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대의 주역, 보건소장

김 미경 경북 경주시보건소장

텅빈충만, 상선약수 2014. 6. 30. 14:18

 

 

 

“보건 사업은 가슴으로 일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지지를 받는 것 같습니다.”

 

 

 

■김 미경소장은…

○…약속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했다. 그날따라 김 소장의 일정이 30분 단위로 빡빡했다. 서울로 돌아갈 열차 시간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마침 지역 주민의 높은 호응 속에 개최하고 있는 '제30기 시민보건대학' 개강식에서 인사 차 들린 정 강수경주시 부시장은 “스타 소장”이라며 “전국 최고의 보건소”라고 추켜세웠다.

 

 

그런 분주한 가운데서도 김 미경 소장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늘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나 스스로는 물론 주위가 조금씩 긍정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즐거울 뿐입니다.”

 

 

혹시 일 중독이 아니냐고 물었다. “난 이 일이 재미있어요. 궂은일, 주판알 튕겨가며 손익 따지는 일들이 나한테 떨어지면 겁도 없이 그냥 했어요. 순진하게, 그러면서 전략도 만들어 가고…" 안팎으로 도와준 이들 때문에 일이 재미있다고 했다. 보건소 이야기만 나오면 그의 사람 좋은 이목구비에 뿌듯한 미소가 번졌다. 의대졸업 후 개업하지 않고 보건소에 '승부수'를 던진 건, 아직 할 일이 많은 김 소장에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보건소에서 공직의 보람을 만끽하고 있는 만 48세, 김 미경의 인생에 약(藥)이 된 건 분명해 보였다. 일하는 행복.

 

 

○…인터뷰하는 내내 김 소장은 유쾌했고, 많이 웃었다. 무엇보다 말을 맛깔스럽게 잘한다. 구수한 사투리로, 때로는 단호한 목소리로, 논리정연하게 말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참 씩씩하고, 용감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영남의대를 졸업, 지난 1991년 4월 지방의무사무관으로 특채돼 경주시 보건소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한데 이어 만35세가 되는 2000년 보건소장으로 승진하여 지금에 이르기 까지. 정 경수경주시 부시장의 말처럼 그는 스타 반열에 오른 공직자다. 일 때문에.

 

 

1995년 정부가 지역보건법 제정과 관련한 농어촌지역 의료개선사업의 일환으로 개최한 지역보건사업 의료계획에서 당당히 최우수상을 수상하여 25억원에 달하는 국고지원을 받아 낸 것. 1999년 건강증진사업 전국 1등, 그리고 2012년 감염병컨퍼런스서 대통령상 수상 등. 수 없는 수상 실적이 증명하듯 경주시보건소가 선도적으로 실시하는 사업은 보건소 업무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 새 정부 출범이후 3월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일선 보건기관의 보건소장으로서 대통령과 헤드테이블에 동석하여, 4대 중증질환자의 급여 확대와 관련한 문제를 발표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김 소장은 우리 주변에서 암 뇌졸중 같은 질환에 돈이 없어 치료 중단하는 사례와 건강보험제도와 의료 급여제도가 있지만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나, 건강보험 급여가 되지 않는 항목 등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날 박대통령은 김 소장의 발표를 들은 뒤 “고통을 당하기전 선제적으로 질병을 예방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일선 현장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달라”고 격려했다.

 

 

○…'도전'은 김 소장에게 꼭 맞는 단어다. 그의 인생 핵심 단어이기도 하다. 도전할 때의 흥분과 떨림과 기대감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

 

 

“매년 조금씩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일을 하다 보니 업무성과도 그 만큼 키가 쌓이듯 채워지는 거 같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어 새롭게 발전시키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일 먼저 앞장서서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그런 가운데 조직 문화도 한걸음씩 진보해 나가는 것입니다.” “알고 있다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하는 것입니다.” “후회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고, 깨끗이 승복할 줄 아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래서 그 차이를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꿈은 실현시키기 위해선 계획만 세워서는 안 됩니다.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모든 업무가 좀 더 체계적이고 시스템화 되어서 치밀하고 유기적으로 진행되도록 해야 합니다.” “약간 열심히 하는 것이 약간 태만한 것과 얼마나 다른 결과를 보이는지…”

