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Service

馬耳山-송광사, 2024, 봄

텅빈충만, 상선약수 2024. 5. 9. 13:18

馬耳山 탑사

馬耳山 탑사로 들어서는 순간 탄성이 절로 솟는다.

외줄 탑과 원뿔 탑 등은 생김새도 쌓아올린 양식도 제각각. 이 자연석 석탑은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자연석 탑 이다.

그 중에서도 대웅전 뒤의 부부탑인 천지 탑이 일품. 오행을 뜻하는 다섯 개 탑의 호위까지 받는 위엄이 있다. 제일 위쪽에서 아래의 모든 탑들을 호령한다.

다듬지 않은 돌을 하나하나 원형으로 쌓아 올라가다가 중간에 합쳐진 양이 틈새하나 없이 정교하게 짜 맞춰져 완벽하다.

반변 대웅전 앞쪽의 돌탑들은 외줄로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다. 자연석을 생긴 모양 그대로 차곡차곡 쌓아 올렸을 뿐이다.

언뜻 보면 한줄기 바람에도 금방 무너져 내릴 것만 같다. 하지만 몇 백년의 세월 동안 그 어떤 강풍에도 견뎌왔다.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는 않는 신비한 돌탑이다.

송광사

부처님, 가르침, 승가를 가장 귀한 보배라고 한 까닭은 무엇일가?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영원한 세계, 진리의 세계에 다다를 수 있으며 우리들 존재의 원천인 본래의 나, 참 나에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값이 없는 보배요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이다. 불교의 신앙은 바로 그 보배를 향해 가는 것이다.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승가에 귀의합니다 하는 이른바 삼귀의(三歸依)가 바로 그것이다.

이 세상 어떤 것 보다도 보배롭고 소중한 세 가지 보배를 향해 내 모든 것을 다 하겠습니다.하는 의지의 표현이 삼귀의인 것이다. 따라서 삼보에 귀의하겠습니다하는 말은 나는 "이렇게 살겠습니다." 하는 삶의 방향과 목표를 고백하는 서원이요 다짐이다.

이처럼 부처님, 가르침, 승가야말로 불교를 받치는 세 기둥이요 불교를 불교이게 하는 세 가지 요소이다. 그래서 한국 불교에는 일찍부터 세 가지 보배를 가리키는 삼대 사찰이 있고 이를 삼보사찰(三寶寺刹)이라고 한다. 곧 경남 양산의 통도사, 경남 합천의 해인사 그리고 전남 순천의 송광사이다.

통도사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있기 때문에 불보사찰(佛寶寺刹), 해인사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대장경의 경판이 모셔져있기 때문에 법보사찰(法寶寺刹), 그리고 송광사는 한국불교의 승맥(僧脈)을 잇고 있기 때문에 승보사찰(僧寶寺刹)이라고 한다.

원효스님께서도 "돌아가는 바 그 하나인 마음(一心)이 바로 삼보인 것이다"라고 했는데. 마침 초파일을 앞두고 있어서 대웅전 앞마당에는 수많은 연등이 장관을 이루었다. 연등의 그림자가 현세와 사후를 잇는 징검다리처럼 느껴져 묘한 감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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