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으로 읽는 마음 한 줄

‘The best’보다 ‘My best’

텅빈충만, 상선약수 2022. 4. 21. 10:12


#. 나는 이직하는 과정에서 약 서른 곳에 지원을 했고, 스물일곱 군데에서는 아예 답을 받지 못했다. 세 곳에서 면접을 봤고, 그중 한 곳에서 세 번에 걸친 면접 후 최종 합격을 했다. 내가 원하던 국제기구였다. 인사 담당 부서가 내세운 자격에 부합되지 않아 스물일곱 군데에서 탈락했을 수도 있고, 나보다 더 적임자가 있어 안 됐을 수도 있다.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러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조금씩 내 길을 구체화했다는 사실이다. 어차피 인생은 여러 문을 두드렸다가 가까스로 열린 문에 비집고 들어가서 악착같이 내 길을 파면서 나아가는 것이니까. -61, 자격에 대하여중에서

 

#. 자신을 이러이러한 사람의 틀에 가둬버리는 것은 성장을 방해하고 오류를 범할 위험성도 있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종류의 편견도 그 바탕에는 저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 저들은 이런 스타일의 인간이야라는 생각에서 비롯되지 않던가. -126, 나는 이런 사람이야중에서

 

 

 

가수이자 미국 변호사인 이소은의 메시지는 현실적이고 유연하다. 십 대에는 주어진 행운에 감사하며 가수활동에 충실했고, 이십 대에는 끓어오르는 열정에 따랐다. 삼십 대에는 프로페셔널로서 능력을 키우고 성장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일했다. 가수, 미국 변호사, 국제기구 부의장으로 커리어를 쌓고, 지금은 지치지 않고 계속 나아갈 힘을 기르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수오서재.

 

이 책은 남들보다 조금 독특한 이력을 가진 한 사람의 단순한 커리어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고 누구보다 삶에 충실한 한 사람이 자신의 커리어를 개척하고 프로페셔널로 성장하는 과정과 그 안에서의 깨달음을 담고 있다.

 

목표를 세우고 열망하되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잊지 말라고, 죽을 것 같은 절망과 고통도 코너 만 돌면 또 다른 길이 기다리고 있다고, 비교도 자책도 없이 지금의 나로 충분함을 깨달으라고.

 

남들의 인정이나 허락을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파워풀해질 것.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적정선을 찾고, ‘The best’보다 ‘My best’를 믿을 것. 무언가를 잘하고 싶어 재고 따지다 포기하지 말고, 때론 계산도 기대도 없이 그냥끝까지 할 것. 모든 두려움 뒤에는 언제나 소망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을 것. 일의 성패에 관계없이 자신을 소중히 대할 것…….

 

[황보 승남 hbs5484@hanmail.net 사진 pixab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