 

 

김 소장은 ‘설득의 달인’으로 불린다. 상대방의 논 높이에 맞춰 생각하고, 실천한다. 조용한 소통인 셈이다. 조직 문화에 적응해서 우수한 사업을 만들어내는 것은 조율과 균형의 묘수를 체득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조직의 리듬에 맞춰 신속 정확한 셋잇단음표로 살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보건소의 「비슷비슷」한 사업에 이 같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불어 넣은 결실이다. 구성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업이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이를 지역 특성에 맞게 특화하여 열정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사업의 효과를 최대한 높이고 있다. 인터뷰하는 동안 끊임없이 쏟아내는 이러한 열정. 결국 김 소장의 키워드는 사람이었다.

 

 

○…“지역사회에서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할 뿐입니다. 이 기회를 그냥 방치하고 소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누는 것이 진정한 가치고 행복한 것입니다.”

 

 

김 소장은 “사업 담당자의 업무 능력이 주민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킨다.”고 했다. 고식적이고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사업 목표 달성에 연연할 것이 실제 주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그래서 보건소가 중점 실시하고 있는 보건소 통합건강증진사업 확대, 취약계층 대상의 맞춤형 보건의료서비스 제공, 시민보건대학, 그리고 타 지역과 차별화된 주민건강지원센터 운영 및 힐링시티 조성 등 주민 밀착형 건강증진 프로그램은 항상 주민들로 붐빈다.

 

 

학습 동아리 운영이나 벤치마킹에 정성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직원 스스로 능력개발 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직장 분위기를 변화시켜 나가는 한편 자율적 공동학습을 유도하여 업무의 전문성을 제고했다.

 

 

그가 바쁜 가운데서도 격주로 대구에서 열리는 독서 클럽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새로운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더 먼저 가기 위한 스스로의 다짐이다.

 

 

“일을 하면 할수록 해야 될 일이 많고,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모든 사업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보건 사업은 가슴으로 일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의 지지를 받는 것 같습니다.”

 

 

김 미경의 인생엔 쉼표가 없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을 ‘열심히 많이’ 했지만, 그의 가슴속에 늘 빛나는 북극성은 따로 있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 시대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었다는 평가. 보건사업의 발전 과정에서 작은 주춧돌이 되었다는 관심, 한국 건강 일번지 보건소장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대신 일류로."

 

 

황보 승남국장/hbs54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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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새 정부 출범이후 3월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김 소장은 일선 보건기관의 보건소장으로서 대통령과 헤드테이블에 동석하여, 4대 중증질환자의 급여 확대와 관련한 문제를 발표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사진 왼쪽이 김미경소장>

 

 

 

“Healing City, 한국 건강 일번지 보건소”

 

보고, 듣고, 즐기는주민건강지원센터」운영

건강 체험-라이프스타일 진단, 건강한 삶’ 지향

 

 

