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으로 읽는 마음 한 줄 67

“떠날 수 없는 ‘관계’는 없다”

#. 부모는 부모의 인생을 살고 자녀는 자녀의 인생을 사는 것이지,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지 못합니다. 누군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부모님 마음을 돌릴 수 없을 것 같아요. 이번 생은 부모님 원하는 대로 해드리려고요.”라고 한다면, 부모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길인지 거듭 숙고해보아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한 번입니다. 다음은 없습니다. -75p 부모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 생각의 시점이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우울에 빠지기 쉽고, 미래에 가 있으면 불안에 짓눌리기 쉽습니다. 우울과 불안은 인간이 경험하는 주관적 고통의 양대 산맥입니다. 그런 동시에 자신이 바꿀 수 없는 무엇인가에 매달리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247p 생각은 바이러스..

빛나는 아름다움, ‘고향’

#. 선자는 설탕이 냄비에서 녹아 졸아드는 동안 계속 저었다. 부산과 오사카의 삶을 비교하면 생판 다른 생처럼 느껴졌다. 20년 동안이나 돌아가지 못했지만, 그들의 작은 바위섬 영도는 선자의 기억 속에서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하고 환하게 남아 있었다. 이삭이 천국을 설명하려고 했을 때, 선자가 마음속으로 그린 천국의 모습은 고향이었다. 투명하고 빛나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고향 땅의 달과 별에 대한 기억도 이곳의 차가운 달과 별하고는 사뭇 다른 것 같았다. 고국의 상황이 나쁘다고 사람들이 아무리 불평해도, 선자는 유리처럼 반짝거리는 초록빛 바다 옆에 아버지가 아주 잘 관리한 밝고 튼튼한 집, 수박과 상추와 호박을 내주던 풍성한 텃밭, 맛난 것들이 떨어지는 법이 없었던 시장에 대한 추억만이 떠올랐다. 그곳..

분절된 시간을 제대로 사유하는 일

#. 모든 말에는 힘이 있다. 특히나 어떤 말은 주술에 가까울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 알지 못하는 새 마음을 파고들어 삶의 각도를 아주 조금 바꿔놓기도 한다. _「보름 이후의 사랑」, 75쪽 #, 눈은 손바닥에 닿자마자 녹아 없어졌다. 순간 나는 영원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또다시 믿음에 대해서 생각했다. 언제고 깨어지고 흩어져버릴 유릿조각 같은 믿음에 대해서. 눈이 짰다. _「믿음에 대하여」, 248쪽 #. 과거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게 내 행복의 비결이라고 믿었었는데. 사실 나는 후회하는 것도, 걱정하는 것도 두려워 생각을 멈춰버린 소금 기둥 같은 존재에 불과한지도 몰랐다. _「믿음에 대하여」, 257쪽 연작소설 『믿음에 대하여』는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에 노미네이트 된 작가, 박상..

통섭의 삶을 위한 ‘공부’

#. 엄마 침팬지가 새끼가 실패하는 것을 모르지 않아요. 관찰해보면 계속된 실패를 보는 엄마 침팬지의 표정이 착잡합니다. 마치 ‘붙들고 가르쳐봐?’ 이런 고뇌를 하는 듯해요. 사실은 아니겠죠. 관찰하는 저의 감정이 이입됐을 텐데요. 엄마 침팬지는 실패하는 새끼 옆에서 자기 열매만 계속 깨 먹고 있습니다. 가끔은 새끼가 엄마 침팬지 걸 뺏어 먹어요. 뺏기면 할 수 없지만 ‘배고프지? 엄마가 까줄게’ 그러지는 않습니다. 새끼는 배고프니까 어떻게든 기술을 익혀서 먹으려고 엄마 침팬지를 더 세심하게 관찰하겠죠. 마침내 자기가 혼자서 탁! 깨 먹는 순간이 오는 거예요. 우리는 아이를 너무 가르치려고 덤벼드는 것 아닐까? 침팬지가 배우듯이 몸으로 익히면 긴 인생에 훨씬 더 강력한 학습이 될 텐데, 급하게 욱여넣으려..

