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대의 주역, 보건소장

박 기영대구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교수

텅빈충만, 상선약수 2014. 12. 26. 09:37

 

 

“환자들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국내 최초 상지 경직 치료에

 보툴리늄 독소 이용한 주사요법 도입

-뇌졸중환자 경직 재활치료에

 독소주사요법 본격적 도입 전기 마련

 

○…소년에게 할머니는 사랑과 아련한 안타까움의 상징이었다. 아버지가 장남인데다 자신은 독자라서 더 없는 사랑을 받았던 반면. 고혈압과 당뇨로 괴로워하시는 모습은 늘 소년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밤이면 수차례 일어나 소변을 보느라 자주 기침을 하면 소년이 늘 함께 했다. 병원을 갈 때면 할머니는 주문처럼 외웠다. “커서 의사가 되어 나 같이 아픈 사람을 고쳐주라”고. 바람에 실려 오는 나무 향, 꽃향기를 맡으며 소년은 다짐했다. 언젠가 나의 세계를 갖겠노라, 평생 아픈 그들과 벗하여 살겠노라고. 그로부터 어른이 되어. 소년은 오랜 의망(意望)을 이루었다. 의대교수로. 이제는 재활의학 분야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의사는 평생 공부하고, 평생 환자를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이라며. 환자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곳에 희망이 있다"라고 말하는 의사, 그의 이름은 박 기영(51)이다.

 

 ○…어떤 일이든 일단 시작하면 완벽하게 한다고 소문나서일까. 깐깐한 ‘교수’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박 교수와의 인터뷰는 마치 잘 정돈된 식당에서 오붓하게 식사를 하는 듯 했다. 그의 말투나 행동이 차분해서 만은 아니다. 재활분야와 관련된 문제라면 그 얘기에만 집중해 빠져드는 모습이 때로는 부드럽게, 가끔은 카리스마가 번득였다. 1994년 국내 최초로 상지 경직 치료에 보툴리늄 독소를 이용한 주사요법을 도입하여 이 분야 연구와 진료의 독보적 위치를 확보한 의학자. 세계 최초로 상지 경직의 보툴리늄 독소 주사 치료 효과를 발표하여 학계를 놀라게 하는 등 괄목할 만한 의학적 성과를 거뒀다. 특히 1997년 호주에서 열린 아시아 오세아니안 뇌성마비학회에서 보툴리늄 독소 주사요법의 세계적인 대가인 닥터 그라함이 하지를, 그가 상지의 주사치료를 소개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뇌졸중 환자 경직 재활치료에 대한 독소 주사요법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전기가 되었다. 그는 올해만 국내외 유수의 의학심포지엄에 50여회가 넘는 강의를 맡는 등 이 분야 전수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의학 분야는 끊임없이 공부하여, 새로운 진단 방법과 치료기술을 익혀야 합니다. 특히 재활의학의 경우 그 폭이 보다 광범위하여 남다른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른 의사들과 후배들에게 제가 경험한 사례를 전수하고, 더불어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이렇듯 박 교수가 걸어 온 길은 재활의학 발전의 족적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1994년 한국에서 최초로 뇌성마비 환아의 경직 치료에 Botulinum toxin A (보톡스)를 처음으로 사용하여 그 결과와 효능을 학회에 보고하였고, 같은 해 대한신경근골격연구회를 故 김 광해 원장과 함께 설립, 닥터 시리악스의 정형의학이론을 신경근골격계 질환에 관심을 가진 의사들에게 전수했다. 영상의학과를 제외하고 한국 최초로 근골격계 초음파를 독학으로 시작하여 재활의학과 및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에서 근골격계 초음파의 유용성을 확인한 것. 2008년 최신 초음파 영상 기법인 탄성초음파 영상을 세계에서 최초로 근골겨계 분야에 도입하였고, 그 결과를 미국 재활의학과잡지에 한국인으론 최초로 초청받아 종설을 집필했다. 그리고 탄성초음파 영상을 세계 최초로 경직부문의 영상의학적 평가에 이용하였고, 그 결과를 영상의학과 권위지인 radiology에 게재했다. 이 논문으로 대한초음파 학회에서 영상의학과가 아닌 타과로써 최초로 해외 저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 한편 재생주사 기법의 하나인 혈소판 풍부혈장 주사 기법을 근골격계 치료에 도입 하는 등. 다양한 퇴행성 질환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진단과 치료방법 개발은 곧 재활의학의 지평을 넓히는 단초가 된 셈이다.

