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대의 주역, 보건소장

박 판순 인천 중구보건소장

텅빈충만, 상선약수 2013. 3. 26. 10:30

 

 

 

“능동적 보건의료서비스 제공”

 

“남에게 폐는 끼치지 말아야…”

항상 변화에 대응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라.

고민하고, 노력하라. 그 만큼 주민들이 행복해 진다.

 

어떤 일이 든 일단 시작하면 완벽하게 한다고 소문나서일까. 깐깐한 ‘공무원’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인천 중구보건소 박 판순 소장과의 인터뷰는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 같았다. 그녀의 말투나 행동이 과장됐었다는 얘기가 아니다. 일에 대한 열정, 어떤 주제를 꺼내도 그 얘기에만 집중해 빠져드는 모습이 때로는 소녀 같고, 가끔은 여장부 같았다. 50대로 보이지 않는 단정함과 미소, 무엇보다 밝은 표정이 그녀의 ‘지금’을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보건소 업무에 무한 애정

1981년 인천시가 경기도에 속해 있던 당시, 9급 공무원 공채에 합격하여 운 좋게(?)도 자신이 희망 1순위로 지망했던 중구보건소에 발령받은 후 지금까지. 주경야독으로 일관했던 그 숱한 기간 오로지 보건소 업무에 무한 애정을 퍼부었던 정열.

 

건강보험료를 장기간 체납하여 보험가입자임에도 불구하고, 자격이 박탈되어 건강보험의 사각지대에 처해있던 노인들을 찾아내어 관내 기업체 및 건강보험공단의 협조를 얻어 의료혜택을 받게 했다. 이 일은 박 소장 자신에게도 소중한 기억이지만 현재 범국가적으로 이들에 대한 다각적인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으로 남는다.

 

보건소 업무에서 ‘영양’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영양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영양플러스 사업을 모범적으로 실시하여 전국적인 확대에 일조를 했으며, 올바른 식 습관 형성을 주제로 한 창작 인형극 공연은 주민들의 열렬한 호응은 물론 성인 인형극으로 발전하여 공연수익을 결식아동 돕기 사업에 기여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그런 그녀가 최근 동분서주하면서 열심히 메 달린 책무가 영종지역에 도시보건지소를 유치하는 일이다.

 

“현재 영종보건지소는 지난 89년 옹진군에서 중구로 편입될 당시의 보건지소로서 1차 진료 중심의 제한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영종하늘도시가 단계적으로 완공되어 입주가 시작됨에 따라 주민의 의료서비스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1만세대가 넘는 가구가 모두 입주할 경우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지역주민에게 균등한 의료서비스 제공은 물론 당장 취약계층 보건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도시보건지소 설치가 필요합니다.”

 

영종도는 올 2월말 기준으로 인구수가 4만여명에 달해 중구 전체 인구의 38.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영종도와 용유도를 매립한 부지에 인천공항이 개항하고,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각종 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영종도 지역에 영종하늘도시(10,405세대)가 단계적으로 완공되어 입주가 시작됨으로써 인구유입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통, 보건, 복지 등 기반시설이 태부족인데다 민간의료기관도 공항 배후도시인 운서동지역에 밀집되어 있어 취약계층의 보건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져 주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의 건강형평성 및 보건의료서비스 접근성 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인 보건사업의 추진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용유 및 영종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이동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으나 취약계층 중심의 집중 보건사업은 물론 차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주민건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도 도시보건지소 설치에 대한 정책 차원의 지원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밥값은 하고 있는지”

“남에게 폐는 끼치지 말아야…”

가장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단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러기 위해. 항상 변화에 대응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라. 고민하고, 노력하라. 그 만큼 주민들이 행복해 진다. 박 소장의 요지는 주민들이 보건소에 와서 보건소는 뭐가 달라도 다른 곳, 그래서 행복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이 지치는 것은 부지런히 움직일 때가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라고 한다. 박 소장은 만나면서 일하고 사는 인간에 대한 믿음, 그리고 인격에 대한 신뢰가 정말 주민에게 필요한 보건소를 만드는 요체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박 소장을 일컬어 CEO같다는 평가가 결코 낯설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그 만큼 조직에 대한 자신의 철학이 분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농담처럼 “월급 받을 때 마다 밥값은 하고 있는지”를 자문한다는 것도 어쩌면 자신에 대한 다짐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것 내에서 열심히, 그리고 정직하게 살아갈 용기를 솔선하고 있는 셈이다. 조직은 그래서 발전한다.