내 삶은 내가 하기 나름이다

#. 두려움과 불안함에 휩싸여 잠시 쉬어 가더라도, 주저앉지 말고 걸어야 한다. 조금씩 천천히. 남들이 어떤 모습으로 얼마의 속도로 움직이든, 비교하지 말고 내 시간을 내 속도에 맞춰 걸으면 된다. 그렇게 걷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길이 나타난다. (p.62) #.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보다 어려운 건 끊어내야 할 사람들을 정리하는 일일지도 모른다.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한다는 건 단지 감정의 단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에게 불편함을 안겨주는 존재에게 더 이상 마음을 쓰지 않는 일. (p.177) #. 그들이 행복해 보이는 건 내 결핍에 의한 착각일 뿐이야. 행복의 방향을 나에게 맞추면 숨어 있던 행복이 보일지도 몰라. (p.250) 《나로서 충분히 괜찮은 사람》은 작가 김재식이 ‘내 안의 나’를 찾아 떠..

소소한 성취의 괜찮은 삶

#.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 세상을 사는 데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불안하고 혼란스러워도 내 결정이 답이길 바라며 나아갈 뿐이다. 내 인생은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을 거라면 한 발짝 내딛어보는 수밖에 없다. _〈프롤로그〉 중에서 #. 살다 보면 익숙해진 것들의 소중함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지하철을 갈아타고 친구를 만나러 가는 것, 간단한 요리를 손수 해 먹는 것, 좋아하는 운동을 즐기는 것과 같은 일들이다. 마음만 먹으면 자유롭게 할 수 있던 평범한 일들이 일상에서 사라진다면 어떨까? 사고 이후 무너진 일상에서 돌아오면서 나를 기쁘게 했던 것은 갑자기 할 수 없게 된 작고 소소한 것들이 하나하나 돌아오면서 느끼는 성취감이었다. _ 〈소소한 성취감..

‘The best’보다 ‘My best’

#. 나는 이직하는 과정에서 약 서른 곳에 지원을 했고, 스물일곱 군데에서는 아예 답을 받지 못했다. 세 곳에서 면접을 봤고, 그중 한 곳에서 세 번에 걸친 면접 후 최종 합격을 했다. 내가 원하던 국제기구였다. 인사 담당 부서가 내세운 자격에 부합되지 않아 스물일곱 군데에서 탈락했을 수도 있고, 나보다 더 적임자가 있어 안 됐을 수도 있다.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러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조금씩 내 길을 구체화했다는 사실이다. 어차피 인생은 여러 문을 두드렸다가 가까스로 열린 문에 비집고 들어가서 악착같이 내 길을 파면서 나아가는 것이니까. -61쪽, 〈자격에 대하여〉 중에서 #. 자신을 ‘이러이러한 사람’의 틀에 가둬버리는 것은 성장을 방해하고 오류를 범할 위험성도 있..

“너만의 이야기로 존재하길”

#. “영화가 끝나고 ‘the end’ 마크가 찍힐 때마다 나는 생각했네. 나라면 저기에 꽃봉오리를 놓을 텐데. 그러면 끝이 난 줄 알았던 그 자리에 누군가 와서 언제든 다시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을 텐데. 그때의 라스트 인터뷰가 끝이 아니고, 다시 지금의 라스트 인터뷰로 이어지듯이. 인생이 그래.” _47쪽 #. “한밤에 까마귀는 있고, 한밤의 까마귀는 울지만, 우리는 까마귀를 볼 수도 없고 그 울음소리를 듣지도 못해. 그러나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 분명히 한밤의 까마귀는 존재한다네. 그게 운명이야. 탄생, 만남, 이별, 죽음…… 이런 것들, 만약 우리가 귀 기울여서 한밤의 까마귀 소리를 듣는다면, 그 순간 우리의 운명을 느끼는 거라네.” _86쪽 #. 정작 나는 선생님과 나의 대화가 어떻게 흘러갈지..

‘삶 속의 죽음’, ‘죽음 곁의 삶’

#. “우리는 영원히 타인을 모르는 거야. 안다고 착각할 뿐. 내가 어머니를 아무리 사랑해도 어머니와 나 사이에는 엷은 막이 있어. 절대로 어머니는 내가 될 수 없고 나는 어머니가 될 수 없어. 목숨보다 더 사랑해도 어머니와 나의 고통은 별개라네. 존재와 존재 사이에 쳐진 엷은 막 때문에. 그런데 우리는 마치 그렇지 않은 것처럼 위선을 떨지. ‘내가 너일 수 있는 것’처럼.” _120쪽 #. “죽기 직전, 눈앞에는 인생이 파노라마 필름처럼 펼쳐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아닐세.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니야. 한 커트의 프레임이야. 한 커트 한 커트 소중한 장면을 연결해보니 파노라마처럼 보이는 거지. 한 커트의 프레임에서 관찰이 이뤄지고, 관계가 이뤄져. 찍지 못한 것, 버렸던 것들이 나중에 다시 연결돼서..