경북 경주시보건소(소장 김 미경)는 보건소 통합건강증진사업 확대, 취약계층 대상 맞춤형 보건의료서비스 제공, 저출산 대응 및 미래세대 투자 강화 및 정신건강증진사업, 타 지역과 차별화된 주민건강지원센터 운영 및 힐링시티 조성을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주민건강지원센터는 건강체험관 운영을 중심으로 운동, 영양, 치아건강 등의 통합적 건강교육과 함께 맞춤형 건강 상담, 건강정보제공을 통한 평생건강관리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여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 이와 함께 경주시 보건소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출산인식개선의 일환으로 “동생이 필요해요란 연극공연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출산장려 교양과목 설치와 홍보연극단 운영 등 다양한 주민인식 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경북도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 사업은 다른 지역의 벤치마킹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또한 치매쉼터 운영, 치매상담센터 노인 인지강화 프로그램도 큰 효과를 거둬 2013년 경북도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주민건강지원센터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통합적이며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2007년 국비공모지원 사업으로 사업비 54억을 들여 건평 2,460㎡(지하1층 지상3층) 규모로 2012년 5월 건립되었다. ‘보고, 듣고, 즐기는 건강체험-라이프스타일 진단으로 건강한 삶’을 지향하고 있는 주민건강지원센터는 평생건강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여유롭게 건강을 재충전 할 수 있도록 1층부터 3층까지 건강체험관, 구강건강실, 영양교육실, 운동처방지도실, 보건교육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마다 연간 2만명이상이 다녀가는 등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다.”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관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같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강, 금연, 질병관리, 영양․비만, 스트레스, 절주, 응급처치, 운동, 위생건강의 9개관으로 재미있는 동영상 컨텐츠 체험실로 구성되어 있다. 체험 후 결과지를 근거로 건강교육과 개인에게 맞는 건강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강건강실에는 유아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다 이용할 수 있도록 양치대 높이 조절이 가능한 18개의 양치체험장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꾸며진 구강교육장, 치과치료체험장을 설치해 놓았다. 운동처방지도실에는 체지방 등 기초 체력을 측정하고 나에게 맞는 운동방법에 대해 상세히 지도 받을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형 운동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영양교육실은 조리실과 시식실을 갖추어 대상자별 다양한 통합형 패키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Healing City조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위대한 자연문화 유산을 갖고 있는 경주에서 마음을 치유하고 행복을 충전할 수 있는 곳, 현대인의 버킷리스트가 될 수 있는 힐링시티 경주 조성사업을 2013년부터 시작하여 전국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힐링 로드 조성 및 힐링 로드맵 제작 및 출판, 힐링앱(app)제작, 힐링네트워크 조성을 위한 힐링마크 제작, 힐링인증제 구축으로 지역의 풍부한 자원을 네트워킹하고 있다. 경주시민 행복 만들기 사업으로 힐링아카데미를 매달 개최하고 있으며, 전 국민 가족공동체 기반조성을 위한 힐링컨텐츠로 5-step힐링 프로젝트를 운영하여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 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은?

“정기적인 힐링세미나 개최와 힐링마크를 디자인한 오창섭 교수를 비롯하여 많은 힐링전문가들이 힐링아카데미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5-step힐링프로젝트 운영으로 전국에서 1박2일 동안 머무는 관광으로 힐링메카로서 경주를 홍보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국제힐링센터 개관 및 섭생센터를 유치함으로서 세계적인 힐링시티 경주로 발 돋음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힐링 사업을 통해 감사와 사랑이 있는 지역사회로 변하고 있으며, 건강과 치유의 환경과 음식, 놀이문화들을 개발하고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힐링콘텐츠 개발을 통해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경주가 현대인의 힐링 버킷리스트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민관협력의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를 통한 만성질환 관리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2012년 질병관리본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후 운영하고 있는 민관협력 보건소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에서는 65세 이상 고혈압ㆍ당뇨병 환자에게 치료비 혜택, 진료일정 알림(SMS, ACS) 및 전화상담, 자가 관리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의원 73개소 중 53개, 약국 113개소 중 94개가 참여하고 있으며, 경주시 30세 이상 고혈압당뇨병 추정환자 77,316명 중 11,870명이 등록했다. 고당등록교육센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뇌졸중․심뇌혈관질환 등 합병증, 장애예방 및 사망률을 감소시켜, 시민의 건강생활 보장 및 미래의 사회경제적 부담 경감에 일조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강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2016년 까지 3년 간 건강수준 및 보건의료수준이 낮은 건강취약지역인 황남동 지역에서 주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민·관 협력형 건강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물리적 환경개선은 물론 사회적·경제적·문화적 환경을 종합적으로 개선하여 주민의 삶의 질을 높여 나간다는 구상이다. 마을단위의 공동체 복원을 통한 사람중심의 건강도시를 구현한다는 기치아래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보건소의 미래 설계는?

‘모든 시민이 행복한 “건강+힐링” 도시 경주, 즉 ‘행복한 건강도시’, ‘나눔의 힐링도시’, ‘만드는 창조도시’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행복한 건강도시’를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터 만들기, 건강한 심&뇌 프로젝트,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제공 사업을 추진하고, ‘나눔의 힐링도시’를 위해서는 힐링 도시, 고령친화 도시, 건강안전망 프로젝트를, 그리고 ‘만드는 창조도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활동적 생활 도시, 안전 & 환경 도시, U(New)-건강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