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대의 주역, 보건소장

김 명석 광주광역시 서구보건소장

텅빈충만, 상선약수 2012. 3. 28. 16:28
2012년 3월 복지시대의 첨병
광주 서구 보건소

 

주민 모두가 행복한 건강도시

 

 

 

#1. 양동시장 김씨 할머니의 “호강”

양동시장에서 변변한 점포 하나 없이 평생을 길거리 행상으로 자식을 키워 온 76세의 김씨 할머니는 몸이 아파도 한 푼이 아까워 병원 한번 가 본 적이 없다. 그나마 육신이 욱신욱신한 것은 그럭저럭 참을 수 있었으나 치아가 성치 않아 음식을 먹지 못하는 불편은 여간 고통스럽지가 않았다.

어느 날 보건소에서 건강실천의 날이라며 시장에서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다는 소리에 난 생 처음 건강진단이라는 것을 해봤다. 그리고 겸연쩍게 이빨이 불편하다고도 했다.

몸이 불편한 것을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후련했지만 이것저것 다정하게 도와주는 정성이 너무 고마웠다. 그 뿐인가. 의치를 공짜로 해줬다. 이런 호강이 어디 있는가 싶었다. 먹는 음식 모두가 새 맛이었다. 이렇게 맛날 수 있을까. 새로운 세상을 사는 기분이었다.

보건소내에 설치된 '블루터치 카페'

 

 

“#2. 박씨 할아버지의 “새 세상”

고혈압과 당뇨는 물론 사지마저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겨우 집밖 나들이를 하고 있는 80세의 박씨 할아버지. 혼자 사는데다 정신까지 아물아물해 수돗물을 틀어놓고 잠들거나, 문을 잠그고 나왔는지 몰라 다시 들어가는 일이 다반사다.

누구하고 오순도순 얘기라도 나누면 좋으련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그런 박씨 할아버지는 요즘 경로당과 보건소에 가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매일 새롭게 소풍가는 기분이다. 보건소에서 직접 나와서 보살펴 주고 있는 약손 안마서비스와 치매 중풍 예방교실은 물론 나는 S라인 아쿠아로빅, 몸짱! 요가 및 스트레칭 교실이 재미있기도 하거니와 몸이 한결 가벼워 “새 세상 만난 듯하다.”

광주 서구보건소가 중점 실시하고 있는 「양동시장 건강실천의 날」, 「직장인을 위한 건강한 일터 가꾸기」, 「경로당 어르신 건강운동」 등 주민 밀착형 생활 터 별 건강증진 프로그램은 그래서 항상 주민들로 붐빈다.

 

“주민 밀착형 생활터별 건강증진 프로그램에 주력”

 

광주광역시 서구보건소(소장 김 명권)는 주민이 원하는 사업을 발굴하여 정착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주민 건강증진 기반 프로그램으로 건강생활실천사업, 심뇌혈관질환 관리사업, 건강도시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보건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도시형 보건지소 업무를 강화하고, 방문건강관리사업과 노인의치사업, 국가 암 및 희귀난치 지원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주민 밀착형 사업 추진의 일환이다.

이러한 사업의 성과로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지방자치단체 보건사업사업 평가 종합부문에서 2008년 최우수기관, 2009년 우수기관, 그리고 2011년 최우수기관으로 연속 선정되었다. 개별사업 별로는 2007-2008년 구강보건사업, 2009년 방문건강관리사업, 2010년 치매관리사업, 2011년 저출산우수기관 표창을 받았으며, 지역보건의료계획도 제4기, 제5기 연이어 광주광역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다.

 

「 ■ 지역정신보건사업」

서구정신건강센터의 정신보건사업은 전문성과 공공성을 유기적으로 결함시킴으로서 정신보건 분야 대표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4년 개소하여 국립나주병원과 협력체계를 갖추는 한편 지역사회 자원을 적절히 연계하여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일차적으로 구청 생활지원과 및 각 동 주민 센터의 관련 부서와 연계한 정신보건전달체계를 확립함으로서 정신질환의 조기발견 및 조기 치료시스템을 구축했다.

지역주민 중 자살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응급위기 개입과 정신건강 관련 캠페인을 실시하고, 노인 자실 예방을 위한 게이트 키퍼 양성교육과정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또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맞춰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대상자들에게 보다 질적인 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심층평가 및 상담, 그리고 심리검사와 치료프로그램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만성질환자의 정신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재활프로그램 및 지역사회 적응훈련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각 개인의 요구를 파악하여 맞춤형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대상자 및 가족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의료기관과 연계한 지역사회 복귀 프로그램은 정신질환자들의 건강증진서비스는 물론 이들이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관련 학계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소장은 “광주․전남권의 주요 정신과 병원과 협력하여 병원 방문 시 퇴원이 임박한 지역 대상자들에게 정신건강센터를 소개하여 자연스럽게 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3개 정신과 병원과 각 12회에 걸쳐 550명의 대상자에게 본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보다 안정적인 지역사회 복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 도시형 보건지소 사업」