오늘보다 재미있는 내일

#. 사람들은 좋은 기억도 있고, 나쁜 기억도 있고, 생각하고 싶은 기억도 있고, 생각하기 싫은 기억도 있다. 이 모든 기억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우리 뇌세포에 저장된다. 저장된다고 해서 다 회상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억상실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많은 환자분들께는 좋은 기억만을 선택하여 반복적인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는 근거가 된다. _p56 #. 말이나 글이나 모두 내 생각이나 뜻을 상대방에게 올바르게 전하기 위한 것이다. 뜻에 대하여 듣지 않고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과 글도 있지만 심오한 뜻을 응축하여 짧은 말이나 글 속에 담아서 전하는 경우도 있다. 그 뜻을 헤아려 이해한다면 한 차원 수준 높은 소통이 될 것이다. 이젠 남이 먹여 주는 행복을 먹지 말고 나 스스로 행복..

“결핍의 생각에서 풍요의 생각으로”

#. 지금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나는 무수한 실패를 반복할 것이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 성공할 때보다 실패할 때가 더 많아야 강해진다. 그러므로 실패 자체를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삶의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 무수한 실패가 쌓여야 언젠가 성공의 기회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당신이 잊지 않았으면 한다. “어린 날에 수없이 넘어지고 깨지면서 당신도 이 땅에 굳게 선 것처럼.” p.54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는 없다’ 중에서 #. 행복한 일상 속에 있더라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삶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고난을 이겨내는 힘이다. 고난을 이겨내려면 살아야 할 이유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특히 당신이 유일..

사람과 삶에 대한 믿음

#. 어떤 사람들은 떠날 때 자신이 가진 가장 예리한 칼을 꺼내든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가까웠기에 정확히 알고 있는, 상대의 가장 연한 부분을 베기 위해. (17쪽) #. 우리의 모든 행위들은 목적을 가진다고, 애써 노력하는 모든 일들이 낱낱이 실패한다 해도 의미만은 남을 거라고 믿게 하는 침착한 힘이 그녀의 말씨와 몸짓에 배어 있었다. (44쪽) #. 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 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력으로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떨어질 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뚜렷하게 구별된다. 어떤 사실들은 무섭도록 분명해진다. (44~45쪽) #. 인내와 체념, 슬픔과 불완전한 화해, 강인함과 쓸쓸함은 때로 비슷해 보인다. 어떤 사람의 얼굴..

‘나’에 대한 생각을 열어주는 힘

#. 이 나이가 되니 곳곳에서 ‘사는 게 뭘까?’라고 묻는다. 사는 게 뭐 별것일까. 태어나졌으면 열심히 사는 거고. 어려운 이들을 돕고 살면 좋고. 내 몫을 책임져주지 않을 사람들의 말은 귀담아두지 말고. 인생의 고비마다 되풀이하던 말이 있다. “그래, 산이라면 넘고 강이라면 건너자. 언젠가 끝이 보이겠지.” _8쪽 #.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단어가 있다. ‘조촐하다’ 아담하고, 깨끗하고, 행동이 난잡하지 않고, 깔끔하고, 얌전하다는 뜻이겠다. 조촐한 삶이 바로 내가 지향하는 삶이다. 황금 깔린 길이 아니라 자연의 냄새가 나는 길이 내가 추구하는 길이다. 복잡하고 호화로운 삶이 아니라 단순하되 맵시 있는 삶이 내가 원하는 삶이다. _175쪽 #.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저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시작..

좋은 사람이란 게 뭐죠?

#. 그런데 좋은 사람이란 게 뭐죠? 이해심이 많고, 다른 사람에게 친절히 대하고, 실수했거나 약점이 드러나도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는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선한 대우는 자기 자신에게도 해줘야죠. 세상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지만, 더 큰 문제는 자기 자신도 용서하지 못하는 거예요. -「2. 나 자신에 대한 비난은 교만에 불과하다」, 46~47쪽. #. 내면이 어려움을 겪는데도 억지로 적응하며 살면 점점 더 힘들어질 뿐입니다. 자기 자신을 믿고 과감히 줄에서 벗어날 용기를 내야 합니다. 그건 진정한 자신과 개성을 만드는 춤사위예요. 그런 춤사위가 모여야 제대로 된 삶이 만들어지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정해진 줄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얌전히 적..

