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대의 주역, 보건소장

김 영애 대구광역시 보건복지국장

텅빈충만, 상선약수 2015. 5. 27. 10:21

 

 

 

 

“‘부드러운 카리스마’, 남의 말을 경청하고, 조용하면서도

 목표에 대해서는 정열적으로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 한결같다”

#1. “민원인을 내 가족처럼” 조용히 내 비추는 미소만큼이나 마음이 따뜻했다. 정성어린 마음, 그래서 “입구에서부터 친절하자”며 모든 직원들이 항상 웃는다. 섬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정성이 가득하다. “다양한 삶의 방식만큼이나 인간관계도 복잡합니다. 그럴수록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민원인을 내 가족처럼 대하는 것, 그것이 공직자의 기본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항상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자칫 나태해지기 쉬운 매너리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 "내게 주어진 일에 묵묵히 걸어 갈 뿐"이라는 생각, 그 속에서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서 김 소장의 걸음은 늘 그렇게 한결 같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05년 6월 달성군보건소장 재직 시 本紙 인터뷰>

#2.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인연 김 소장이 귀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인연이다. “제가 이곳에서 만나게 되는 분들이 우리 부모님, 우리 가족이라 생각하면 그들을 위해서 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을까라는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 그런 한편으로 자기 변화를 위한 꾸준한 노력에도 소홀하지 않다. 필요한 전문교육과 직무교육에 열심히 참여하고 새로운 지식과 교양을 쌓아감으로써 지역사회 현장에 보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직원들에게도 예외가 없다. 실제 중구보건소는 재정 및 인력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직원들 개개인의 역량 강화에 상당한 정열을 쏟고 있다. 그래서 업무평가와 관련 단체 표창도 적지 않지만 개인별 우수사례 발표회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실무진들의 역량이 탁월하다. 자신의 업무에 그 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반증이다. <2008년 12월 대구중구보건소장 재직 시 本紙 인터뷰>

■김 영애국장은…

▶“‘强化 유리벽’ 깬 훌륭한 스토리”

○…지난 2005년 6월 달성군보건소장으로 재직 시에 처음 만난 이후, 2008년 대구 중구보건소장으로 근무할 때,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만남이다. 매번 완강하게 고사(固辭)했지만 업무평가 성적 등. 취재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대구광역시에선 의사출신으로는 처음. 보건행정의 수장인 보건복지국장에 발탁되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럼에도 변함이 없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남의 말을 경청하고, 조용하면서도 목표에 대해서는 정열적으로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 한결같다. 조직의 상황과 스스로에 맞는 스타일을 적절히 조화시키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대구지역의 한 신문은 인터뷰 기사에서 “‘여성’이라는 유리벽에다, 전문가 특채 출신이라는 ‘강화(强化) 유리벽’까지 깬 훌륭한 스토리”라고 표현했다. 솔직하고 열성적인 직원들의 존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인드. 그런 한편으로 명확한 의사 전달체계를 통해 승리하는 조직을 만들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고‧당관리사업 전국적 기반 구축 역할

○…김 국장은 고혈압‧당뇨병 관리사업의 전국적인 기반 구축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대구시의 경우 2002년 전국 최초로 지역사회 중심의 민간공공 협력모형으로 고혈압·당뇨병 관리사업을 시작하여, 2007년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 등록관리 시범사업을 거쳐 현재까지 14년 동안 이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김 국장은 2003년 달성군 보건소장으로 재직당시 9개 보건진료소와 8개의 보건지소 관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고혈압‧당뇨병의 효과적인 등록체계의 필요성과 지역사회에서 공공부분과 민간부분을 연계한 적극적인 관리체계의 확립 방안을 제시하는데 한 몫을 담당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현재 고혈압・당뇨병 관리사업은 전국 25개 시군구의 국가사업으로 확산되었으며, 대구시는 지난 2013년 전국 시‧도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사업 대상을 수상하는 등 고혈압당뇨병 관리사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고혈압・당뇨병 광역교육정보센터는 2014년부터 질병관리본부 교육자 트레이닝 센터로 지정되어 전국 254개 보건소 및 19개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 담당자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지역의사회와 협력하여 고혈압·당뇨병환자의 지속 치료율을 향상시키는 한편 교육정보센터를 통해 체계적인 생활습관 개선교육을 시행함으로서 환자의 중증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구시의 이러한 성과는 13년간 만성질환 관리사업의 살아있는 역사로, 지금도 타 지자체에서 모범사례로 밴치마킹 되고 있다.

