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대의 주역, 보건소장

박 혜경 울산광역시 동구보건소장

텅빈충만, 상선약수 2012. 7. 12. 11:25

“열정으로 멋있는” 따뜻한 휴먼 드라마

 

“易地思之의 입장으로 개인적 이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민원 해결서부터 사업추진으로 주어지는 성과는

자신의 열정에 비례하는 당연한 귀결입니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먼저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박 혜경소장은…

# 벚꽃, 4월 울산의 봄

 

봄이다. 3월 말까지 눈발을 날리며 봄을 시샘했던 꽃샘추위도 이제 완전히 물러간 듯하다. 봄은 남도 앞바다에서 머뭇거리다 남해안 산비탈의 다랑 논에서 봄동과 얼갈이배추를 푸릇하게 키워낸 다음에야 슬그머니 동해로 찾아들었다. 그런 봄날.

벚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한 2012년 4월의 울산에서, “열정으로 멋있게” 보건 사업을 펼치고 있는 동구보건소를 추천할 수 있어 행복하다. '건강 지킴이', 박 혜경 소장과 가족들이 일궈내는 보건소의 휴먼 드라마가 얼마나 따뜻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건 '박 소장과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태도와 진심에서 비롯된다. 단순히 소외된 약자를 어루만지고 보듬어 안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희로애락의 일상을 함께 나누는 것. 공감과 치유는 바로 그 대목에서 시작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나직한 목소리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 사랑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해준 '따뜻함'이 고마울 따름이다.

 

# ‘마음담은 작은 텃밭?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역사회 중심의 재활사업이다. 사업 명칭만 보면 거창해 보이지만 실은 장애인들과 더불어 나누는 재활 원예작업장, 장애인 정서 쉼터를 위한 작지만 사랑스런 공간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日常이다.

보건소 뒤편 배드민턴장 중 절반 정도를 재활 원예작업장으로 조성하여 재활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장애인이 직접 텃밭을 가꿀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208㎡의 터를 2개로 나눠 ‘마음담은 작은 텃밭?, ‘마음 자람터?라 이름 붙였다. 여기서 매년 3월이면 밭고랑 갈기와 씨뿌리기 행사를 시작으로 땀에 젖은 사랑의 씨앗을 키운다.

‘마음담은 작은 텃밭?은 보건소 장애인 자조모임에서 재활 프로그램에 참석한 후 틈틈이 수시로 가꿀 수 있도록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마음 자람 터?는 동구 정신보건센터에서 주간 재활프로그램 시간을 마련하여 매주 정기적으로 다채로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애인들이 직접 가꾼 무와 배추를 지역 경로당에 전달하여 훈훈한 정을 나누기도 했다. 올해는 ?진짜 농사꾼?이 직접 이들에게 감자와 고구마 등의 경작 방법을 전수하도록 함으로서 「농사」에 대한 의욕이 충만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장애인자조모임 회장은 “제대로 농사 짖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 소장은 “자연을 통한 흥미 유발은 물론 마음의 안식을 찾고, 그룹 활동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사회 적응 능력을 향상시키고, 생산적인 일을 통해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장애인에게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는 장애인인 자신들을 불쌍하게 보는 사회적 편견이라고 한다. ‘마음담은 작은 텃밭이나 ‘마음 자람 터?가 소담하면서도, 그 감동이 민망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작은 성취감과 더불어 '박 소장과 보건소'가 차곡차곡 쌓아올린 감정의 탑에 동의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역적으로 산업장이 많다.

“전국 최대의 공업단지로 젊은 층 인구가 많아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고령 근로자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근로자 건강관리사업을 지역 특화사업의 하나로 역점추진하고 있다. 근로자는 물론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능동적 보건서비스 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보건사업의 핵심 키워드인 주민건강증진과 건강 형평성 제고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건강형평성 제고는 보건기관에서 감당해야 할 최대 과제라고 생각한다. 산업장 365 건강플러스, 지역사회 중심 재활사업, 대상자 별 맞춤식 아토피질환 관리 프로그램 등 특화사업을 개발하여 추진하고 있다.”

-주민 특성에 맞는 질병 예방프로그램은?