 

윤 재근교수(한양대)의 장자, 공자, 노자, 맹자 시리즈를 틈만 나면 읽고, 직원들에게 선물 한다. 단순히 소외된 약자를 어루만지고 보듬어 안는 것이 아니라 유머와 재치를 잃지 않고 그들과 희로애락의 일상을 함께 나누는 것. 공감과 치유는 바로 그 대목에서 시작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나직한 목소리로 전달하기 위함이다. 그건 박 소장이 일궈내는 사업적 완성도보다 더 소중한 태도와 진심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어쩌면 나만의 행복만이 아닌 모두의 행복을 추구해야하는 사명감일수도 있다.

 

행복의, 즐거움의, 성공의 조건은 상대방의 관점으로 통찰력을 가져 보라는…. 배려의 미학이 스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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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지역 도시보건지소 설치 시급”

 

유입인구 급증, 보건의료서비스 접근성 개선해야

지역사회 중심 통합적 치매관리시스템 구축

 

-영종 및 용유지역의 이동진료소 운영은 어떻게 하나?

“진료업무는 요일별로 구분하여 주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내과 및 한방, 예방접종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치과 진료의 경우 영종도 지역은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용유도는 목요일부터 금요일 까지 실시한다. 또한 건강사업으로 체성분 측정. 체력측정, 영양상담 및 금연클리닉(금연상담 및 CO측정), 영양플러스 운영(임산부 및 영유아 대상 영양교육 상담)사업을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모자보건 사업을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혈액검사는 매월 첫 번째와 세 번째 주 화요일, 그리고 골밀도 검사, 치매관리는 매주 화요일, 정신건강 관리 및 교육 사업은 매주 목요일에 실시한다. 진료를 원하는 용유. 영종 주민들은 진료별 해당 요일에 각 이동보건소(용유보건지소. 영종보건지소)를 방문하면 편리하게 출장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국내 최초로 금연 성공을 위한 건강통장을 출시하여 화제가 된바 있다.

중구농협지점과 민관협력으로 ‘꿩(Health) 먹고 알(Money)먹고' 금연 성공을 위한 건강통장을 출시하여 주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건강통장은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등록하는 흡연자중 희망자에 한해 가입하되, 금연성공 시 금연특별우대금리를 적용하여 5%의 높은 이율을 지급하고 있다. 이 상품은 3년제 적금으로 5만원(1일/담배 반 갑)에서 20만원(1일/담배 두 갑)까지 선택하여 불입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금연성공이 이루어질 경우에 높은 이율을 적용받게 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민관이 협력하여 일반 시중보다 상향된 금리를 적용함으로서 흡연자들의 금연을 유도하여 건강에 이로울 뿐 아니라 경제에 좋은 재테크 수단이 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낳는 신개념 건강통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도서지역이 많고, 노인인구 비율이 13%에 달하는 등 지역특성 상 보건사업 수행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소중심의 1:1 접근에서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직장, 학교, 경로당 등 생활 터 중심으로 사업을 발굴하여 추진하고 있다. 건강생활실천 분위기 확산을 위해 올해부터는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의 일환으로 우리 회사 건강주치의, 건강아파트 만들기 등 능동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국가적 시책인 출산장려 및 임산부관리사업과 노인보건 사업이다. 저 출산 현상의 사회 경제적 파급효과가 막대하다는 점에서 임산부 지원, 난임부부 지원, 산모신생아 도우미 지원, 임산부 건강교실 운영 등의 기존 사업들을 영양플러스 사업과 연계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기반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영종 하늘도시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이들에 대한 지원이 더욱 시급한 실정이다. 도시보건지소가 조속히 설치되어야하는 연유도 여기에 있다.”

 

-노인보건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치매조기발견을 위한 검진 및 교육홍보와 치매등록관리 등 대상자별 다양한 서비스를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 특히 자원봉사단과 치매 가족모임, 지역사회 연계망 구축, 운영위원회 운영 등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적인 치매관리시스템을 구축함으로서 다양한 품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 치매노인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분담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주요 약력】▶직급: 기술서기관(4급) ▶학력: 2004년 가천의대보건대학원 보건학 석사, 2009년 가천의과학대학교 대학원 보건학 박사 ▶경력:1981년 인천시 중구보건소, 1993년 인천시 동구청, 2000년 인천 동구보건소장, 2010년 8월-현재 인천 중구보건소장 ▶논문:「사회적 교류 및 가족구성 형태가 노인의 건강생활실천 행위에 미치는 영향(2004.8), 「추적관찰에 의한 일부지역 노인의 금연 및 금주관련 요인(200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