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대의 주역, 보건소장

김 영범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재활의학과장

텅빈충만, 상선약수 2014. 8. 28. 10:43

 

▶김 과장은 병원에서 환자를 대할 때 易地思之의 자세로 맞는다. 만약 환자가 내 어머니이고, 내 자녀였고, 내 집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마음. 그런 마음으로 환자와 가족들을 대해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항상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고민해주며 치료의 손길을 주는,

 그런 따뜻함이 느껴지는 의사"

 

 ■김 영범과장은…

 

 ○…김 영범과장은 서울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하다 의대로 옮겨 의사가 된 좀 특별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남달리 화학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과학고 출신이라는 특성이 있었고, 화학경시대회에서 수상한 것이 화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그러나 강원도 홍천에서 사병으로 근무한 軍 생활은 자신의 삶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더불어 사는 삶, 자신이 천착하는 세계에서 스스로 일궈내고 싶은 일들에 대한 상념 등. 주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야 하는 순수과학인 화학보다는 사람을 대하고,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용 학문인 의학을 선택하게 된 동기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만큼 스스로에게 넘치는 기쁨은 없다고 봅니다. 그것이 가장 진실하고 소중하고요.”

 

재활의학을 전공하게 된 것도 일단 의사라는 큰 틀에서의 꿈은 이루었으나, 자신을 더욱더 잘 쓰일 수 있게 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람과 만나고, 사람과 부딪히며,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에도 잘 맞았다.

 

 “현대의학에서 환자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환자와 많이 부딪히며, 환자의 기능과 문제점을 잡아주고, 체크해주고, 치료해 주기 위해서 가장 많이 환자들과 접촉하는 科가 재활의학과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재활의학을 전공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요.”

 

근골격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침습적인 시술보다는 인간의 정상적인 생체역학에 근거하여, 운동과 재활치료로 근본 원인 제거와 치료를 시도한다는 면에서 그 어느 科보다도 매력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어떤 의사로 기억되고 싶은지?

 “의사에게 전문지식과 술기는 필수이며 기본입니다. 이것이 부족하게 되면, 아픈 몸을 치료받으러 온 환자에게 도움은 커녕 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고식적인 말이지만 일단은 실력 있는 의사로 기억되고 싶지만 더 중요한 것은 따뜻한 의사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과, 그냥 하는 말은 환자가 먼저 알아봅니다. 항상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고민해주며, 치료의 손길을 주는 그런 따뜻함이 느껴지는 의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김 과장은 병원에서 환자를 대할 때 易地思之의 자세로 맞는다. 만약 환자가 내 어머니이고, 내 자녀였고, 내 집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마음. 그런 마음으로 환자와 가족들을 대해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의 특징은?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명품재활전문 공공병원이라고 자부합니다. 정부에서 모든 국민들이 최고의 재활 치료 서비스를 받게 하려고 많은 돈을 들여서 만든 병원인 셈이죠. 이전까지는 대구산재병원이라고 불려서 아직까지 산업재해 환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이라는 편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모든 환자들이 이용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입니다.”

 

실제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의 재활시설은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선진적이다. 단적인 예로 치료 효과가 좋고, 환자 만족도 또한 매우 높은 20m 재활치료 수영장은 시설이나 규모면에서 단연 전국 제일이다. 이와 더불어 삼성의료원 주임교수 및 재활의학회장을 역임한 이강우 병원장을 필두로 의료진 및 스탭 등 인적 풀도 탄탄하다.

 

-재활의학 분야의 역할은?

“병원의 다른 여러 과에서 수술 등으로 치료하여 생명을 유지하고 급성기 상태를 잘 넘긴 것만으로 치료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응급상황에서 생명유지를 위해 이루어지는 치료와 더불어 향후 남은 삶을 최대한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아가기 위한 재활치료는 그 보다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뇌경색이 발생하여 몸의 한쪽이 마비가 되었을 때, 여생을 방안에서 떠먹여 주는 밥을 먹으며 산다는 것은 그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이 때 삶의 질을 올려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재활의학과의 몫입니다. 여생을 방안에서 보낼 분을 걷게 만들어서 산책도 하게 해드리고, 식사도 혼자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 주는 동반자, 그것이 재활의학의 본령입니다.”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병원 내에 조직된 ‘디딤돌 의료봉사동호회’의 총무를 맡아 회원들과 더불어 각종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의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정기적으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많은 회원들이 편히 쉬어야 할 주말에 자발적으로 자녀들을 비롯한 가족들을 데리고 참여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사실 의료봉사라는 것이 의사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항상 뜨거운 이웃사랑과 나눔의 마음을 가지고 주말 봉사에 같이 참여해 주시는 모든 봉사회원 여러분들께 항상 감사의 마음으로 뜨거운 동료애로 화답하고 싶습니다.”

 

‘디딤돌 의료봉사동호회’는 보여주기 식의 일회성 봉사가 아닌 지속적인 진료와 관리를 위해 현재 경산에 대동시온재활원과 대구 북구의 복음재단시설에 번갈아서 격월로 의료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김 과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그래서 항상 “미움은 다툼을 일으켜도,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린다.”는 잠언을 가슴에 간직하고 생활한다. 진료 책상의 정 중앙, 가장 보기 쉬운 곳에 올려놓고 가슴에 새긴다.

 

 “진료를 하다보면 직원 동료들 간에도, 환자나 가족들을 대할 때, 마음이 힘들 때가 있습니다. 나도 부족한 인간이니 당연한 일입니다. 오해가 생기거나 마음이 어려울 때, 이 구절은 나에게 많은 힘을 주고, 다시금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대할 수 있는 능력을 줍니다.”