“다른 보건소에서처럼 제5기 지역보건의료계획의 중점과제로 만성질환 관리를 선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다만 질환관리 차원보다는 예방에 포커스를 맞춰 시범사업으로 진행 중인 건강생활실천 통합서비스 사업과 연계하여 주민들의 참여도를 확산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 건강 원스톱 서비스 사업(건강 상담)은 주민들의 건강생활을 습관화하고 자가 관리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다변화된 보건사업을 능동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직원 역량강화 만큼 중요한 투자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매년 실시해 오고 있는 보건인 역량 강화 사업을 한층 내실화 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현재 5담당제인 직제를 지소형 건강증진센터를 개소하여 1과 6담당제로 확대, 보다 효율적인 보건의료서비스 제공 체계를 구축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 “추구하는 가치를 먼저 생각하라”

사랑하는 사람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수 는 없지만, 그냥 옆에 있어 줄 수는 있다. 결국 오랜 시간을 두고 본다면 그것이 가장 강한 사랑의 표현이 아닐까?

보건소의 업무가 꼭 그렇다. 문제를 모두 해결해주지는 못해도 함께 울어주고 웃어주는 것, 그럼으로써 自他가 만든 장애물을 넘는 사랑이다.

울산 동구보건소가 특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재활 원예작업장 운영이나 산업장 365 건강플러스 사업, 건강 원스톱 서비스사업 등. 일견 사소해 보일는지도 모르지만 ‘함께 울어주고 웃어주는’ 작은 사랑의 실천이다.

가족 같은 분위기, 모두가 쉽게 얘기할 수는 있지만 조직사회에서 이를 진정으로 실현하기는 말만큼 쉽지 않다. 동구보건소에는 남 다른 따뜻함이 있다. 박 소장이 말하는 “즐거운 직장생활”이 답이다.

“보건사업의 수행자인 직원들은 스타이고, 당신은 그 많은 펜을 소중하게 서비스해야 한다.”는 “멋있는 열정”으로 일하는 보람.

“훌륭한 직원들 덕분에 감동하고 있다”는 소장이나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소장님이 솔선수범하고 있다”는 직원들 모두가 ‘고객 만족의 전도사’다. 굳이 부연하자면 사업을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동기부여, 내 장점을 언제나 동료들에게 말해주는 옹호자, 업무가 아닌 일을 부탁해도 들어 주는 동반자 역할에 서로가 충실하고 있는 셈이다.

“易地思之의 입장으로 개인적 이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민원 해결에서부터 사업추진으로 주어지는 성과 등은 자신의 열정에 비례하는 당연한 귀결입니다. 모든 일에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먼저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벚꽃에 취했기 때문이리라. KTX 울산역과 동구보건소가 그 만큼 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인터뷰 약속 시간이 촉박하다는 마음에 택시를 타고, ?동구?대신 ?중구?라고 했다. 허겁지겁 도착하니 이 병희 중구보건소장은 갑작스런 방문에 당황할 수밖에. 그래도 차분히 커피 한잔 마시고 가라며 마음까지 따뜻한 차를 대접해 주었다. 그리고 동구보건소까지 차편도 제공해 주었다. 벚꽃은 만개했지만 샛노란 산수유는 꽃망울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기자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아는 듯 했다.

 

【황보 승남국장/hbs5484@hanmail.net】

 

 

“건강한 동구, 행복한 변화”

근로자 건강관리사업 등 지역 특화사업 역점

건강 원스톱서비스, 맞춤식 아토피사업 전개

 

울산광역시 동구보건소의 캐치프레이저는 “건강한 동구, 행복한 변화”다. 전국 최대의 공업단지라는 지역적 특성에 맞춰 ‘산업장 365 건강플러스 사업’ 등 근로자 건강관리사업을 지역 특화사업으로 추진하는 한편 보건 사업의 핵심 키워드인 건강형평성 제고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장애우들의 사랑채 역할을 하고 있는 재활 원예작업장 운영, 주민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받고 있는 건강 상담 원스톱서비스, 대상자 별 맞춤식 아토피 관리사업 등이 “건강한 동구, 행복한 변화”의 기반이 되고 있다.

동구보건소는 이러한 성과로 2010년과 2011년 연이어 보건복지부의 보건사업 통합평가 최우수보건소로 선정되었으며, 2010년 행정안전부 보건위생분야 가등급 판정과 제5기 지역보건의료계획 수립 최우수 보건소로 선정된바 있다.

