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궁평항 조용필 콘서트
○…화성 출신 국민가수 조용필씨가 2007년 9월 15일 화성시 궁평항에서 ‘사랑’이란 제목으로 콘서트를 열게 되었다.
콘서트는 조용필씨의 고향에 대한 사랑과 화성시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욕구가 합쳐져 성사됐다. 화성시는 공연장 주변의 주차 문제 등 예상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한 달 전 부터 시장 주재로 관련자 회의를 비롯하여 수차례에 걸쳐 분야별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진입로가 좁고 매 회 수 만명의 관객을 몰고 다니는 조용필씨의 콘서트를 열기에는 궁평항이 공연장소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관계자들은 안전 문제로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콘서트 전날인 14일부터 내린 비는 당일 새벽까지 천둥 번개를 동반해 콘서트가 정상적으로 열리기에는 무리한 상황. 5만명에 가까운 관중을 수용할 장소가 없어 갯벌을 메운 간척지에 임시로 다져 놓은 관중석은 비가 오자 순식간에 스펀지 현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질퍽해 졌다.
관중들이 입장하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당시 콘서트 실무를 총괄 지휘했던 심 재만 문화홍보과장은 화성에 있는 양수기를 모두 동원, 밤새 물을 퍼냈다. 그만한 규모의 행사를 치러 본 경험이 없어 예산 전용 문제 등 갖가지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일쑤. “문제가 야기되면 그만두겠다.”는 각오,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 하자”라는 일념으로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감에 충실하자는 것 외, 다른 방법이 없었다. 공연은 즐거움을 떠나 경이로움으로 막을 내릴 수가 있었다.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하자”
○…심 소장은 행정직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1월 보건소장에 임명됐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만성질환관리센터 문자 팀장은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보다 업무를 더 소상하게 알고 있어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며 “다양한 행정 경험에서 우러나는 경영과 보건소 업무를 읽어 내는 직관력, 즉 여러 사례를 통해 직접 접하지 않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 간접적인 판단력을 갖도록 하는 힘이 대단하다.”고 했다.
남보다 먼저 승진하고, 행정직으로 보건소장에 임명된 것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직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라는 설명이다. 심 소장은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소장이 모범적으로 건강해야한다는 것. 문 팀장은 마라톤은 물론 축구와 등산에 관한한 마니아급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실제 마라톤은 풀코스를 네 차례나 완주했으며, 시청 축구 동호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등 건강관리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건소 직원 모두가 엘리트들이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봉사정신, 일을 스스로 만들어 해나가는 창조력, 그러면서 몸에 베인 친절함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심 소장은 그 만큼 자부심도 대단하다.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 적극적인 사고가 가장 빛날 수 있는 곳이라서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 화성시는 전형적인 도농지역이다. 가장 중점 두는 사업은?
“택지개발 등에 따른 급격한 인구증가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인구의 노령화로 만성퇴행성질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2008년 화성시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의 주요 질환 유병율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u-만성질환관리센터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기술을 도입,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선행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u-만성질환관리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만성질환을 시민 스스로가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u-만성질환관리시스템 운영체계는?
“시민이 센터를 방문하면 설문조사, 생체측정, 혈액검사 등 만성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건강군, 고위험군, 만성질환군, 심뇌혈관질환군으로 분류하여 개인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게 된다.
센터에 등록된 회원에게는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보건교육, 영양, 운동, 금연, 절주 등 비약물관리 서비스를 실시한다. 의사, 간호사, 영양사, 운동처방사, 운동지도사, 금연상담사가 한 팀이 되어 대상자에게 맞는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하게 된다”
- 취약계층 만성질환자에 대한 시스템이 잘 갖추어 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식 간호 장비를 활용하여 환자의 생체정보, 건강이력정보를 u-만성질환관리시스템을 통해 방문간호사와 연계관리하고 있다. 생체 측정 정보전달 등을 만성질환관리 서버를 통해 체크할 수 있음으로 인해 기존 방문간호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방문간호사 현장 업무의 편의성을 보강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복지 분야와 통합서비스 연계를 구축하는 것과 더불어 민간의료기관과 및 자원봉사자들과의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보다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시민이 참여하고 발전시켜나가는 미래형 u-Health 보건복지통합서비스 모델개발 및 u-Health park 조성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유비쿼터스 건강도시 실현에 주력할 계획이다.”
“아버지를 위한 변명”
○…기자를 만나자 마자 화성시 전도를 펼치고, 화성의 전체적인 실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상하게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반면 업무에 대한 빈틈없는 책임감과 열정적인 노력, 이에 따른 높은 성취도는 또 다른 면모를 느끼게 했다. 보건소를 위한 업무라는 자세로, 취재를 도와 준 문 팀장의 열성도 결국은 심 소장과 더불어 “찾아서 일하는 적극적인 사고”의 유전자기 전염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이심전심의 정성이 조직의 힘을 키우는 자양분이다.
최근 들어 심 소장은 정신과의사 김 병후씨가 쓴 ‘아버지를 위한 변명’을 손에 놓지 않고 있다. 틈만 나면 들춰 본다.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이전 세대로부터 학습되어온 고정된 아버지의 역할에 갇혀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아버지'라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3자녀의 아버지로서, 아버지란 존재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제대로 된 아버지 노릇을 함으로써 자신을 포함해 가족 모두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뒤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것.
가족구성원으로서의 아버지, 권위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가족들과의 관계를 계속적으로 긴장시키고, 서로 간에 불신을 조장하는 것은 옳은 행동이 아니라는 것, 아버지의 불필요한 긴장은 가족들에게 불안감만 조성할 뿐 그 이상 아무런 소득도 없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심 소장이 얘기하는 좋은 아버지는 화성시보건소라는 또 다른 가정과 그 구성원들의 하모니를 통해서도 행복함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황보 승남국장/hbs548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