얘기를 다하면서도 직원들의 창의적인 노력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리더십이나 인간관계의 스타일에도 강함이 있고, 부드러움이 있다. 강한 사람이 돋보이기도 하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제 할 일을 다 하고 성과를 내는 사람도 많다. 부드러우면서도 때로 강할 수 있는 유연함이 강한과 부드러움을 모두 능가한다. 조직의 힘은 협력에서 나온다. 황 소장은 협력하려는 동기를 만들어 준다. 그러기에 비전이 있다. 비전을 가진 사람들만이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이 기회인 줄 알 수 있다.
【주요 약력】▲1983년 한양의대 졸업 ▲1986년 의학석사 학위 취득(한양의대 대학원) ▲1992년 의학박사 학위 취득(한양의대 대학원) ▲2002년 보건학 석사학위 취득(고려대 보건대학원) ▲2003년 서울지방공무원 중견관리자 과정 이수 ▲2009년 고려대학교 K-MBA 졸업 ▲1988년 일반외과 전공의 수료 및 전문의 자격취득(한양대 부속 병원) ▲1991년-1997년 한양외과의원 개원 ▲1997년-1998년 미국 미시건의대 방문교환연구원 ▲1999년 성북구보건소 ▲2001년-2004년 강남구보건소 의약과장 ▲2004년 7월-현재 구로구보건소장.
![](http://www.cdpnews.co.kr/bogunso/201011/201011_4.jpg)
황보 승남국장/hbs54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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