▶전국 최초 지역응급의료네트워크 구축

○…2010년 12월 장중첩 여아사망사건. 그해 얼마 되지 않아 뇌출혈 환자 치료지연 등 일련의 응급의료사고가 대구에서 발생, 그 사회적인 충격이 매우 컸다. 대구시에서는 이러한 응급의료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응급의료백서 및 지역응급의료실태와 지표 측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대형병원의 응급실 과밀화와 야간공휴일 진료취약시간대 소아환자 진료 불편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지역응급의료네트워크 구축사업과 야간공휴일 소아진료병원을 지정 운영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업초기 의료기관들은 환자 전원으로 인한 수익저하 등을 우려하여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고, 이로 인해 사업의 성과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 참여는 全無했다. 당시 대구시 보건과장으로 재직하던 김 국장은 의사로써의 전문성을 십분 발휘했다. 의료기관은 물론 수차례 관계자들을 방문하여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끈질긴 설득과 노력으로 이를 해결했다.

지금은 대구응급의료네트워크 구축병원이 당초 25개소에서 46개소로, 야간휴일 소아진료병원은 2개소로 늘어났다. 이 두 가지 사업은 정부 3.0 선도과제로 선정되는 한편 우수사례로 정부 표창을 수상했다. 특히 야간휴일 소아진료병원운영은 전년도에 보건복지부에서 밴치마킹,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사업 명을 정하고 전국으로 확대 운영 중에 있다.

“향후 지역응급의료체계 선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보완 할 부분이 적지 않지만, 그래도 뒤돌아보면 보건과장으로 온지 몇 개월도 되지 않아 터진 사건이라 가장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시민이 보다 건강하고 더 행복하도록”

○…참복 사시미 뜨듯 사박사박한 바이브레이션은 여전히 情이 넘친다.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면서 핵심을 짚어가는 통찰의 말들로 인해, 기분 좋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단아한 모습 어디에서 그런 정열이 잠재되어 있는지. 수많은 돌부리를 만나도 결코 멈추는 법이 없는 강물처럼. 긍정의 힘이 언제나 펄펄 넘쳤다. 공직에 입문한 이후 늘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소신 그대로. “보건과 건강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는 만큼 의사로서의 전문성과 행정경험을 살려, 시민이 보다 건강하고 더 행복하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시민 모두가 행복한 복지대구 실현”
대구형 복지안전망 구축,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 보장,
장애인이 살기 좋은 생활환경 조성,
시민이 행복한 건강서비스 제공 정책에 중점

-대구시 보건복지업무의 특징은?

“보건의료분야의 강점으로는 우수한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보건의료분야의 전문가들이 보건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기술적 지원을 주는 한편 지역 내 의료단체와의 협업체계도 잘 구축되어 있다. 예를 들어 심뇌혈관질환광역교육정보센터, 치과 재능기부 희망의 징검다리사업, 안마봉사지원 등 의사회, 치과의사회 등 단체와 연계한 사업추진이 활성화 되어 있다. 향후 고령사회에 대비하여 보건의료 및 복지 연계형 선진복지체계를 확립하고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 환경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통합적 서비스 전달체계 구축에 노력할 계획이다.”

-가장 중점을 두고 실시하고 있는 사업은?

“「시민 모두가 행복한 복지대구 실현」이라는 비전아래, ‘대구형 복지안전망 구축’,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 보장‘, 장애인이 살기 좋은 생활환경 조성’, ‘시민이 행복한 건강서비스 제공’ 등의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복지안전망 구축사업의 경우 ‘대구형 복지기준선’ 마련, ‘달구벌 행복기동대’ 운영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기억학교’ 등의 운영을 통한 치매 걱정없는 대구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통합지원체계를 구축하여 발달장애인의 권리보장과 발달장애인 가족의 양육부담을 지원하고 있으며, 공공보건의료 건강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시민건강지원센터 설치, 응급의료체계 구축, 보호자 없는 병동운영 활성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구시 지역보건정책의 이슈는?

