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으로 읽는 마음 한 줄

“자신만의 ‘필요한 낭비’가 있다”

텅빈충만, 상선약수 2021. 8. 25. 08:01

 #. 예민한 사람은 미적인 부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제삼자가 보면 대부분 뭐라도 상관없는데라고 생각할 만한 부분이다. 예컨대 문서를 작성할 때 줄 바꿈위치를 어디로 할지 고민하는 행동을 들 수 있다. ‘내가 또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처음부터 그 작업을 포함해 업무를 생각하면 머리도 손도 거침없이 움직여 결과적으로 일의 속도도 빨라진다.(p.49)

 

#. 작게나마 달성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예민한 사람은 덮어놓고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스몰 스텝을 실천하면 이런 버릇을 조금씩 고칠 수 있다.(p.47)

 

#. “괜찮아요?”라고 묻지 말자. “무슨 일이에요?”라는 말도, 정말 잘못한 것이 아니라면 죄송해요라는 말도 금물이다.(p.127)

 

#. 사람은 몸을 움직이는 동안에는 과거를 돌이켜 생각하며 후회하거나, 내일 일을 걱정하지 않는다.(p.210)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니시와키 슌지

 

스스로 극도의 예민함에 시달리는 증후군을 겪은 정신과의사가, 독자와 같은 눈높이로 공감과 해결을 동시에 제시한다. 예민한 사람들은 타인과 세상의 자극에 마음의 상처를 쉬이 입는다.

 

옆 사람의 말 한마디, 먹는 소리, 옷의 감촉, 때론 글자의 줄맞춤까지 모든 게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관계 때문에 침울하거나 매사에 완벽주의 경향으로 일의 시작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처방의 핵심은 스몰스텝이다. 대화가 긴장되거나 모임에서 자신이 한 말을 자꾸 후회한다면 말하는 양을 10분의 1로 줄이고, 주위가 지저분하다면 눈에 보이는 범위만 치우고, 그리고 한번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드는 쉬운 시도들만 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자잘한 성공체험을 쌓는 것, 그렇게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며 자신감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맘에 든 습관을 몸에 익히면 반드시 편안해진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전문의가 실제로 효과를 본 습관들 중 내가 끌리는 것부터 골라 시작하는 한 걸음만으로 훨씬 쾌적하고 살기 편한 인생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런 습관의 가이드라인이 내 주변에 있고 없고의 차이는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에게 소진하는 일상에 큰 위안이 될 것이다. 예민함에 집착하기보다 자신만의 필요한 낭비가 있음을 인정하면 마음이 편하다.

 

[황보 승남 hbs5484@hanmail.net 사진 pixab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