 

시간이 날 때면 틈나는 데로 성경책을 주로 본다. 그 책 안에는 부족한 사람으로서 매일 매시간 솟아나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이겨 낼 힘이 있으며, 항상 진정한 사랑의 마음으로 환우와 가족들을 대하고, 자신에게 주어지 의업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이 들어 있다고 굳게 믿는다.

 

 “성경은 낮아지는 삶을 살며, 소외되고 어려운 분들을 위해 희생할 마음을 갖게 해주고, 항상 정의롭고 진실하게 살게 해주는 내 인생의 길잡이 같은 책입니다. 성경책 자체가 분량이 워낙 많아 한번 읽기도 힘들다 보니, 다른 책을 읽기가 쉽지가 않지만 가끔 역사를 좋아해서 우리나라의 역사나 서양사에 대한 책들을 읽습니다.”

 

【취재 後記】인생의 '성공'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만족스러운 직업, 재정적 안정, 행복한 가정, 건강한 신체, 좋은 친구, 열정을 좇는 자유…. 심리학자들은 인생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오는 개인적 특성 가운데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2가지 요소를 꼽는데, 바로 지적 능력과 자기 절제(self-control)다. 그런 점에서 김 과장은 남다르다.

 “열심히 맡은 직무에 최선을 다 한다”는 신념이 평범해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자신이 천착하는 세계에서 스스로 일궈낸 세계가 좋은 것이면, 바깥 평판 이전에 자기 안에 먼저 넘치는 기쁨이 있다는 신념이다. 사람이 지치는 것은 부지런히 움직일 때가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라고 한다. 김 과장이 얘기하는 “易地思之나 사랑과 봉사, 그리고 최선”은 결국 인간에 대한 믿음, 인격에 대한 신뢰가 결실을 이룰 때의 성취감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진실하고 소중하다는 교훈은 바로 지적 능력과 자기 절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황보 승남국장/hbs5484@hanmail.net 백 현아 기자/luvso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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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활의학은 만성질환과 직결되는 중요한 영역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 노인 재활은 매우 중요“

 

■만성질환관리와 재활의학

 

 -이번에 만성질환관리협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만성질환관리협회란 이름은 현대사회 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함축시켜 놓은 훌륭한 이름이다. 급성질환의 경우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병원의 서비스를 받아야 하겠지만, 기대여명이 82세에 이르고, 죽음에 이를 때까지 평균적으로 10년 동안 질병에 걸려 고통 속에 살아간다는 통계를 보더라도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성은 크다. 사실 감기, 골절 등 몇몇 질환을 제외하고 완치가 가능한 질환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질환은 만성질환들이며, 그 질환에 대한 이해와 그것을 바탕으로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만큼 보람도 있고 책무도 무겁다.”

 

 -만성질환의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퇴행성 질환이다.

 “각종 관절염부터 디스크질환, 인대손상, 신경통까지 만성질환이 아닌 것이 거의 없다. 만성 퇴행성 질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다. 이를 위해서는 질환들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필수적이다. 그래야만 적절하게 본인의 몸 상태에 맞는 최선의 치료가 이루어 질 수 있다. 병원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다보면 만성 퇴행성 질환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가끔은 주사치료와 운동치료로도 충분히 관리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큰 수술을 하고 온 분들을 드물지 않게 만나게 된다. 향후 협회 활동을 통해 대구, 경북 지역민들의 질병예방과 질병에 대한 지식, 또한 적절한 치료에 대한 교육과 정보공유의 장을 펼치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생각이다.“

 

 -지회 활동이 보다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만성질환 강의를 활성화 하는 등 지회 활동이 보다 체계적이고,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 한시라도 빨리 만성 퇴행성 질환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정보공유의 장을 만드는 것이 결국 지역민들이 건강해지는 길이다.”

 

-본회에 대한 요망사항은?

 “만성질환이라 하면 흔히 혈압, 당뇨 등 내과 중심의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내과만큼이나 빠질 수 없는 분야가 재활의학 분야이다. 현대의 노령화 사회에서 혈관, 장기 뿐 아니라 온 몸의 근육, 골격, 디스크, 힘줄, 인대 등도 만성 퇴행성 질환을 분명히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근골격계 만성질환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강화할 필요가 크다. 이에 대한 지역민들과 국민들을 위한 강의나 강좌들을 강화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노인 재활분야에 대한 견해는?

 “노령은 질병이나 장애는 아니지만, 노인들은 다양한 만성질환들로 인해 이차적으로 장애가 생기게 되며, 활동성이 저하되고, 일상생활에서의 제한도 많아지게 된다. 그러면서 당연히 병원을 찾는 빈도와 입원 빈도, 입원 기간도 모두 증가하게 된다. 이것을 일반적인 노화라고 하는데, 이런 ‘일반적 노화’의 길이 아닌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 노인 재활은 매우 중요하다. 재활의학은 만성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만성질환과 직결되는 중요한 영역이다. 관절, 디스크, 인대 등을 포함한 우리 몸의 근골격계를 건강하게 잘 관리하고, 만성 퇴행성 질환이 발생하였더라도 올바른 재활치료를 시행하게 되면 성공적인 노화로서 독립적인 일상생활과 즐거운 노령의 삶을 영유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의 관절과 뼈마디, 근육과 힘줄 등을 건강하게 유지하게 하기 위한 지식을 제공하고, 우리 몸에 대해 이해를 시키는 것, 또한 질환이 발생하였을 때, 적절한 치료의 방법들을 제시하고 선택하게 하며, 이를 통해 최고의 신체 상태를 유지하게 해주어 성공적인 노화를 만들어 주고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 재활의학과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