 

 “환자들에게는 최소의 비용으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가장 효과적인 비수술적 재활치료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2014년 그 마무리에, 박 과장을 추천할 수 있어 행복하다. 박 기영과장의 日常은 환자 진료의 휴먼 드라마가 얼마나 따뜻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남을 것이다. 그건 박 과장의 학문적 성취도보다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진심에서 비롯된다. 단순히 소외된 약자를 어루만지고 보듬어 안는 것이 아니라 '재활'을 통해 그들과 희로애락의 일상을 함께 나누는 것. 공감과 치유는 바로 그 대목에서 시작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나직한 목소리로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과장되지 않은 진솔한 표정이 그의 ‘지금’을 이야기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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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一問一答

 

 “'재활'을 통해 희로애락의 일상을 함께 나누는 것,

 공감과 치유는 바로 그 대목에서 시작한다는 평범한 진리”

 

 -재활의학을 전공하게 된 동기는?

 “본과 3학년 때 재활의학 실습을 마치고, 의과대학으로 가는 길에 재활병원을 향해 힘겹게 걸어가고 있는 뇌성마비 환아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안타까웠다. 아! 내가 이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재활의학을 전공하게 된 작은 동기가 되었다. 물론 재활의학에 대한 학문적인 관심은 늘 간직하고 있었다.”

 

 -1994년 한국에서 최초로 뇌성마비 환아의 경직 치료에 보톡스를 처음으로 사용하여 그 결과와 효능을 학회에 보고하였고, 다른 재활의학과 의사들이 널리 사용하고 있다. 뇌성마비 환아의 경직 치료에 있어 보톡스 사용의 장점은?

 “보톡스는 국소적으로 경직을 줄일 수 있어 항 경직 약물 복용에 비해 전신부작용이 없는 장점이 있고, 쉽게 근육에 주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초기에는 정확한 주사 근육을 찾기 위해 전기자극기를 사용하였으나 초음파를 이용하여 보톡스를 주사하는 방법이 보다 유용하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를 널리 소개하고 있다.”

 

 -대한신경근골격연구회를 현재 고인이 되신 김광해 원장님과 함께 설립하여 닥터 시리악스의 정형의학이론을 정립했다. 신경근골격연구회의 활동 사항은?

 “닥터 시리악스의 정형의학은 쉽게 신경근골격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현재 신경근골격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이론이 되었다. 대한신경근골격연구회는 1995년에 창립되어 현재 제가 회장으로 있으면서 올해로 14회의 정기 강좌를 개최한바 있다. 매회 6차의 강좌를 통해 재활의학과 의사 외에도 타과의 많은 의사들이 수강하고 있다. 신경근골격계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필수항목인 닥터시리악스의 정형의학, 근골격계 초음파 및 재활도수 등을 강의하고 있다.”

 

 -재활의학 분야에 있어 한국 최초로 근골격계 초음파를 독학으로 시작하여 근골격계 초음파의 유용성을 전수하고 있다. 근골격계 초음파의 활용도는?

 “근골격계 초음파는 이제 신경근골격계 질환을 담당하는 의사들에게 청진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근골격계 초음파는 영상의학과 외에도 많은 전문분야에서 필수 항목이 되었고, 특히 올해부터는 재활의학 분야에서 전공의 수련의 필수과정으로 채택되었다. 근골격계 초음파는 근골격계 질환의 정확한 진단 뿐 아니라 초음파 유도하의 주사와 시술은 효과적인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008년 최신 초음파 영상 기법인 탄성초음파 영상을 세계에서 최초로 근골격계 분야에 도입하였다. 그 동안의 업적은?

