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으로 읽는 마음 한 줄

‘잠자는 이성’과 숨은 침묵

텅빈충만, 상선약수 2020. 5. 25. 11:51

'광장엔 광장이 없었다/ 광장엔 거대한 침묵이 있었고/ 어둠이 있었다' <강세환 시집 '면벽(面壁)'중 '면벽 55-광장'>

 

광장의 함성에 숨은 침묵도 생각하고, 촛불의 광휘에 가린 어둠도 발견하는 마음이 시인의 '면벽 정신'이라는 것. 그래서 촛불의 공동체 못지않게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자/ 촛불 하나 들고!'라며 촛불의 개별성을 예찬했다.

 

선승(禪僧)의 면벽 수행이 해탈을 지향하는 것과는 달리, 시인의 면벽은 일상과 사회를 응시하는 정신의 태도를 뜻한다. 그는 촛불 시위에서 표출된 공동체 의식을 예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촛불의 광휘’에 가린 숨은 침묵을 얘기한다. ‘아픔보다 더 아픈 것'이라며 겸손을 통한 발견의 시학(詩學)을 제시한다.

 

시를 우상화하지 않는다. 어떤 양극단에도 치우치지 않는 생각과 행동. 잠자는 이성을 생각게 한다. 그것만이 살길이라고.2019.8

【皇甫, 사진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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