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으로 읽는 마음 한 줄

‘나’에 대한 생각을 열어주는 힘

텅빈충만, 상선약수 2021. 10. 20. 09:21

#. 이 나이가 되니 곳곳에서 사는 게 뭘까?’라고 묻는다. 사는 게 뭐 별것일까. 태어나졌으면 열심히 사는 거고. 어려운 이들을 돕고 살면 좋고. 내 몫을 책임져주지 않을 사람들의 말은 귀담아두지 말고. 인생의 고비마다 되풀이하던 말이 있다. “그래, 산이라면 넘고 강이라면 건너자. 언젠가 끝이 보이겠지.” _8

 

#.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단어가 있다. ‘조촐하다아담하고, 깨끗하고, 행동이 난잡하지 않고, 깔끔하고, 얌전하다는 뜻이겠다. 조촐한 삶이 바로 내가 지향하는 삶이다. 황금 깔린 길이 아니라 자연의 냄새가 나는 길이 내가 추구하는 길이다. 복잡하고 호화로운 삶이 아니라 단순하되 맵시 있는 삶이 내가 원하는 삶이다. _175

 

#.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저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시작할까? 말까? 나 또한 내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숱한 고민을 했고 그때마다 되도록 단순하게 생각했다. “재밌으면 해보면 되지!” 모든 어른과 아이가 자기 인생에 마땅히 용기를 내면 좋겠다. _310-311.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장명숙(밀라논나) .

 

 

한국인 최초 밀라노 패션 유학생으로 알려진 밀라논나의 경력과 공력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어린 시절 외모 지적을 받아서 난 멋있어지겠다는 생각으로 패션계에 입문한 이야기, 유학생 시절 이탈리아에서 치열하게 공부했던 이야기, 일하는 엄마 시절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이야기, 성공 가도를 달리던 중 시련을 겪고 시야를 주위로 돌리게 된 이야기 까지. 밀라논나의 인생사와 경험이 촘촘하게 스며있다.

 

수직적인 권위는 내려놓고 수평적인 태도로, 옹골찬 시선과 자유로운 문체로 용기와 희망을 건넨다.

 

하나뿐인 나에게 예의를 갖출 것” “24시간을 알뜰히 살아볼 것” “조금씩 비울수록 편안해지는 것” “이해하고 안아주는 사람이 되어볼 것. 더 잘 살고 싶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노년의 삶은 두 가지 풍경으로 목격된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삶이 버겁거나, 나이가 들어서 비로소 여유를 즐기거나. 우리가 어떤 삶을 살게 되더라도 놓치지 말아야 할 태도가 있다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사는 세상이 유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덜 아프길 바라는 마음, 그런 마음에서 비롯한 발언과 움직임이 살 만한 공동체를 만든다. 사회적 책임의 동심원을 넓히는 모습, ‘에 대한 생각을 열어주는 힘이 있다.

 

[황보 승남 hbs5484@hanmail.net 사진 pixab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