“자신만의 ‘필요한 낭비’가 있다”

#. 예민한 사람은 미적인 부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제삼자가 보면 대부분 ‘뭐라도 상관없는데’라고 생각할 만한 부분이다. 예컨대 문서를 작성할 때 ‘줄 바꿈’ 위치를 어디로 할지 고민하는 행동을 들 수 있다. ‘내가 또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처음부터 그 작업을 포함해 업무를 생각하면 머리도 손도 거침없이 움직여 결과적으로 일의 속도도 빨라진다.(p.49) #. 작게나마 달성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예민한 사람은 덮어놓고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스몰 스텝을 실천하면 이런 버릇을 조금씩 고칠 수 있다.(p.47) #. “괜찮아요?”라고 묻지 말자. “무슨 일이에요?”라는 말도, 정말 잘못한 것이 아니라면 “죄송해요”라는 말도 금물이다.(p.127) #. 사람은 몸을..

“행복은 덧셈이 아니다.”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면, 그 인생은 결국 행복한 거 아닌가.” “아니,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그녀는 베란다 유리문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마치 먼 지평선을 넘어다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실제로 보이는 건 유리문에 반사된 실내풍경뿐일 텐데.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서서히 제정신이 돌아오는 걸 느꼈다. 그제야 자신이 왜 여기에 왔는지 기억났다. 바로 그 죄를 벗고자 온 거였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을 알기 위해서. 그러려면 이렇게 죽어서는 안 되었다. 살아 있어야 했다. 적어도 아직은. 이제 행복해? 아내는 무표정하게 대답한다. 아니. 나는 참 운이 없어. 정 유정 소설《완전한 행복》. 《완전한 행복》은 ‘나’의 행복이 타인의 행복과 부딪치는 순..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그렇습니다. 그 누구도 권장하지 않았고 칭찬해주지 않은 길입니다. 글을 쓰는 일이 그랬습니다. 다만 내가 하고 싶어서 한 일입니다. 그것도 일생 계속해서 그랬습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부정이지만 나에게는 긍정의 길입니다. 다음에 오는 두 개의 문장은 동의어 반복이거나 의미의 재생산입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실은 이것은 나의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입니다. 돌이켜 보니 그건 나의 아버지가 나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이기도 했습니다.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나태주 지음] 꼭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던 길이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가지 말라는데 한사코 그 길을 간 사람도 있다. ..

“만날 수 없는 누군가가 그리울 때”

#. 지금 어머니가 지내는 곳이 여기서 지척이다. 홍제천 밤길을 걷기로 하고 나설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이 어머니였다. 요양원에 계신 지 오래된 어머니에게 물었다. “제일 하고 싶으신 일이 뭐예요?” 어머니는 요 근처 인왕시장에 가서 과일을 사고 싶다고 하셨다. 재래시장에 가서 과일 한 알 사는, 그 아무것도 아닌 일이 누군가에게는 가장 간절한 소망이자 가장 큰 행복일 수도 있는 것이다. p.84, 「엄마에게 걸음으로 부치는 밤 편지」 중에서. #. 상처가 흉터로 아물면 통증은 사라지지만 기억은 언제까지고 사라지지 않는다. 억지로 가리고 덮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좋은 시간은 좋은 시간대로, 나쁜 시간은 나쁜 시간대로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지 않을 수 있다. p.273, 「..

철학이 어떻게 삶의 기술이 되는가?

#. 싸우는 용기만이 용기가 아니다. 인내심을 갖고 묵묵히 내면을 성찰하는 힘도 용기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모든 사람이 그런 인내심과 용기를 가지고 있기에, 이를 발휘해 상황에 맞는 올바른 덕을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다. 무엇이 되었든, 우리는 의무를 다할 필요가 있다. #. 행동 하나하나로 삶을 빚어나가라. 그리고 그 행동들이 추구하려던 목적을 달성했을 때는 만족하라. 그런 삶을 사는 걸 가로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 정의와 절제 그리고 지혜를 추구한다면 그 어떤 걸림돌도 헤쳐 나갈 수 있다. 2천 년 전에도 조롱을 받은 말만 번지르르한 철학과 달리, 스토아 철학은 일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삶의 기술이다. 실제로 최근 세계의 많은 리더들은 스토아 철학에 열광하고 있다. 이처럼, 수천 년 전..