 “탄성초음파를 근골격계 분야에 적응하여 초음파의 활용범위를 크게 확대하였고, 2011년 미국재활의학회지에 「재활의학과 관계된 근골격질환에서 실시간 탄성초음파」라는 제목으로 한국인 최초로 초청, 종설을 집필했다. 이 논문은 미국재활의학회지 11월호의 표지논문이 되었다. 2012년 탄성초음파를 이용하여 뇌성마비의 경직을 평가한 결과는 영상의학논문 중 가장 권위있는 잡지인 Radiology에 게재되었다.”

 

 이러한 업적으로 박 교수는 2013년 대한초음파학회에서 그해 가장 권위있는 잡지에 게재된 논문에 시상하는 해외학술상을 영상의학과가 아닌 타과로서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다. 2010년 대만에서 개최된 제 2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재활의학과 학회, 2012년 대만국립의과대학 초청 국제초음파학회, 2013년 중국 북경에서 개최된 세계재활의학회에 초청되어 탄성초음파에 대해 초청 강연을 하는 등 이 분야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재생주사 기법의 하나인 혈소판 풍부혈장 주사 기법을 근골격계 치료에 도입했으며, 현재 줄기세포치료를 연구하고 있다. 이 분야 향후 전망은?

 “혈소판 풍부혈장 주사는 많은 연구결과와 임상실험을 통해 신경근골격계 손상의 조직 재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좀 더 강력한 조직재생 효과를 가진 줄기세포치료에 대한 동물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토끼를 대상으로 어깨회전근 힘줄 완전파열 후 줄기세포를 초음파를 통해 주사 후 파열된 힘줄이 재생되는 연구 결과를 얻은바 있다. 이 연구결과는 현재 미국재활의학잡지에서 심사 중에 있다. 이 논문이 채택되면 향 후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구가톨릭병원은 류마치스관절염센터를 국고지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향후 계획과 전망은?

 “대구경북권역 류마티스 및 퇴행성 관절염센터는 대구, 경북지역의 류마티스와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 류마티스 내과, 재활의학과 및 정형외과가 통합된 포괄적인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지역 내에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당뇨발센터를 설립, 분야별 의료진들의 원스톱 협력진료로 운영하고 있다. 당뇨발센터의 운영 계획과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당뇨발 센터는 당뇨병과 관계된 모든 진료 분야가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당뇨발 예방, 진단, 치료 및 재활에 있어 원스톱 협력진료체계를 추구할 예정이다.”

 

 -만성질환의 대표적인 것의 하나가 퇴행성질환이다. 이러한 질환들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 대책은?

 “퇴행성질환은 노년 인구가 증가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만성 퇴행성 질환을 가진 노년 환자들이 적절한 재활치료를 통해 독립적 일상생활 동작 수행과 보행기능을 유지하여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성질환관리에 있어 재활의학분야의 역할은?

“만성질환 환자들의 경우 독립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하여 타인에게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재활의학은 이들 환자의 기능을 향상시켜 독립적 기능 수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노인재활분야에 대한 견해는?

“소아가 일반성인과 다른 특성이 있듯이 노인도 일반 성인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노인재활분야는 노인질병의 특성에 중점을 두고, 이에 적합한 재활치료를 꾸준히 개발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주요 약력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장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동서의학센터 진료부장 ·대한신경근골격연구회 회장 역임 ·대한재활의학회 이사 ·2009년 마르퀴즈 후즈 후 인명사전 등재 ·대한근전도전기진단의학회 편집위원 ·대한 임상통증의학회 정회원 ·대한 보완통증의학회 정회원 ·미국 재활의학회 정회원 ·국제 재활의학회 정회원 ·국제 침술연구회 정회원 ·식품의약품안정청 의료기기 임상전문가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