 

“근로자 스스로 건강생활 실천 분위기 조성”

 

■산업장 365 건강플러스 사업

울산광역시는 경제활동 인구가 전체인구의 61%(통계청, 2010년 4/4분기)에 달하며, 특히 동구지역은 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사업장이 위치해 있어 여기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5만명을 넘는다. 최근 들어 이들 근로자의 노령화에 따라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어 건강증진 사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구보건소는 2008년부터 현재 까지 4년간 울산대학교병원 직업환경보건센터와 연계하여 동구 지역 내 협력업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건강증진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다.

그 동안 2008년 3개사 289명, 2009년 6개사 663명, 2011년 8개사 738명 등 총 23개사 2천1백여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운동, 영양, 음주, 비만, 질환관리 영역에 중점을 두고 기초건강검진, 건강 환경 조성, 순회 보건교육, 건강 홍보관 운영 등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실시했다.

올해는 그 동안의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협력업체에 적합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근로자 스스로 건강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향후 ▶건강증진 프로그램 SYSTEM화를 통한 지속적 개선과 관리 ▶건강한 직장환경 조성 추진 ▶주기적인 건강정보 메시지 전달 ▶생활습관 관리 방안으로 각종 정보와 생활습관 개선방법을 제공하고 자기 평가를 실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 구축 ▶사업장 요구에 의한 건강증진 전문교육 및 전문가 활용 지원 등의 시스템을 확립할 계획이다.

박 소장은 이를 통해 “각종 질환에 대한 예방대책을 수립 실행함으로써 무재해 사업장 확산의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건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여 사업장내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성질환자 효율적 사전 '관리‧예방' 체계 구축

 

■건강 상담 원스톱 서비스

'건강 원스톱 서비스 사업'은 일시적인 행정서비스가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전문상담 간호사, 영양사, 운동처방사 3명 1팀씩 4개 팀 총 12명의 건강매니저가 개인별 맞춤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상은 30세 이상 65세 이하 동구지역 주민으로 보건소 1층 원스톱서비스 상담실을 방문하면 혈압, 공복 혈당, 중성지방, 총 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 등 6가지 건강 체크를 실시하고 키, 체중, 비만도, 복부둘레 등 신체계측과 영양섭취, 운동정도, 금연 절주여부 등 건강 상담과 근력, 유연성 등 체력진단을 통해 현재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관리가 필요할 경우 등록이후 6개월간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시행에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700여명 정도를 관리했다. 하루에 신규 상담 및 진단 10명, 기존 등록인원 관리 상담 15명 등 총 25명을 상담 및 관리하고 있으나 워낙 신청 희망자가 많아 예약자가 200여명이나 대기 중이다.

박 소장은 “건강원스톱 서비스 사업은 질병 발생 후 '대처'에 중점을 두던 기존의 건강관리사업에서 방향을 전환해 질병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성질환자를 사전에 '관리 및 예방'해 질병관리를 효율적으로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사업”이라면서 “건강 상담 서비스는 체력측정을 포함한 개인의 건강상태를 파악하여 지속적인 관리와 정보를 제공해줌으로써 건강생활 실천을 습관화하여 자가 관리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참여가 높다.”고 밝혔다.

 

대상자별 맞춤식 아토피 관리프로그램 실시”

 

'아토피·천식 안심학교' 확대 추진

동구보건소는 2009년부터 아토피질환에 대한 교육 및 홍보 등 환경 기반 조성 사업의 효율적 추진으로 3년 연속 우수 보건소로 선정되었다.

부모의 심리적 안정을 통해 아토피질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불식시키면서 아토피 아동에 대해선 치료 레크레이션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게 함으로써 자신감을 향상토록 하는 대상자별 맞춤식 프로그램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아토피 치유 편백나무 심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비과학적이고, 무분별한 정보에서 탈피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지난 2010년부터 울산대학교병원 아토피질환 환경보건센터와 협약을 체결, 아토피질환 예방교육, 아토피 캠프, 조사연구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토피·천식 안심학교'는 지난해 9개교에서 올해는 초등학교 2개교 및 유치원 4개소를 추가해 총 15곳으로 확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