상무금호보건지소를 중심으로 실시하고 있는 도시형 보건지소 사업은 건강생활실천 통합 서비스 및 만성질환관리, 맞춤형 방문건강관리, 재활보건, 예방접종 및 모자보건 등 지역 특화 보건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9988건강지킴이로서 만성질환관리사업과 함께 행복을 배달하는 방문건강관리사업, 밝은 마음을 여는 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 등 체계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함으로서 맞춤형 보건사업의 모범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발당장애아동 재활 치료프로그램 및 등록 장애인 재활 치료프로그램 등 재활 프로그램은 주민들의 참여와 호응이 높아 희망의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김 소장은 “노인인구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인한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공공보건의료 혁신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공공 보건기관의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도시형 보건지소 사업의 모범적 사례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천사 같은 우리 식구 덕분입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의 또 다른 표현

서로를 존중하는 진솔한 철학과 충실한 공동체

주민들이 행복해 지는 ‘좋은 세상’ 에 혼연일체

 

■ 김 명권 소장은…

〇…‘좋은 세상’이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모든 사람의 대답이 똑같지는 않겠으나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같을 것이다. ‘행복’. 그리고 행복은 소통과 이해를 전제로 할 때 얻어지는 것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광주광역시 서구보건소 상무금호보건지소가 발행하는 뉴스레터의 제호가 ‘행복이 들리는 메아리’다. 김 소장은 도시형 보건지소 사업의 모범적 사례로 꼽히는 상무금호보건지소에 근무하는 방문보건팀을 ‘천사’라고 부른다. 직원들은 ‘우리 식구’다. 그런 만큼 ‘행복이 들리는 메아리’는 소통과 이해를 실천하는 작은 광장으로 손색이 없다. 보건사업 평가에서 연이어 수상하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 식구’와 ‘천사’들이 만들어 가는 과정이 이미 ‘좋은 세상’이라고 대답했다.

서구보건소의 비전은 그리 화려하지가 않다. 오히려 여타 보건소에 비해 소박하다. 그런 반면 모든 사업의 초점은 “주민 모두가 행복한 건강도시”에 맞추어져 있다. 직장인을 위한 건강한 일터 가꾸기, 경로당 어르신 건강운동, 양동시장 건강실천의 날, 건강워킹 함께 걸어요 9988, 관절도 내 마음처럼 등. 주민 특성에 맞는 질병 예방프로그램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서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대한민국 건강랭킹(앨리온 앤 컴퍼니) 조사에서 서구가 서울 강남구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도 건강성과 지수, 질병예방, 의료공급 및 효율성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서구보건소의 특징은?

“1998년 국민건강증진 시범 보건소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청소년 정신건강센터, 구강보건센터, 학교 구강보건실 등을 설치함으로서 본격적인 주민 건강증진서비스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2005년 대도시형 상무금호보건지소를 설치하여 취약계층 밀집지역에 대한 포괄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2007년 WHO건강도시 가입 후 건강한 공공정책 개발과 함께 지역 공동체로서의 건강한 도시환경 구축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주민특성에 맞는 질병 예방프로그램은?

“암, 뇌혈관,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와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제5기 지역보건의료 중점과제도 대사증후군 관리를 통한 효율적인 만성질환 관리로 설정, 대사증후군 조기 발견, 이상자 추후관리, 질환군 관리 등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생애주기별 보건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도가 높습니다.

“영유아 및 임산부 사전예방 건강사업으로 영양 플러스 지원, 임산부 등록관리, 신생아 및 미숙아 지원, 그리고 아동,청소년 대상의 비만, 흡연, 영양 별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장년과 만성질환자 프로그램은 배둘레헴 탈출교실, 체력가득-행복가득 체조교실 등 보다 실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으며, 노인과 치매 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경로당 약손 안마서비스, 치매 중풍 예방교실, 나는 S라인 아쿠아로빅, 몸짱! 요가 및 스트레칭 교실 등 즐겁고, 유익한 흥겨운 놀이마당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건소의 미래설계는?

“지속적으로 조직과 기능을 개편하여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보건소 행정서비스 기능을 조정하여 명실상부하게 지역사회 건강관리의 주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지역주민과의 소통의 기회를 더욱 넓혀 건강관리 공동체로서 서구 주민 모두가 행복한 「전국에서 가장 건강한 서구 주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〇…“우리 보건소 식구들은 행복을 배달해주는 천사들입니다. 거창한 구호나 화려한 사업 보다는 작지만 실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이 무엇인가를 찾아 성심성의를 다해 더불어 호흡하는 공동체로서, 자기가 맡은 역할에 충실하게 정진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이뤄 나가는 보람이 그래서 더 값진 것입니다.”

이날 인터뷰하는 동안 마침 주민의 전화가 김 소장과 연결되었다. 얼핏 들어도 대화의 상대방이 너무 고맙다는 인사 전화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김 소장은 연신 “우리 천사 같은 식구들이 잘해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전날 당뇨병교실에 참여했던 주민이 보건소 관계자들을 칭찬하는 감사의 전화였다.

사실 적은 인력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보건소의 경우 무엇보다도 팀워크가 중요하다. 그러나 그냥 모이기만 한다고 팀워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효과적으로 일하는 방법과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김 소장이 말하는 ‘천사 같은 우리 식구’라는 생각은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이처럼 서로를 존중하는 진솔한 철학과 충실한 공동체가 있는 한 그만큼 주민들이 행복해 지는 ‘좋은 세상’이 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황보 승남국장/hbs548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