“크게 ‘고령화’, ‘건강형평성’, ‘참여’라고 본다. 고령화시대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만성질환의 증가, 치매 등 노인정신건강의 문제는 앞으로 정책적으로 준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이며, 의료사각지대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 또한 사회 안전망 구축이라는 차원에서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 만성질환예방을 위한 ‘대구시민건강지원센터’ 건립과 치매 관리 강화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광역치매센터 설치와 치매종합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서 치매환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국 최초로 지역 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고 있는 카페에 치매관련 정보교류와 만남의 장인 ’기억카페‘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민선6기 대구시장 공약사업으로 전국 최초로 도입한 새로운 모델로 ‘대구 통합정신치매센터’ 설치는 2015년 시범사업으로 1차적으로 수성구, 달성군 2개 기관이 참여하여 현재 센터개소를 준비하고 있다.

의료사각지대 건강형평성 제고를 위한 사업으로는‘달구벌 건강주치의’제도가 특별하다. 대구의료원이 중심이 되어 찾아가는 병원서비스와 필요시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상자 발굴을 위해 8개 구군에서 운영하는 달구벌 복지기동대와 보건소, 의료단체가 협력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5개 대형병원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서 대상자 진료지원을 위한 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방향은 과거에 관주도로 이루어지던 사업형태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소위 새로운 대구형 의료취약계층 공공의료 모델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소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보건소의 발전방향은?

“현재 보건소의 역할은 과거와 달리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해졌다. 앞으로 시민건강관리의 최일선에서 보건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해당 자치구에 적합한 사업추진이 필요하다. 자치구의 인구구조, 건강수준, 사회․경제적 환경 분석에 근거한 맞춤형 사업이 추진되어야 사업효과 측면이나 주민혜택 측면에서 제대로 된 보건사업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로 치료보다는 예방위주의 사업이 필요하다. 특히, 대구지역은 질병치료를 위한 충분한 민간의료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민간과 공공이 치료와 예방을 분담하여 상호 협업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 모든 사업에 시민참여가 필요하다. 건강문제를 개선하고 향상시키는 것은 시민의 참여와 공유,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보건의료사업은 수혜대상자인 시민의 참여 속에서 추진되어야만 비로소 건강수준이 향상되고 소기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건소 업무를 수행하는데 꼭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인적자원의 역량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공보건사업은 시스템이 사업결과를 좌우하기보다는 인적자원의 역량수준에 따라 사업결과가 좌우되고, 사업결과의 성과는 국민건강수준 향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보건소에 종사하는 인적자원의 적절한 배치, 직무분석, 직무대비 역량의 적합성 등을 파악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구시는 보건소 인적자원의 질적 수준향상과 역량강화를 위해 매년 실시하는 보건소 업무평가에 관련지표를 반영하고 있다. 더불어 지역의 보건의료전문가와 연계하여 인적자원의 역량강화를 위한 기술지원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공공의료분야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은?

“공공의료분야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단기간에 효과성이 검증되지 않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민간의료분야는 질병치료를 중심으로 하고, 공공의료분야는 시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질병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예방을 위한 공공의료는 의료취약계층이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빈곤층 전락을 방지하는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도 갖고 있다. 대구시는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역사회가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공의료 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의료사각지대 취약계층을 위한 달구벌건강주치의 사업도 맥을 같이하는 사업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전국 최초로 대구지역의 권역별 전문질환센터들과 공공보건의료기관, 광역센터들이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각각의 기관별로 추진해오던 공공보건사업을 서로 공유하고 연계할 수 있는 방안 모색과 지역사회 참여를 통한 공공의료 거버넌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에는 저출산․고령화 사회로의 급격한 전환은 의료 환경 변화로 이어지고, 또 다른 새로운 공공보건의료 서비스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